2019년 2월 27일과 28일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열린 지 5년이 지났다. 이 회담의 실패는 이후 몇 년간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 모두가 엄청나게 악화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그러므로 이때 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측이 북한의 제의를 수용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회담을 갑자기 중단시켰다. 김정은 위원장은 민간 경제와 주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UN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영변 핵시설을 동결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총 본원 참사로서 내가 맡은 소임 중 제일 힘들었던 일은 성소 사도직이었다. 총 본원 리더십팀 일원으로 성소 담당을 하는 각 지구/관구 수녀들을 어떻게 지지하고 도울 수 있을까가 내겐 늘 어려운 문제였다.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는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계신 성모님과 함께하는 작은 무리여서 그런지 1877년 수도회 설립 이래 회원 수가 많아 본 적이 없다.총 본원에서는 수도회 차원의 성소 담당자 국제 모임을 줌이나 전화를 통해 여러 차례 주관하였다. 특히 2018년 5월 로마에서는 서로 직접 만나서 열린 모임이었는
(기사 출처 = LA-CROIX)독일 가톨릭교회의 공동합의(시노드)적 노력에 대한 교종과 바티칸의 분노는 일정 부분 지역 주교들의 의사 결정 권한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독일 '시노드의 길'에 별로 관심이 없거니와, 독일에서 지난 3년간 열린 일련의 총회가 반복되는 걸 원치 않는다. 교종은 이러한 감정을 두 서한을 통해 분명히 보여 줬다. 첫 번째 서한은 지난 11월, 교종이 '시노드의 길'에 반대하는 신학자 네 명에게 개인적으로 답변한 것이다. 이 편지에서, 교종은 '시노드의 길' 위원회가 “가톨릭교회의
요즘 사전 약속 없이 오는 손님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세상 살아가는 방식들이 너무 정교하고, 또 계획 되어서, 불쑥 찾아오는 사람을 만나면 당황하게 된다. 설사 예고하고 오더라도, 손님맞이를 위해서는 아무리 가난한 대접이라고 해도 무언가 분주해진다. 우선 시간을 비워 놓아야 하고, 또 손님이 좋아할 만한 장소도 물색해야 한다. 손님이 오는 기간은 특별한 시간이니, 청소도 더 신경 쓰게 되고, 그렇다. 그러니 이 바쁜 세상에 누구를 찾아가는 일도, 누구를 맞는 일도 작은 일은 아니다. 게다가 그 손님이 가지고 오는 소식이 영 반갑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24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편집자“어린 딸을 결혼시키지 말고, 학교에 보내세요.”우간다 북부 람워(Lamwo)구에서 부모 150명이 ‘마을을 변화시키는 영웅’이라는 모임에 들어왔습니다. 이 지역은 코로나19 시기에 교실 문이 닫히자, 학교를 떠난 소녀가 무려 1000명이 출산한 곳입니다. 모임에 가입한 주민들은 앞으로 여아 교육의 중요성을 마을 주민들에게 적극 알리겠다 약속했습니다. 한편 탄자니아
달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전 처음 듣는 요상한 이름의 기념일들이 많기도 하다. 3월에만 해도 납세자의 날, 세계 여성의 날, 의용소방대의 날, 상공의 날이 있는데, 여성의 날은 얼굴을 아는 사이 정도의 친근함이 있지만 다른 날들은 아무런 감흥을 주지 않는다. 그런 내게 다나가 새로운 날의 이름을 물어다 주었다.“엄마, 오늘은 작은 새들의 날인가 봐. 처음 보는 작은 새들이 정말 많이 보여. 어떤 새는 하늘을 날면서 소리를 내는데 날개가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 날개로 피아노 건반을 치는 것 같아.”그러면서 새 소리를 흉내 내서
내가 하면 맞고, 네가 하면 틀리다?요즘 교육계에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특권 계층을 위한 정책에 반대하고 모든 학생을 위한 보편적 정책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현 정부에서 추진한다’는 이유로 기존 입장을 번복하며 ‘윤석열표 정책, 졸속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보통합’과 ‘늘봄학교’다.지난해 12월 8일 국회에서 통과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분리해 관리했던 유아교육과 보육을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유보통합’의 첫발을 내딛은, 교육계의 숙원 과제였다. 영유아가 처음 받는 교육
회사에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많은 변화를 의미한다. 가장 큰 변화는 권한과 책임의 확대다.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수행하는가에 따라 리더의 유형을 나눌 수 있다. 첫째 유형은 권한을 대폭 위양하는 리더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에게 위양한 후,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서 일을 수행한다.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고 일을 마치면 평가하는 것을 리더의 주된 역할로 인식한다. 처음 리더가 되고 내향적 성격인 경우, 이런 유형이 많다. 필자도 처음 리더가 되었을 때, 이런 권한위양형이었다. 다행히 팀원들이 스스로 일을 찾아
인구학적 새로운 사태유럽 인구는 흑사병 이후 급속도로 증가했다. 1500년의 유럽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데 250년이 걸렸다. 하지만 1800년의 유럽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데 단 백 년이 걸렸다. 1650년 1억으로 추정되는 인구는 1950년 5.6억으로 증가했다. 로버트 토머스 맬서스의 말대로 유럽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증가하고 있는 인구의 압력에 대해서 유럽 각국의 대응은 달랐다. 프랑스의 경우 거대한 농경지가 막대한 인구를 충분히 부양할 수 있었다. 반면 영국의 경우 식량생산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는 데 허덕
현재 우리나라 사회를 보면, 사회 문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고 느낀다. 직접적인 ‘내’ 문제가 아니면, 눈과 귀를 닫는 듯하다. 물론,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예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살기 힘든 사회’이기 때문이다. 나 살기도 바쁘고 힘드니, 다른 이, 다른 피조물의 신음까지 들을 여력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인이라면, 늘 깨어 있으려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가 믿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살아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향기를 곳곳에
그동안 종교인으로 살아오면서 참으로 변하기 힘든 것이 종교라는 생각이 든다. 제도도 제도지만 종교 영역에서 종교인이 보이는 보수성 때문이다. 여기서 보수성은 익숙한 것을 그대로 고수하는 속성을 가리킨다.변화에 저항하는 종교인의 보수성2010년 에서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5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다. 아마존에 사는 부족들에 관심이 있어 본방을 사수하였다. 어느 편에선가 턱 밑 살갗을 뚫고 나무를 끼우고 사는 ‘조에족’이 나왔다. 피디가 조에족에게 물었다. “왜 나무를 턱 밑에 끼우고 사는 겁니까? 불편하지 않으세요
나는 그의 영화에서 사회적 ‘구원’을 본다엥겔스는 “영국 노동자 계급의 상태”라는 책을 통해 자본주의 원조국인 영국에서 노동자 계급이 처한 비참한 삶을 고발했다. 켄 로치의 여러 영화를 보노라면 이 책의 영화적 버전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그의 영화에서는 신자유주의 대처리즘의 잔혹한 흔적이 드러난다. 칠레 영화 '공작'(파블로 라라인, 2023)에서 대처가 흡혈귀로 묘사되었듯이, 대처를 향한 조롱과 비판은 온당하다. 최근 영국인의 삶이 말이 아니게 형편없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제국, ‘요람에서
그리스도교 역사는 번역과 편집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맨 처음에 계셨던 말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이셨던 그 말씀은(요한 1,1) 육화라는 인간적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리스도교의 시발이었던 말씀의 육화 이래 그분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 대한 이야기는 목격 증인인 사도들과 제자들을 통해 구전으로 전승되어 오다가 복음서로 번역되고 편집되었다.이후 교부들이 그리스도교의 삶과 사상을 이끌었다. 교부들은 히브리 성서의 고대 그리스어 번역본인 칠십인역에서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바탕으로 하느님 말씀을 이해
인간 실존의 문제를 일관된 작업 주제로 진행해 온 오원배(吳元培, 1953-) 작가가 인천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다.(인천아트플랫폼, 2023.10.7.-2024.3.3.)개항지로서의 인천은 작업의 모티브이자 부조리한 인간 실존 문제를 드러내는 자양분이 되는 장소이기에 전시된 아카이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풍경은 바로 청관(淸館, China Town)이다. 이곳 일대는 1884년 청국이 일본을 견제하며 체결한 통상조약(인천구화상지계장정, 仁川口華商地界章程)과 관련된 곳으로 청나라의 관청이 있던 동네다. 이후 청관은 19
평화 방정식? 글을 쓰고 나서 마땅한 제목이 생각나지 않아 끙끙대고 있을 때 갑자기 떠 오른 단어다. 평화는 사회과학 특히 정치학과 국제관계학의 대표적 가치이자 개념이다. 방정식은 수학의 대표적인 개념으로 수많은 ‘수포자’를 만든 제1원인이었다. '평화 방정식'은 어울리지 않은 두 이질적인 개념의 물리적 또는 화학적 결합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방정식은 언뜻 다양하고 개별적이고 제각기 달라 보이는 현상들에 보편적이고 통일된 법칙이 성립함을 식으로 보여 준다는 특징이 있다. 즉 복잡한 사회 현상을 보편적인 수학적 규칙으로 설명하는
아직도 해마다 정초가 되면 가벼운 마음으로 일 년 운세를 보는 경우가 있다. 오래된 풍습이다. 운세를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무당이나 역술인을 찾아가 점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점을 보는 사람들은 그들의 예지 능력을 믿는다기보다는 긍정 메시지를 듣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AI시대에 비이성적 주장이나, 비과학적 상황에 대해 동의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특히 미래 예측은 슈퍼 컴퓨터도 맞추기 힘든 고난도 작업이라서 몇 가지 가능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열린 2024년 ‘세계해방신학포럼’(WFTL)에 참석한 신학자들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대량학살과 신식민주의에 희생되고 있는 토착 원주민들과의 연대를 밝혔다.세계 5개 대륙에서 온 참가자 40여 명은 2월 19일에 낸 성명서에서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식민 통치하고 또 현재 가자 지구 및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계획적 대량학살(genocide)”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유대 신학을 비롯해 서구 신학 가운데 이러한 “학살을 정당화해 온 시온주의(Zionis
환호도 비관도 하지 말아야 한다!2023년 4월 챗지피티4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이 기술이 보여 준 효능과 기술 공개와 동시에 나타난 문제점을 개발자들이 몇 달 만에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 주어 큰 화제가 되었다. 최소 10년 이후에나 등장할 것이라 예상했던 기술이 빨리 나타난 점, 문제점을 보완하는 속도도 몇 년이 걸릴 것이라 예상했는데 불과 몇 달밖에 걸리지 않아 관계자들을 흥분시켰다. 그러자 언론과 얼리 어댑터들은 이 신기술이 우리 삶을 송두리째 빠르게 바꿔 놓을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언론이 떠든 정도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13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이하 COP28)가 열렸다. 파리협약 이후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앞에서 이제는 화석연료 퇴출을 분명히 하고 기후위기 당사자국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4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에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를 발표한 데 이어, COP28에서 연설하기로 하셨다. 이에 맞춰 '찬미받으소서 운동'은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를 주제로 한 웨
최근 보건의료 화두는 단연 의대정원확대 문제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2월초 2000명이라는 큰 수의 의대정원확대를 발표했다. 문제는 이런 정책이 나오자마자 우리 사회는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 여부를 걱정했다. 정책의 정합성이나 이를 성공시킬 방안보다 의사집단의 저항이 초미의 관심이 된 이유는 2020년 적은 수의 의대 증원에도 진료거부가 있었기 때문이다.지난 2020년 의사들의 저항으로 증원 자체가 철회되는 과정은 우리 사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 우선 환자들을 돌보고 살펴야 하는 의사들이 자신의 밥그릇 때문에 다른 수단도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