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출처 = LA-CROIX)

독일 가톨릭교회의 공동합의(시노드)적 노력에 대한 교종과 바티칸의 분노는 일정 부분 지역 주교들의 의사 결정 권한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독일 '시노드의 길'에 별로 관심이 없거니와, 독일에서 지난 3년간 열린 일련의 총회가 반복되는 걸 원치 않는다. 교종은 이러한 감정을 두 서한을 통해 분명히 보여 줬다. 

첫 번째 서한은 지난 11월, 교종이 '시노드의 길'에 반대하는 신학자 네 명에게 개인적으로 답변한 것이다. 이 편지에서, 교종은 '시노드의 길' 위원회가 “가톨릭교회의 성사적 구조와 일치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서한은 2월 17일 바티칸 고위 성직자 세 명(빅터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 추기경,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교종 승인을 받아 독일 주교회의에 보낸 것이다. 이 서한은 독일 주교회의가 전체 총회를 시작하기 하루 전날에 발송됐다. 서한에는 총회가 시노드 위원회의 정관을 승인하지 말 것을 지시했고, '시노드의 길'이 상설 기구로 '시노드 위원회'를 설립하려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경고에 직면한 독일 주교회의는 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독일 주교들은 또한 바티칸의 우려를 명확히 하기 위해 작년에 예정된 회의를 거듭 요청했으나 열리지 않게 된 것에 유감을 표시했다. 

2024년 2월 19일, 바이에른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에서 열린 본회의 개회식에 참석한 주교들. ⓒKarl-Josef Hildenbrand/dpa/ MaxPPP<br>
2024년 2월 19일, 바이에른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에서 열린 본회의 개회식에 참석한 주교들. ⓒKarl-Josef Hildenbrand/dpa/ MaxPPP

모호한 논쟁

독일 평신도들을 포함해서, 외부 참관인들에게 이 논쟁의 모호함이 의구심을 불러온다. '시노드의 길'이 낸 성과는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독일 교회의 내부 기능에 관해 내린 많은 결정은 기존 교회법의 틀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노드의 길'이 제안한 쟁점들도 문제가 아니다. 그 쟁점들은 '시노드의 길'에서 독일 주교회의 의장인 게오르크 베칭 추기경의 지도하에 논의한 것이며, 2023년 10월 종합 문서에도 포함되어 공동합의성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첫 회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이 총회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독일 주교들은 어떤 혁신적 요구도 내세우지 않았다. '시노드의 길'을 비판하는 사람 중 하나인 페르난데스 추기경이 “일반적이지 않은" 커플들에 대한 사목적 축복에 동의한 것을 우리는 보았다. 그럼에도 바티칸이 이에 분노한 것은 사실이고, 이는 독일 주교들의 행동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문제는 로마와 독일 주교단의 의사결정권에 대한 개념 차이에 있는 것 같다. (독일 교회의 소수는 바티칸의 우려에 동의한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주교와 평신도 간의 독일식 협의 체계는 법률적이고,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모든 의견에 대한 고려, 다수결 투표를 목표로 한다. 이러한 투표가 주교들을 개인적으로 압박하진 않겠지만, 주교들이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거나 변호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최근 교회의 흐름을 보여 준다. 

평신도의 관점에서 이러한 과정은 평신도들도 말할 수 있다는, 그리고 다가올 10월에 열릴 두 번째 시노드 총회가 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성직자와 평신도 사이의 '차별화된 공동 책임'을 실천한다는 장점이 있다. 로마에서 시노드 사무국이 적용한 “성령 안의 대화”라는 접근법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는 주제 발표가 아니라 상호 경청하는 세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면에서 이뤄지는 성령의 움직임을 강조한다. 모든 주제를 논의할 수 있고, 전 세계 교회의 다양하고 예민한 주제들을 드러낼 수 있다. 여기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우선된다. 급속한 교의적 발전이나 성직자 권력의 변화를 바라는 누군가는 이에 실망할지라도 말이다.

주교의 권위 Episcopal authority 

주교의 권한 행사 조건에 대한 문제는 로마와 대다수 독일 주교 간에서 논쟁하고 있는 이슈다.  2월 22일에 나온 성명에 명시되었듯, 베칭 주교는 독일 주교회의가 '시노드의 길'에 참여함에 있어 주교의 권위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대로 베칭 주교는 이 권한이 학대 문제로 심각하게 도전받았으므로 그 권위를 실현하는 더 개방적이고 책임감 있는 방식을 통해 신뢰를 복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 주교회의 의장이 지향하는 것은 도덕적 맥락에서 주교의  권위이지만, 로마는 아마도 사법적 집행권 차원의 권위로 연결짓는 것 같다.

보다시피, 이 문제는 교종이 2018년 8월 '하느님의 백성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밝힌 성직주의와 싸우는 것과 관련해 중대하고 직접적인 사안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종은 지금까지 독일 주교회의가 취해 온 신중함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이 섬세한 균형을 조절하려고 한다. 그간 독일 주교회의가 해 온 시도는 바티칸의 압력과 평신도를 대표하는 조직인 독일 가톨릭 중앙위원회(ZDK) 사이에서 진퇴양난을 겪고 있다. ZDK 회장인 이르메 스테터-카프는 교회의 공동 책임과 공동 의사 결정을 보장하기 위한 항구적인 방법으로서 '시노드의 길'의 방법을 온전히 고수하려고 한다. 

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존재하며, 이는 성직자와 평신도 간의 덜 법리적이지만 동등하고 투명한 협력으로 달성할 수 있다. 교종과 독일 평신도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기를 바라야 한다. 시노드의 목표가 시노달리타스(공동합의성)에 대한 지역적 차이의 길을 여는 것이라면. 3월 22일 페르난데스 추기경이 독일 주교들을 로마 교종청에 초청한 것이 진정한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또 독일 주교회의가 독일 평신도들과 대립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제롬 비뇽(1944년생)은 가톨릭 평신도이자 국립 프랑스 빈곤 및 사회적 소외 연구소(ONPES)의 대표며, 파리 자크 들뢰르 연구소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독일에서 열린 ‘시노드의 길’ 총회에서 프랑스 측 참관인으로 참석했다.

기사 원문 : https://international.la-croix.com/news/religion/why-pope-francis-wants-no-repeat-of-the-german-synodal-path/19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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