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후쿠시마핵발전소의 핵사고에 의한 핵 오염수의 해양 투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핵 오염수의 바다 투기에 대한 반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자갈치 시장을 찾아 핵 오염수 바다 투기 반대를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는 일본 정부의 해양 투기에 대한 정당성을 대변하고 있습니다.일본 정부의 해양 투기는 그 어떤 이유에도 불문하고, 돈 때문입니다. 숱한 핵종으로 오염된 방사능 피폭 오염수를 콘크리트로 고체화해서 육지에 보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다핵종제거설비로 정화해서 30년 동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 고명재의 산문이다.올해 읽은 산문 중 가장 아름답고 깊이 있는 문장들 때문에 조금씩 아껴 읽게 되는 책이었다. 실제로 기도하듯 매일 아주 조금씩 읽었다. 밤에 잠들기 전에 한두 챕터씩 읽으면서 여기 쓰인 문장처럼 꿈속에서만이라도 가 닿지 못한 세계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잠들었다.그곳은 주변 어른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어린 시인이 자란 사랑의 품속 같은 곳이었다. 이제는 다시 어머니의 자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자의 박탈감, 각박하고 무서워지는 세상의 어둠에서 탈출해 작은 빛으로 나
팬데믹 3년 동안 극장 시장의 붕괴에 걱정이 많았다. 영화관 최고 성수기인 여름 시즌에는 블록버스터가 경합하며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는데, 지난해에 ‘한산’, ‘외계+1인’, ‘비상선언’, ‘헌트’가 경쟁하면서 누구도 크게 웃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올해 초 팬데믹이 해제되고 일상으로 복귀한 지 꽤 시간이 흘러도 영화관은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올 여름 시즌도 지난 3년처럼 지지부진하면 한국 영화산업이 위기를 극복할 활로를 찾지 못한 채 오랫동안 시름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었다.위기일수록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올해는 지난해
유다와 관련한 몇 가지 의문점들유아세례를 받고 한참 지나 초등학교 4학년 때 첫영성체 교리를 듣는데, 첫 시간에 인간의 원죄와 대속을 위한 예수의 십자가 이야기가 나온다. 인과론적으로 보면 유다의 배신이 있었기에 예수가 십자가를 질 수밖에 없다. 교리상으로 유다를 배신자이며 나쁜 놈으로 배워 그런가 싶었지만, 세월이 지나 머리가 굵어지면서 유다를 정말 매도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워졌다. 언젠가 유튜브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교회를 열심히 다녔던 그가 유다는 예정설에 따르면 자기 역할을 다한 것일 수
7월 8일 부산역 광장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부산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미래세대의 발언들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이날 미래세대들의 발언들을 소개합니다. 지금의 세대가 미래세대들의 언어를 정독하며 전환의 삶을 위해 지금 여기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되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저는 부산온배움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채은입니다.발언에 앞서 방사능 유출을 비롯한 환경파괴로 인해 세상을 떠난 수많은 존재들을 애도합니다. 저는 지구 모든 생명이 자기 수명대로 살며 각자의
어떻게 ‘남성의 자리’를 다시 찾을 것인가?인천에서 ‘삶이 보이는 창’이라는 주점을 운영하며 노동자와 함께하기도 했던 예수회 김정대 신부는 개인 체험에서 ‘남성성’을 성찰하기 시작했다. 주로 노동 문제와 사회정의 문제에 헌신했던 한 사제는 어떠한 연유에서 남성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왜 남자들은 기를 쓰고 불행하게 살까?"라는 제목의 책에서 남성에 관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살펴봤다.이 책은 팬데믹이 절정이었던 2021, 2022년 2년간 에 ‘남성의 자리 다시 찾기’로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출간됐다. 저자가
영화 ‘수라’를 만났다. 제20회 국제 환경영화제에서. 황윤 감독과 갯벌 지킴이들의 삶을 보면서 함께 눈물이 났고 화도 났다. 동시에 부끄러움과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누군가 끊어 놓은 생명 에너지를 맨몸으로 부활시키려는 그들의 노력에 감동과 미안함이 뒤섞여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 ‘수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군산에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전라북도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을 이어 주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다. 사업 자체는 전라북도 옥구군 옥서면을 중심으로 한 금강, 만경강, 동진강
앙리 베르탱(Henri-Léonard Bertin, 1720-92). 루이 15세의 재정총감(1759-63)이자 농림부 장관(1763-80)이다. 뜻밖에도 그는 북당의 예수회 선교사들과 밀접했다. 그들은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서신을 주고받았다. 편지뿐만이 아니다. 그가 선교사를 통해 입수한 물품도 상당했다. 그의 소장품들은 ‘진기한 중국 문물 소장고’(cabinet de curiosités chinoises)로 일컬어졌다. 거기엔 북경에서 건너온 그림 수백 점, 서적, 갖가지 공예품이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중국 수집품에서 베르탱의
저에게는 아들이 있습니다. 옛말로는 독자이지요. 옛말로는 참 귀한 자식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아들이든 딸이든 독자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아들과 대화 중에 결혼 문제가 나왔습니다. 아들은 결혼에 회의적이었습니다. 저도 이른바 ‘꼰대’가 되어 며느리도 보고 싶고, 손주도 보고 싶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결혼은 무의미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손주라는 말을 끔찍하게 생각했습니다. 아들은 그의 미래 세대에게 인류 멸종시대를 맞게 할 수는 없다는 굳은 의지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은 매일 아침 대화를
극장가가 회복 불능의 위기에 돌입한 지금 시기에 예술영화, 독립영화가 설 곳은 더 없어 보인다. 대작 영화들이 극장가를 싹쓸이하던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이젠 산업 자체가 힘겨운 상황에서 그 문제를 꺼낼 수 없이 어떤 한국 영화라도 흥행에 성공하길 기다린다. 팬데믹 이후 천만 관객 영화는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특별한 사건이 되고, 시즌별로 활기가 넘치던 극장가는 옛말이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좋은 예술 독립영화들이 나오고 이 영화들은 조용히 개봉하고 조용히 VOD로 넘어가는 현실이
“어머나, 고양이 좀 봐!”“오메, 고양이 시상이다냐?”“아따메, 이 고양이들 잔 보소.”요즘 우리 집에 온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기부터 한다. 현관문 바로 앞에 고양이들이 너무 많이 우글거리고 있어서다. 아니카, 활짝이에 이어 콩이까지 새끼를 낳으면서 새끼 고양이 열한 마리가 새 식구가 되었는데, 그 녀석들이 하필이면 현관문 바로 앞 툇마루를 육아터로 삼았다. 헌 식구에 새 식구까지 거의 스무 마리에 육박하는 고양이들이 사람들이 오며 가며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보란 듯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 나라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발터 카스퍼, 허찬욱 옮김, 분도출판사, 2023‘주님의 기도’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다양한 신학 주제를 연구한 발터 카스퍼 추기경이 주님의 기도를 쉽게 이해하도록 해설한 책이 나왔다. 주님의 기도는 단 여섯 개 청원으로 모든 주요 문제를 간결하게 요약하지만, 이 안에 하늘과 땅이 만나고,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마음이 어우러진다. 저자는 주님의 기도를 최대한 원문에 충실하게 해석하면서, 동시에 현재 상황에 맞는 해석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를 따라 기도문을 한 단어, 한 구절씩 곱씹고 나면,
선항암과 수술, 또 다른 항암, 방사선, 모든 항암 과정이 지난해 5월 말에 끝나고 검사 일정이 이어지고 있다. 석달 전에는 뼈 전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검사를 했는데, 5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검사였다. 현재까지 다행히 수치상으로는 이상이 없다는 결과다.그럼에도 불안감은 늘 마음을 지배한다. 항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약을 먹거나 주사했고, 특히 항암제는 온전한 세포도 함께 파괴하니 온몸의 기능은 떨어졌을 것이고, 나이가 있으니 회복도 빠르지 않았다. 간과 췌장 등에 이상이 생길까 너무 겁이 났다.나는 왜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에
제주에서는 바다를 ‘바당’이라고 말합니다. 제주 바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해녀입니다. 제주 사람들은 ‘해녀삼춘’이라고 부릅니다.해녀에는 똥군과 중군, 상군과 대상군으로 나누어집니다. 경력이 짧은 해녀를 똥군이라고 부릅니다. 해녀 경력의 절정기를 맞는 사람을 대상군으로 부릅니다. 해녀의 생명과도 같은 테왁의 크기도 해녀들의 경력에 따라 크기가 다릅니다. 똥군은 수심이 깊지 않고 육지와 가까운 곳에서 물질을 하기 때문에 작은 테왁을 사용합니다. 물론 대상군의 테왁이 가장 큽니다. 테왁의 크기에 따라 해녀의 경력을 알 수
각종 암별로 환자와 보호자 커뮤니티가 있다. 엄마 병을 알게 된 순간부터 수시로 관련 검색을 했는데도 유방암 카페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느 날 다른 글을 읽다가 유방암 카페 생각이 나서 찾아 들어갔다.처음엔 순수한 환자, 보호자의 자발적 커뮤니티가 아니라 어느 병원이 관계된 것 같아 가입하지 않았지만, 곧 무엇을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가입 절차를 마치고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어쩌면 이렇게 아프고 힘든 사람이 많으냐는 것이었다. 전체 암도 아니고 유방암에 한정됐을 뿐인데, 그 수와 사연은 어마어마했다. 하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