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 오염수의 해양 투기에 대한 비판과 저항은 정당하다. 그러나 핵 오염수 뒤에는 핵발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영식
후쿠시마 핵 오염수의 해양 투기에 대한 비판과 저항은 정당하다. 그러나 핵 오염수 뒤에는 핵발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영식

후쿠시마핵발전소의 핵사고에 의한 핵 오염수의 해양 투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핵 오염수의 바다 투기에 대한 반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자갈치 시장을 찾아 핵 오염수 바다 투기 반대를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는 일본 정부의 해양 투기에 대한 정당성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해양 투기는 그 어떤 이유에도 불문하고, 돈 때문입니다. 숱한 핵종으로 오염된 방사능 피폭 오염수를 콘크리트로 고체화해서 육지에 보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다핵종제거설비로 정화해서 30년 동안 바다에 버리겠다는 것은 보관에 따른 비용 때문입니다. 다핵종제거설비의 정화 능력 역시도 과학적으로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지만, 마치 핵 오염수를 완벽하게 처리한 오염처리수라고 선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국 정부는 과학을 말하면서 바다 투기를 지지하는 과학자들의 주장만 과학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핵 오염수의 바다 투기에 대한 과학적 비판은 ‘괴담’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권을 위해서 가장 보수적으로 인식해야 할 문제를 밑도 끝도 없이 괴담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서 가장 단순한 것은 자연과 인간에게 위험한 핵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것은 범죄라는 사실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의 바다 투기에 대한 비판과 저항은 정당합니다. 그러나 그 저항의 뒤에는, 명명백백하게도 핵 오염수 뒤에는 핵발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원전 부흥’을 주장하는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에 대한 비판과 저항이 뒤따라야만 합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후쿠시마 임시 피난소에서 만났던 할머니들의 “과학이 무섭다”라는 말씀이 되살아납니다. 또한 “핵발전은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난 가장 위험한 과학 기술의 무모한 오남용이다”라고 지적했던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의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핵발전은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난 가장 위험한 과학 기술의 무모한 오남용이다”라고 지적했던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의 성찰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영식
“핵발전은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난 가장 위험한 과학 기술의 무모한 오남용이다”라고 지적했던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의 성찰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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