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의자들은 어떠한 변화도 거부하고 있다

(팻 페리엘로)

교회가 갈림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와 같은 우익 성직자들에 의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전쟁이 선언된 것이 분명하다. 이들은 이 교황을 성학대 위기에 얽어맴으로써 퇴위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성학대 위기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문제이기 전에) 만연한 문제다. 전 세계적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진보적 성직자들의 문제라거나 보수적 성직자들의 탓이라고 치부할 만큼 간단하지 않다.

교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거나, 큰 기업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아는 이라면 이러한 조직은 자기 조직을 보호하고 둘러친 장막 안에서 끼리끼리만 논의한다는 것을 안다. 교회는 부끄럽게도 그렇게 행동했고, 하지만 비난하고 책임자를 거명하려는 노력은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계제도가 자신이 집단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 점에서 모두가 함께였다는 것을 받아들인 때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이다. 처음 던질 진정한 질문은 교계제도가 무서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함께 일할 필요를 인식할 수 있는지 아니면 계속해서 “너 잡았다” 놀이를 할 것인지다.

좌익(나를 포함해)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를 비판하는 이야기를 자주 그리고 크게 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이번에 우익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하는 이야기와는) 차이가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나 베네딕토 교황을 두고 이단이라고 비난하거나 사퇴하라고 요구한 추기경이나 주교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은 차원이 달라서, 전통주의자들은 자신들이 교회 안에서 권력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그 과정에서 교회에 어떤 피해가 나든 간에 무조건 다 쓸어버리기로 작정한 것으로 보인다.

교회 안의 분열은 우리 미국 정치권의 (극단적) 분열상만큼이나 심하다. 물론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성학대 추문 때문에 교회를 떠나 왔다. 지금 남아 있는 사람들은 자기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는 위기에 갈수록 더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하고 있지만 각자 나름의 믿음 체계를 갖고 충실하게 성당에 나가고 있다.

충실한 신자들은 더 분노하고 더 혼란스러워하게 될 것 같다. 이미, 우리는 여러 주교좌대성당이나 교구청 앞에서 주교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보고 있다. 신자들은 아주 오래지 않아서 선택을 해야 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종교개혁으로 가톨릭과 개신교가 분열한 이래 역사에서 보지 못했던 큰 분열을 결국은 보게 될지 모른다.

나는 이 전통주의 성직자들이 교회 안에 우리가 평생 살면서 전혀 보지 못했던 커다란 균열을 일으켜 왔다고 믿는다. 더 나쁜 것은, 이들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개혁파의 완전 항복이 아니면 그 어느 것에도(양보에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 느낌이다.

분열을 두려워하지 말자. (이미지 출처 = Pixabay)

무엇이 걸려 있나?

예수회의 제임스 키넌 신부는 추기경이 될 여성들을 고르자고 권하는 글을 쓴 바 있다. 여성들을 추기경에 임명하고, 다음 교황을 선출하는 교황선거(콘클라베)에 참여하게 하자. 깜짝 놀랄 이야기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 추기경을 임명할 수 없다. 여성 추기경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말이다. 기혼 사제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그것이 바로 비가노 같은 보수파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통주의자들이 지배하도록 허용하고 있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는 그들의 영향력 아래에서 계속해서 움츠리고 살 것이다.

진실은 전통주의자들이 이기고 있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에 새로운 흥분을 불러일으켰고 변화의 절차가 시작될 기회를 만들었다. 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이어질 다음 교황들의 시대에 더 큰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정한 변화는 이루어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대신에 우리는 전통주의자들이 심지어 최소한의 그리고 아무 논란거리도 안 될 변화들에조차 난색을 보이는 것을 봐 왔다. 이혼 후 재혼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영성체를 허용하는 문제에 (교리가 아니라) 현실을 조금 수정하려는 시도가 있자 황산 테러 같은 격렬한 반발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의 지지자들은 이단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여성 추기경에 관한 그의 글에서, 키넌 신부는 두 가지 중요한 점을 짚었다. 첫째, 여성이 권력을 (나눠) 갖기 전까지는 교회 안에 진정한 개혁은 전혀 없을 것이며, 여성 부제를 허용한다고 해도 그런 권력은 생기지 않는다. 둘째, 1917년(의 교회법 개정) 전에는 추기경단은 서품받은 남성(사제, 주교)와 평신도 남성으로 구성됐다. 서품을 추기경의 조건으로 만든 것은 추기경을 함부로 임명하거나 정실주의(교황의 평신도 친인척을 추기경에 임명하는)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2013년에 당시 교황청 공보실장이던 예수회의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평신도인) 여성 추기경이 “신학적으로 그리고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적어도 당장에는 “아주 먼 미래에나 있을 법한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변화가 “신학적으로 그리고 이론적으로” 가능해도 우리는 아무 것도 바꾸지 않고 있다. 전통주의자들이 그렇게 만들고 있다.

아마도 전통주의자들은 교회로부터 떨어져 나갈 이유만 찾고 있는 것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에 있는 그의 동맹자들은 교회를 하나로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뿐인 것 같다. 전통주의 성직자 집단이 요구하는 것은 뭐든 다 들어주고, 그래서 교회가 16세기 교회로 남아 있게 두는 것이다.

나는 교회의 개혁은 프란치스코 교황 아래에서 개혁을 추구하는 이들이 개혁을 요구하고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그대로 두자고 결심할 때에야 비로소 진전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하고 있다. 전통주의자들이 아무리 작은 변화조차 모두 무조건 좌초시킬 것이라고 전제한다면, 아마도 이교(교회 분열)는 불가피하다. (편집자 주- 개혁을 진행하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혁에 반발한 이들이 비오 10세회를 만들어 나갔듯이, 전통주의자들이 이를 명분으로 떨어져 나가는 것) 그렇지 않으면, 트리엔트공의회(1545-63)가 영원히 규범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교회 안에서 살아가게 될지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교회가 이번 성학대 추문에서 벗어나 앞으로 전진하려면 그 어떠한 징벌적 규제나 감시체제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교회, 그리고 교회 문화는 변할 필요가 있다. 나는 교회의 보편공의회(트리엔트공의회나 바티칸공의회처럼 전 세계 주교들이 모이는)가 소집되어 이러한 문제들을 다룰 필요에 날마다 조금씩 더 가까이 가고 있다고 믿는다. 전통주의자들로 인해 로마에 대한 신뢰성이 없어졌다는 것은 오직 전체 교회가 공의회 안에서 일치할 때에만 교회가 이 시점에서 전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news/accountability/ncr-today/could-reform-church-mean-sc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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