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고 말합니다. 마음이 통하는 좋은 친구와 함께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이들의 희망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한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좋겠다고 하지만 나만을 위한 좋은 친구가 그 어디에 있지 않습니다. 내가 좋은 친구이면 나를 만나는 그가 좋은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평화로 가는 길은 따로 없습니다. 내가 평화를 사는 것
바람꽃이 신바람 나서 불어오던 어느 날아침 숲길을 산책하다가 멀리 내다보이는 산등성이 위로 바람꽃이 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얼마쯤 지나자 안개처럼 피어나는 바람꽃이 내가 서 있는 방향으로 점점 밀려오는 모양새가 마치 숲속의 습기와 찬 공기를 품에 안고 한바탕 노닐러 온 듯합니다.이렇게 피어나는 바람꽃은 곧 큰 바람이 닥칠 것을 알리는 자연의 일기예보이기에
김준희 (효주 아녜스)만화가. 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영어교육을 전공했으나 20여 권의 만화책과 여기저기 연재만화를 그리며 살다가, 지금은 나름 전공을 살려 무료대안학교인 도담학교 무료교장 노릇을 하며 지내고 있다. 저서로 생각과 그림을 담은 가 있다.
요즘은 자신이 원하는 클래식 음악을 듣기 위해 음악 감상실을 찾거나, LP판이나 CD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건 원하는 곡을 들을 수 있고, 심지어 연주 실황을 녹화한 동영상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클래식 음악을 대중화시키고,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선택의 폭을 넓게 만든 것은 I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정부로부터 ‘법외 노조’ 통보를 받고 연일 종편 등 보수언론이 교실을 ‘빨갛게’ 물들이는 원흉으로 집중 공격을 가하는 노동조합의 간부라고 하기엔 너무 해맑은 모습이었다. 때 이른 추위가 찾아왔던 지난달 10일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 서울광장에서 임성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부지부장을 만났다.고용노동부가
12월 2일 저녁, 경남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자택에서한 어르신이 음독을 하였다.어르신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끝내 6일 새벽에 돌아가셨다.김준한 신부에 의하면,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면담을 요청을 하셨고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을 만난 자리에서“철탑이 들어서면 아무 것도 못한다.살아서 그것을 볼 바에는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다.그래서 송전탑 때문에 농
누군가가 지어낸 별자리를 찾느라고그 많던 하늘의 별들을 다 뒤져보았지만끝내, 형 누나의 손가락을 빌려야 했던 시절이 있었지요.눈길을 주면 반짝여주던 별들을 보며점점 더 긴 점선을 잇는 연습을 했지요.놓치지 않을 만큼 여러 개로, 남쪽 하늘의 전갈자리보다 더 길게―아내의 눈에 뜨인 저 단풍잎들책갈피에 숨어 꿈꾸는 별자리가 되려나봅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활동가 유랑단 평화바람 막내이자 평화상단협동조합 일꾼으로 활동하는 재이(Jay) 씨. 그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하나다. 훤칠한 키에 나풀거리는 천 바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그는 요즘 서울에서 감귤을 파느라고 분주하다.제주 강정을 오간지는 벌써 4년여. 평화바람의 어엿한 구성원이
정부와 한전은 철저히 ‘저비용 고효율’의 시각으로 밀양 765㎸ 송전선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전은 유신 정권 말기에 제정됐던 ‘전원개발촉진법’을 악용하여 농어촌과 산야를 송전선로로 선택한다. 이 선택에서 철저하게 현지 주민들을 배제할 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들의 생명권과 재산권까지 박탈한다.‘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의 화려한 혜택을 누리고
먼 길 가는 벗에게주머니 털어 쥐어준 거마비처럼사랑한다 말한 붉디붉은 한마디감싸 쥐고서엄동의 겨울 버텨볼 각오를 합니다.같은 땅을 딛고서도우린 서로 다른 작별을 하지만―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
(9월 13일, 춘천교구 양양성당)
쓸쓸해서 동화를 읽었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거짓말쟁이는 벌을 받는 단순한 진리가 좋았다. 슬픈 이야기를 읽었으면 응당 슬퍼할 수 있어서, 즐거운 이야기를 읽었으면 마음 놓고 즐거워할 수 있어서 동화를 읽었다.이 인과관계도, 맥락도, 논리도 실종된 무한반복의 ‘꼬리잡기’ 같은 세태, 밑도 끝도 없는 말들이 어느 날 발이 달려 실컷 돌아다닌 끝에 사람을
“이 말씀 한번 읽어 보실래요?”다혜 어머니는 오늘도 나에게 “말씀”을 건네주었다. A4 용지 서너 장에 인쇄된 ‘말씀’들은, 다혜 어머니 말에 의하면, 성자께서 ‘선생님’을 통해 말씀해주신 내용들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남을 위한 희생과 사랑의 삶을 살아오셨다는 선생님은 ‘성자 분체(聖子 分體)’로서 자신의 말씀을 교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최고의 오페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모차르트의 오페라 을 꼽곤 합니다. 그러한 사실을 대변하고 있듯이 이 작품을 녹음한 음반의 종류만 해도 30여 가지가 나와 있어서, 음악가들이 이 작품에 대해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프랑스의 희곡 작가인 보마르세는 3부작의 희곡을
너무도 하얘서차마 밟지 못하고돌아섭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정명(正名)이라는 말은 논어에 단 한번 나오는 말이다. 그러나 단 한번 나오는 이 말로 인하여 정명론(正名論)이라는 말도 생기고 정명사상(正名思想)이라는 말도 생겼다. 전국시대에는 명가(名家)라는 학파도 있었는데, 기록된 바는 없지만 역시 공자의 이 말에서 비롯된 학파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중용(中庸)이라는 말도, 성(性)이라는 말도, 어짊[仁]이라는 말
밀양의 싸움을 기록한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제목은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의 싸움이 벌써 9년째. 게다가 지난 10월 한국전력이 열두 번째 공사를 강행하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전쟁터가 되었으니, 그 기록을 ‘밀양의 전쟁’, 밀양전이라 이름붙인 것이 납득할 만하다.그런데 전쟁의 참혹함을 직면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큐멘터리를 보기 시
지난해 4월,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은 동료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렸다. 대한문 앞에서 1년 7개월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이들이 희생자들과 남은 해고자들의 아픔을 함께해왔다. 그중의 한 사람,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해고자들의 상처를 보듬은 이가 있다.와락 거리 치유단 활동가 김미성 씨. 그는 2009년, 쌍용차 대량 해
‘KAL858기 사건’. 26년 전 11월 29일 세간을 뒤흔든 비행기 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어머니의 손은 눈물을 훔치느라 마를 새가 없었다. 나이테처럼 손등에 새겨진 주름이 긴 세월의 슬픔을 대변한다.(11월 29일, 서울 정동 작은형제회 수도원 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