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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한 자본의 우상을 넘어[장영식의 포토 에세이]

   
ⓒ장영식

정부와 한전은 철저히 ‘저비용 고효율’의 시각으로 밀양 765㎸ 송전선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전은 유신 정권 말기에 제정됐던 ‘전원개발촉진법’을 악용하여 농어촌과 산야를 송전선로로 선택한다. 이 선택에서 철저하게 현지 주민들을 배제할 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들의 생명권과 재산권까지 박탈한다.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의 화려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대부분의 도시인들은 송전선로가 지나는 현지 주민들의 절규에 무관심하다. 그들은 오랫동안 값싼 전기의 혜택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도시인들은 자신이 투자한 주식 시장의 주가 지수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초고압 송전탑 건설로 인해 깊은 한숨을 내쉬고 눈물짓는 이들의 ‘배제’와 ‘불평등’에 대해서는 애써 고개를 돌린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그의 첫 권고인 <복음의 기쁨>을 통해 새로운 우상으로 등장한 금융자본주의 권력을 거칠게 비판하고, 그 우상을 절대적으로 섬기는 태도 뒤에는 “하느님에 대한 거부”가 도사리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모세가 애굽 땅에서 노예 생활로 신음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탈출하며 해방을 선포하였듯이 한국 교회는 “안온한 성전 안에만 머무는 고립된 교회가 아니라” 밀양의 척박한 산길로 뛰쳐나가 멍들고 상처받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열린 교회를 선포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무관심의 세계화” 속에서, 슬픔을 잊어버린 사회 속에서 민중과 함께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교회로 거듭나야 될 것이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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