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765㎸ 송전탑 공사 재개된 밀양 현장
12월 2일 저녁, 경남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자택에서
한 어르신이 음독을 하였다.
어르신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끝내 6일 새벽에 돌아가셨다.
김준한 신부에 의하면,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면담을 요청을 하셨고
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을 만난 자리에서
“철탑이 들어서면 아무 것도 못한다.
살아서 그것을 볼 바에는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송전탑 때문에 농약을 마셨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발표는 달랐다.
경찰은 고인이 음독을 한 것은
“여러 복합적인 원인” 때문이라고 왜곡 발표했다.
이에 유족은 “경찰이 고인의 죽음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음독 원인을 왜곡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송전탑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밀양 765㎸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은
8일,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에 ‘노천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날 낮에 주민들이 분향소를 위한 두 동의 천막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막으면서 충돌이 빚어졌고, 두 동의 천막은 짓밟혔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주민들이 부상을 입고, 밀양 시내 병원의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했다.
주민들과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천막이 침탈당한 채 노천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조문을 하였으며 유족도 분향소에서 눈물의 재를 올렸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문규현 신부와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등도 참배하였다.
주민들은 밤이슬을 피하기 위해 비닐 등을 반입하려고 하였으나,
경찰은 “하천법 위반” 운운하며 반입을 차단하려고 하였다.
40여 명의 주민들은 비닐 한 장에 의지하며,
추위에 떨면서 꼬박 밤을 새우고 있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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