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출처 = NCR)
(마이클 숀 윈터스)
지난 9일 아침, <바티칸 공보>는 이렇게 보도했다. “Sollevamento del Vescovo di Arecibo (Porto Rico) e nomina dell'Amministratore Apostolico ad nutum Sanctae Sedis,”
“Sollevamento”라고? <바티칸 공보>는 이런 경우 대개 "Rinunce", 즉 사임이라는 용어를 쓴다. <바티칸 공보> 영어판이 올라오려면 며칠 더 있어야 하기에, 나는 일단 구글 번역기를 돌려 봤다. “lift”가 나온다. 자,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교구의 다니엘 페르난데스 토레스 주교가 교구장 직분에서 해임됐으나 본인이 사임하지는 않았다. 흥미롭군.
페르난데스 주교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해임에 관한 성명을 올렸고, 이는 곧바로 <AP>에서 기사로 나왔다. 그는 자신이 “박해와 모욕을 받으니 복되다”고 선언했다. 그는 바티칸이 자신에게 아무런 범죄 혐의도 묻지 않았고, 그럼에도 교황청은 자기가 “교황에게 순명하지 않았으며 또한 푸에르토리코의 내 형제 주교들과 충분한 친교를 이루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해임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는 이러한 혐의를 부인했다.
푸에르토리코 주교회의는 9일 이보다 좀 늦게 짧은 성명을 내고 이번 일은 “아주 고통스러운 순간”이며 자신들은 “주교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생애와 사명에서 이 어려운 순간”에 처해 있는 페르난데스 주교와 “사랑하고 경애하는 아레시보 교구”와 기도 안에서 하나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동안 페르난데스 주교와 다른 동료 주교들 사이에는 어려운 일들이 있었다. 한 소식통은 <NCR>에 “이번 일이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다. 지난 몇 해 동안 조사가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교황청이 최종적으로 이렇게 움직이게 된 원인은 페르난데스 주교가 코로나19 백신을 안 맞은 사람들에게 이들이 명백히 종교적 이유로 백신 주사를 안 맞아도 된다는 증명서를 발급해 줬기 때문인 것 같다.”
지난해, 페르난데스 주교는 푸에르토리코 주교회의가 코로나 백신에 관한 한 성명을 냈을 때 이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따로 성명을 내어 “신실한 한 가톨릭 신자가 어떤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것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건 그렇다. 그리고 또한 신선한 소리이기도 하고, 지난 7일에 내가 지적했듯 양심적 백신접종 거부는 문제가 아니다. 합리적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고 (교회와 사회에서 하는) 집단 활동에 (자신이)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문제다.
나는 이 자리에서 내가 지난달에 푸에르토리코에 간 적이 있는데,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내 그 어떤 다른 지역보다 백신을 맞았음을 증명하는 데 훨씬 더 엄격했다는 점을 덧붙여야겠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백신을 맞았거나 지난 72시간 내에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증거를 제시해야만 했고, 식당에 들어갈 때, 콘도를 빌릴 때도 백신접종 증명서를 보여 줘야 했다. 사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그 어느 곳보다 백신접종률이 높다.
백신에 관한 페르난데스 주교의 입장은 2007년에 그가 주교가 될 때 당시 푸에르토리코 주재 교황사절로서 그 과정을 감독한 티머시 브로글리오 대주교와 비슷하다. 브로글리오 대주교는 지금 미국 군종대교구 대주교인데, 마찬가지로 지난해 10월에 성명을 내어 가톨릭 신자는 양심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그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렇게 백신을 거부한 데에 따른 아무런 피해도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우스운 일이다.
페르난데스는 또한, 지난 2012년에 푸에르토리코 교회의 수장인 산후안 대교구의 로베르토 곤살레스 니에베스 대주교에게 사임을 강요하려던 움직임에 참여했다. 당시 곤살레스 대주교가 바티칸에 보낸 편지에 따르면 그렇다. 당시 푸에르토리코의 행정수반인 루이스 포르투뇨 행정관과, 브로글리오의 뒤를 이어 교황사절로 와 있던 요제프 베소우프스키 대주교도 여기에 끼었다.
이들이 곤살레스 대주교에 대해 제기한 여러 혐의 가운데에는 그가 소아성애자 사제들을 덮어 줬다는 것도 있었다. 이 혐의들은 나중에 모두 허위로 판명됐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의 대주교직을 유지시켰다. 폴란드인인 베소우프스키 대주교는 교황사절 직에서 해임됐고, 나중에 다시 교황청 재판에서 미성년자 성학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사제직을 박탈당했다. 증거들을 보면 그는 남창들에게 생명 유지에 필요한 약들을 주는 대신 성행위를 받았다. 베소우프스키는 항소했으나 항소심이 열리기 전에 죽었다.
페르난데스 주교가 이제 무엇을 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자신의 주교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은, 그가 이번에 건방지게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불의하다고 비난함으로써 완전히 물 건너갔다. 그의 반백신 입장과 자기만 아는 이번 성명으로 인해 그는 아마도 어떤 보수적인 가톨릭 지역들에서는 영웅이 될 것도 같다. 그가 (극우 매체인) <가톨릭 강경파>와 인터뷰하거나, 나파협의회와 만나거나 텍사스 타일러 교구의 조셉 스트리클런드 주교를 방문하거나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간 스트리클런드 주교를 해임하자는 생각에 대해 그렇게 하면 그를 순교자로 만들까 봐 거부해 온 미국 주교들이 이번에 로마가 어떻게 움직였으며, 아레시보 교구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주의하기를 바란다.
페르난데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사사건건 중상모략하다가 처벌받은) 전 미국주재 교황대사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에게 가장 유명한 라틴계 동맹자가 될 수 있었다. 비가노는 지난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서방 세계, 특히 나토의 확대를 비난하는, 망상에 가득찬 서한을 발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네오나치로 가득차 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거짓말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그는 또한 이번 전쟁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맞싸우기 위한 공중보건 노력과 연계시켰다. 그는 조 매카시와 에드거 후버가 하나로 겹친, 증오와 망상과 무분별과 파괴의 교회판 버전으로서, 기둥뿌리가 빠진 인간이다. (역자 주: 조 매카시는 미국 상원의원으로서 1950년대 미국 사회 곳곳에 공산주의가 침투해 있다며 빨갱이 사냥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 움직임을 매카시 선풍이라고 부른다. 에드거 후버는 반공주의자로서, 1924-72년에 죽을 때까지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하면서 막후에서 역대 정권의 사실상 실권자처럼 권력을 휘둘렀다.)
바티칸이 어떤 주교를 그의 의지에 반해 해임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서 나는 이번 사건에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일들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 우리가 아는 것은 페르난데스 주교는 로마 주교와, 그리고 자신의 동료 주교들과의 정서적 주교단체성(collegiality)을 얻기 위해 문화 전쟁의 심리구조를 자신의 직권으로 편하게 써 먹도록 허용 받아 온 유일한 주교가 아니라는 점이다. (역자 주: 20세기 후반부터 미국의 극우 개신교는 낙태 금지를 교의적, 정치적 선악의 최우선 기준으로 간주하고 반대자를 악마화, 전쟁대상화하며 이를 ‘문화 전쟁’이라고 정당화했다. 미국 가톨릭 내 극우파도 이를 수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는 일종의 가톨릭 열혈당들이 단순히 로마의 의견에 부동의하는 수준을 넘어 교황을 증오하고 자신의 교구 안과 그 경계를 넘어 분열의 씨를 뿌리는 경험을 하게 할 정도로 기겁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번에 아레시보 교구에서 로마는 최종적으로 아예 전선 코드를 뽑아 버렸다. 페르난데스 주교가 일종의 순교자로 인식돼 세를 얻을지, 아니면 세상의 이목으로부터 사라질지 궁금하다. 이제 교황청은 평화주의적인 목자를 찾아서 아레시보의 교회를 돌보고 다니엘 페르난데스 토레스 주교의 난폭한 재임 중에 생겨난 상처들을 치유하기 시작해야만 한다.
(마이클 숀 윈터스는 <NCR>에 종교와 정치 분야 글을 쓰고 있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news/opinion/why-did-vatican-sack-anti-vaccine-bishop-puerto-r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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