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예수살이공동체 주관으로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안동 평화 순례'가 있었다. 참가자 15명은 독립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안동을 순례하며 평화에 대해 고민했다. 그 일정 중에 문상길 중위 생가 방문이 있었다.1948년 9월,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사형이 집행됐다.같은 해 4월 3일 단선 단정에 반대하는 봉기가 있었고, 평화로운 해결을 보려던 이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 새로 취임한 연대장 박진경은 30만 제주도민을 모두 죽여도 좋다고 강경 진압을 예고했고, 이에 항명한 부하들이 상사를
‘일의 순서’는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수년 뒤의 결과까지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순서’가 뒤죽박죽 되면, 급하고 중요한 일을 뒤로 미뤄 하지 못하거나, 때를 놓쳐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잦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그때는 몰랐다’거나, 기회를 잃어 이제는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일의 순서’가 보건 의료에서 가장 극적으로 작동하는 영역은 단연 응급 상황이다. 긴급한 정도와 중요도를 동시에 판단해, 빠른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응급 의학에서는 환자의 위급도에 따라 우선순위
예수의 정체성 변화역사적 인물 예수가 신의 수준으로 격상되는 과정에 교회 안에서는 예수의 본질을 둘러싸고 상이한 논쟁들이 있어 왔다. 핵심은 예수의 신성이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가의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콘스탄티누스는 로마 제국의 사상적 통일을 위해 일신론에 기반한 그리스도교가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그리스도교를 제국의 정신적 통일을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 한 것이다. 그리스도교에 예수 그리스도를 둘러싼 신학적 갈등이 있는 것은 로마 제국을 위해서도 좋을 게 없었다. 콘스탄티누스는 325년 니케아(지금의 튀르키예 이즈니크)에서 이른바
“자연스럽다는 말”, 이수지, 사이언스북스이 책의 저자는 영장류의 출산과 죽음 양상을 비교하는 연구를 통해 인간의 생식 전략과 양육 행동의 진화를 탐구해 왔다. 지금은 현재 독일 막스 플랑크 인구학 연구소에서 현대 인류의 출산 및 생식 행동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진화 인류학의 성찰을 토대로 “자연스러운 게 좋다”는 주장이 되풀이될 때마다, 그 통념의 뿌리를 드러내며 ‘자연스러움’이라는 신화를 근본부터 흔들어 놓는다.기후 위기, 남녀 갈등, 생명 윤리 등 지금 시대의 논쟁 주제들은 모두 ‘자연’이라는 말과 맞닿아 있다. 코로나19
지난 10월 16일, 교황청 신앙교리부 산하 미성년자보호위원회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종이 교회 안 미성년자와 취약한 성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침과 절차를 마련하고, 관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웠다. 이번 "교회 안전보호 방침 및 절차에 관한 연례 보고서(2024년 기준)" 중 한국 천주교회에 관한 내용(112-118쪽)을 옮겨 싣는다. - 옮긴이(문서 출처: https://www.tutelaminorum.org/commission-launches-second-annua
미국 가톨릭 주교단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공약인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정책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미국 주교회의는 지난 12일 볼티모어에서 열린 추계 정기 총회에서 이민 문제에 관한 '특별 메시지'를 발표하고, 인간 존엄을 위협하는 무차별적 법 집행에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미 주교회의가 주교단 전체의 이름으로 '특별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 개정안에 포함된 피임 의무 조치에 반대해 같은 형식을 사용했다. 주교단은 민주당 정부의 생명윤리
조선의 풍속 화보조선의 풍속 화보는 개항기부터 일제 강점 기간 내내 일본인이 조선의 풍속을 기록, 관찰,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제작한 그림이나 화집을 말한다. 조선 후기 김홍도나 신윤복 등 풍속 화가들이 그린 풍속화와는 제작 목적이나 시선, 내용이 크게 다르다. 일본인의 시각에서 조선의 무엇을 어떻게 반영했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 일본인 화가들은 조선을 어떻게 표상했고 대중에게 무엇을 전하려 했을까?조선 풍속 화보는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일본인 군인, 관리, 여행자가 조선의 의복⋅노동⋅시장⋅거주⋅관혼상제 등을 설명하며
소련 해체 이후 30여 년간 펼쳐졌던 미국의 유일 패권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런 흐름은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와 미중 정상회의, 한미 정상회의, 한중 정상회의에서 여실히 드러났다.트럼프-시진핑 타협의 의미유일 패권국 미국의 대통령으로 취임 이후 안보, 관세 관련 일방적 조치를 하루가 멀다하게 쏟아내, 세계 주요국들을 쩔쩔매게 했던 트럼프의 기세가 이번 회담에서 한풀 꺾였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대중국 관세 100퍼센트 인상 위협 철회, 펜타닐 관세 10퍼센트 인하, 인공지능(AI) 관련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하고 순천 매곡동 성당이 기획한 ‘여순항쟁 77주기 심포지엄’이 지난 17일 광주대교구 교구청 대건문화관에서 열렸다.‘형제들과 싸워서는 안 된다(1열왕 12,24)’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1948년 여순항쟁을 이념 대립이 아니라 폭력을 명하는 부당한 권위 거부로 보는 성경적·신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동족상잔 거부는 ‘하느님의 뜻’이자 예언자적 저항발제를 맡은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김영선 수녀(루시아)는 여순항쟁의 핵심을 “제주 4·3 항쟁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14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평화나눔연구소가 '평화의 장인과 가톨릭 공동체'를 주제로 2025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을 열었다.다양한 연구 방식으로 ‘평화’에 대해 다각도로 탐색하는 자리였다. '화해와 평화 증진을 위한 가톨릭교회의 역할과 과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청년들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에 이어 마지막 세 번째 세션에서는 '한반도 갈등 해소와 평화를 위한 교회 구성원들의 실천적 과제'를 다뤘다.두 사제가 살아가는 평화, 사목 현장에서 끊임없이 길 찾다갈등과 분열 경험, 평화 실천의 큰 한계세 번째 순서의 첫 발표
14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평화나눔연구소가 '평화의 장인과 가톨릭 공동체'를 주제로 2025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을 열었다.이날 두 번째 순서는 '청년 평화 포럼'으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청년들의 역할과 과제’를 다룬 청년 연구자들의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첫 번째 주제는 ‘세계 청년 평화운동 역사와 사례 연구’로, 이보나 씨(강원대 평화학과 박사과정), 이시권 씨(한양대 정치외교학과 박사 수료), 정태선 씨(미국 예일대 건축학 석사)가 참여했다.두 번째 주제는 ‘한국 가톨릭 청년이 이해하는 평화’로, 김빛나 씨(
가톨릭교회가 평화의 일꾼·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14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평화나눔연구소가 '평화의 장인과 가톨릭 공동체'를 주제로 2025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을 열었다.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지금 한반도에서 가톨릭교회가 무엇을 알고 성찰하며 실천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또한 화해와 평화 증진, 갈등 해소를 위한 교회 구성원들의 역할과 실천 과제를 제시했다.포럼은 세 부분으로 구성돼, 각 순서마다 두 개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발표자들은 교회 구성원의 평화에 대한 인식, 평
지난 11월 13일은 수능일이었다. 매년 11월에 치르는 수능은 거리 곳곳에 붙은 현수막, 직장인 출근 시간과 학생 등교 시간 변경, 중·고등학생 자율 휴업일 등 가족이나 지인 중에 입시생이 없어도 수능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국가 행사’가 되어 버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정당, 국회의원, 구청장들의 수능 응원 현수막들이 걸렸는데 그동안 “수능 대박”, “수고하셨습니다” 식으로 천편일률적이었던 문구들이 다행히 조금은 달라졌다. 그중 가장 와닿았던 현수막은 녹색당의 “수능을 잘 보든, 못 보든, 안 보든 차별없이 존엄한 사회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회가 14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21세기 한국 가톨릭교회의 복음선교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이번 세미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이후 시작된 ‘시노드 이행 단계’를 한국 교회 현실에 비추어 돌아보고,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청년 사목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발표는 두 개의 발제와 논평,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1발제 : 시노드 실천 위한 영적 새로움과 구조 변화 제안첫 번째 발제에서 경동현 실장(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은 '시노달
한국 수도회의 현실교구 신부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수도회에서 강의와 피정 동행을 할 때가 심심찮게 있다. 수도회와 수도자들에 대한 경외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단순 비교의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교구 사제로 사는 것보다 수도자로 사는 일이 훨씬 더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안다.한국 수도회가 쇠퇴와 소멸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고령화와 수도 성소의 급격한 감소는 수도회 쇠락의 직접적 요인이다. 수도회를 방문할 때마다 직접 피부로 절감한다. 지난 세기의 그 활발했던 분위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노년의 공동체라고
에이펙(APEC,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이 성황리에 폐막했다고 한다. 성공한 걸까? 개최를 희망했던 인천은 그 시간을 시무룩하게 보냈는데, 서울 아닌 지방 도시에서 에이펙을 개최한 경주가 천년 고도라는 사실을 세계에 알렸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특별한 관심을 받은 건 에이펙과 관계없었다. 트럼프가 일으킨 무역 갈등이 첨예화된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정상이 만난 상황이 두드러졌는데, 박물관 관람객이 부쩍 늘었고 황남빵이 무섭게 팔려 나갔다는 것 말고, 개최국은 어떤 주목을 받았을까?시민에게 홍보하면서 2조 5천억을 강
이 글은 297호(2025년 9-10월)에 실린 글입니다.두 번이나 잠 못 들게 했던 그것1992년 초 보통 영장으로 불렀던 ‘입영 통지서’를 받고 그날 잠을 못 잤다. 첫 영장은 이런저런 이유로 연기했고, 1994년 4월 휴학 중에 다시 영장이 날아왔다. 그날 역시 잠을 못 잤다. 이 땅의 수많은 청년이 이 종이쪽지 한 장을 받고 얼마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하얗게 밤을 지새웠을까 싶다. 두 번째 영장을 받았을 때는 연기할 방법도 이유도 없었다. 첫 영장을 받았을 때 군 복무 기간은 30개월이었는데, 두 번째 영장
"AI가 인간의 협조자가 아닌 적이 될 수 있다"는 가톨릭교회의 오랜 경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인간 존엄성'을 중심에 둔 인공지능(AI) 기술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소위원회는 1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새로운 변화' AI와 노동 문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위원장 김선태 주교는 인사말에서 이번 토론회의 개최 취지를 밝혔다. 그는 "정부가 'AI 3대 강국'을 국정 과제로 삼고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지만, 윤리적 차원에서 '인간, 노동자'에
이재명 정부에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을 앞두고 9월 29일부터 시작하여 12월 5일까지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합동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APEC을 빌미로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을 목표로 단속을 집중했습니다. 이러한 단속을 법무부를 포함 정부 5개 부처가 합동으로 진행했습니다. 해마다 진행되는 합동단속으로 미등록 이주민들은 알려지지 않은 숱한 부상과 피해를 당했습니다. 합동단속 시기에는 각 출입국관리소별로 할당량이 정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실적을 올리기 위해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 단속이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8일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안재홍 베다, 담당 사제 김연범 안토니오)는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평신도, 한국 교회의 시노달리타스를 묻다’ 설문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었다.이번 발표회는 한국평협 평신도사도직연구소가 주관했으며, 지난 8월 일반 신자 2,964명과 본당 사목위원 및 평협 임원 1,9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평신도 용어 인식과 시노달리타스 실현’ 전국 조사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설문 결과, 평신도들은 여전히 스스로를 ‘사제의 보조자’로 인식하는 현실과 ‘교회의 공동 책임자’가 되고자 하는 열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