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출처 =<RNS>)

최근 프랑스와 독일에서 성직자에 의한 성학대 보고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아직까지 이 문제를 회피하고 있는 이탈리아 가톨릭교회에 다시금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피해자 운동가들은 이탈리아 교회가 사제들에 의한 성학대 주장들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허용해야 할 때라고 믿으면서도, 이탈리아 국가와 제도 교회 간의 “침묵의 음모”가 여전히 작용한다고 개탄한다.

이탈리아 피해자 단체 가운데 가장 큰 '학대 네트워크'(Rete L’Abuso)의 프란체스코 차나르디는 “이탈리아에는 큰 문제가 있다”고 2월 21일 <RNS>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는 “성학대 방지의 동역학은 전적으로 교회의 손에 달려 있다”면서 “국가는 개입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차나르디는 본인이 성직자에 의한 성학대 피해자다. 그는 그간 수많은 법적, 교회법적 절차의 미로를 뚫고 1200명이 넘는 피해자를 조직해 냈다.

'학대 네트워크'는 2010년에 창립된 뒤 가톨릭교회 안의 책무성을 촉진하기 위해 전 세계의 여러 비슷한 단체들과 협력해 왔다.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 실린 한 지도를 보면 학대 사제가 어디로 가는지, 각 교구의 안전도,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절차 등을 알 수 있다.

차나르디는 자신이 학대 사제들을 추적하는 이 힘든 일을 하는 까닭은 지금까지 그 아무도, 교회나 국가도, 그런 노력을 해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스페인에서 프랑스, 아일랜드, 호주까지 이들 정부들은 각기 자기네 나라 교회들이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만들어 성직자에 의한 성학대 사례들을 조사하게 했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아직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차나르디는 이탈리아 교회와 국가 간에는 “묵시적 합의”가 존재한다고 믿지만, 이런 음모를 입증할 실제 증거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사제들이 성학대로 유죄임이 확인될 때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보면 이런 관계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신부들은 감옥에 안 간다.” 대신, 그들은 다른 지방으로 보내져 선고 받은 형기만큼 영적 회개를 하면서 살도록 한다. 차나르디가 보기에 이런 장소들은 “이탈리아 국가와 마피아 간에 존재했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은 국가와 교회 간의 협약을 존중”하는 의도에서 나온 “일종의 비틀기”다.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는 1984년에 정교협약을 개정했는데, 많은 이들이 주교들, 심지어 사제들도 형사 법정에서는 증언하지 않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제직의 비밀성을 감안해서다. 차나르디는 이 협약이 왜 이탈리아 사법부가 성직자에 의한 학대 사건을 다룰 때 주저하는지에도 부분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마리오 칼리주리는 변호사로서 '학대 네트워크'의 법률팀장이다. 그는 정교협약은 문제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본다. 그는 <RNS>와 전화 통화에서 이탈리아 문화 자체가 성직자에 의한 성학대 사건들이 드러나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인 이탈리아에서는 “교회의 영향력이 큰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공소시효, 적절한 보상의 부재, 형사 재판의 예외적 장기화- 때로는 수십 년까지도 걸린다- 등도 성직자에 의한 성학대 피해자가 정의를 보상 받기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이탈리아 사법체계 안에서, 굳이 성직자 성학대 건이 아니라도,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무관심은 “성차별주의와 가부장제 구조”에 뿌리가 있는데, 성차별주의와 가부장제로 인해 피해자가 자신이 학대 받은 증거를 제시하게 하여 더 힘든 짐을 지운다는 것이다.

칼리주리는 수십 년간 성학대 사건을 다뤄 온 경험이 있다. 그는 이탈리아와 바티칸의 법 체계 안에서 “피해자들이 어떻게 대우받는지를 지켜보면서 부끄러웠다”고 말한다.

지난 2월 15일, '학대 네트워크'는 다른 8개 단체와 함께 이탈리아 정부에 성학대 사건 조사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커다란 침묵을 넘어서”로 불리는 이 캠페인은 “#ItalyChurchToo”라는 해시태그를 쓰면서 행동과 각성을 촉진하고 있다. 

성학대 사건들을 조사한 전 세계 여러 교구에서는 발견된 학대 사제의 비율이 전체 사제의 4-5퍼센트이며, 프랑스 교회 보고서는 이를 7퍼센트 가까운 것으로 봤다. 가톨릭 사제의 수가 4만 4000명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탈리아에서도 이런 수치가 나올 수 있다.

한편,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인 괄티에로 바세티 추기경은 1월 30일 일간지 <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우리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구조적, 문화적, 교회적 차이가 있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당장 교구 숫자부터가 엄청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조사는 사제뿐만 아니라 평신도를 포함한 학대 예방과 양성에 중점을 두는 “질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주교들에게 성직자 성학대 문제를 처리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지금까지 이탈리아 주교들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청취 센터를 개설하고, 성학대 사건을 국가 당국에 신고할 것을 “윤리적 의무”로 하는 데 그쳤다.

바세티 추기경은 올해 은퇴할 예정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교회에 속한) 로마 교구의 주교로서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을 직접 고르게 된다. 현재 주교들은 성학대 사건 조사를 교회가 할 것이냐 외부에 의뢰할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나뉘어 있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교회 또는 교황청이 행동하는 것을 기다리기에 지쳤으며, 이제는 유엔이 2019년의 한 가차 없는 보고서에서 이탈리아에 요구한 것처럼 이탈리아 국가가 주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칼리주리는 “교회가 국가의 자격을 대신 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교회가 조사를 주도하면 이해 충돌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오직 의회 차원에서 별도 조사해야 “이 침묵의 음모”를 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기사 원문: https://religionnews.com/2022/02/22/times-up-for-catholic-church-in-italy-to-reckon-with-clerical-abuse-survivor-group-s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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