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문화에 맞서 "선으로 악을 이기자"

28일 필리핀 주교들이 지난 몇 달 동안의 침묵을 깨고 사목문서를 냈다. (사진 출처 = UCANEWS)

필리핀에서 성당에 폭탄 테러가 난 뒤 필리핀 주교들이 지난 몇 달간의 “집단 침묵”을 깼다.

필리핀 주교들은 지난 1월 28일 주교회의 정기총회를 마치면서 사목문서를 내고, “우리가 집단적 의견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점”에 신자들에게 용서를 청했다.

“선으로 악을 이기기”라는 제목의 이 문서에서 주교들은 “우리 땅에 점점 짙어진 폭력의 문화”를 봤다고 했다.

주교들은 지난 27일 남부 홀로 대성당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는 “우리나라의 윤리적 바탕을 파괴하고 있는 증오의 한 시대를 더욱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을 향한 “잔인한 말들”은 “마치 날카로운 단검들처럼 가톨릭교회의 영혼에 사무친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에 당선된 뒤로 교회 지도자들을 비난해 왔으며, 심지어 교회의 가르침에 의문을 제기하고 하느님을 “멍청이”(stupid)라고 부르기도 했다.

근래 들어서는 그는 주교들을 죽이거나 약탈하라고 대중에게 촉구하기까지 나갔다.

주교들은 “우리는 이런 고통스런 것들을 깊은 슬픔으로 조용히 눈여겨봤으며 그런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밝혔다.

주교들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은 “어떤 경우에는 침묵과 기도가 최선의 대응”이라고 말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해답의 열쇠를 찾았다고 했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신앙을 버렸을지 모를 가톨릭 신자들을 포함한 사람들의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표현의 자유에는 다른 이의 신앙, 특히 우리의 핵심 믿음을 모욕할 자격증명서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교들은 또 사람들이 교회의 교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또한 우리가 비난받아야 한다”고 했다. “아마 우리가 신앙에 대해 가르치는 교리교육이 제대로 안 되지 않았을까?”

“다른 사회조직의 지도자들이나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의심할 여지없이, 우리들 주교와 사제들도 잘못을 하고 단점이 있다.”

이들은 일부 부문들에서 정부가 불법 마약에 맞서 싸우는 것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지 말라고 교회 지도자들에게 경고해 왔다면서, 하지만 자신들은 정부의 노력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불법 마약이 사회에 큰 위협이라고 오랫동안 인정해 왔다.”

하지만 불법 마약과 관련돼 (정부에 의해) 살해된 이들이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주교들은 두테르테 정부의 마약 전쟁이 어디로 가는지 의아해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국가 업무의 실행에 간섭할 의도가 전혀 없다. 그러나 또한 주님께서 그분의 양떼를 돌보는 목자로서의 신성한 사명을 저버릴 생각 또한 없다.”

“우리의 목숨을 노리는 그 어떠한 협박이나 위협도 우리가 우리의 예언자적 역할, 특히 힘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찾아 주는 그 역할을 포기하게 하지 못할 것이다.”

이어 주교들은 신자들에게 위협에 굴하지 말고 “깨어 있으라”고 촉구했다.

“하느님의 양떼에 속하는 이들로서, 우리는 용감하게 사는 법, 서로 단단히 붙잡고 돌보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이 순간은 기도하자. 강해지고, 현명해지고, 신실해지자. 이 순간이 우리 모두에게 가르치는 순간이 되게 하자. 우리 신앙의 핵심 믿음과 원칙, 가치관을 다시 배우는 때가 되게 하자. 그리고 이는 우리가 이 시점에서 한 사람의 가톨릭 그리스도인이 됨을 뜻한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philippine-bishops-break-collective-silence-over-attacks/84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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