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교 만나 용서 청해, "내 감독 아래 일어난 일"

필리핀 전 경찰청장 로널드 델라로사는 마약 전쟁 중 자신의 감독 아래 일어난 수많은 죽음에 대해 가톨릭 대주교를 만나 용서를 청했다. (사진 출처 = UCANEWS)

피로 얼룩진 필리핀 두테르테 정부의 마약전쟁을 처음 맡았던 전 경찰청장이 자기 감독 아래 일어난 수많은 죽음에 대해 가톨릭 성직자에게 용서를 청했다.

필리핀 가톨릭교회는 두테르테 정부가 마약전쟁을 이유로 불법으로 수많은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며 비판해 왔으며, 두테르테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설적으로 비난해 왔다.

로널드 델라로사 전 경찰청장은 “우리가 벌인 마약에 대한 전쟁 중에 죽은 모든 이들에게 용서를 청하고자 한다. 내 양심에 걸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경찰을 이끄는 동안 그런 일 대부분이 일어났다고 인정했다.

필리핀 인권단체들은 마약 전쟁 중에 마약 사용자와 판매자들이 2만 명 넘게 살해됐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경찰은 지난 2016년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당선된 뒤 죽은 이는 오직 4540명가량이며 나머지 2만 3000건은 조사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에 자신과 같은 다바오 출신인 델라로사를 경찰청장으로 뽑았다. 그리고 그가 지난해 4월에 은퇴한 뒤로는 그를 교정국 총장으로 임명했다.

델라로사는 2월 6일 카세레스 대교구의 롤란도 트리아 티로나 대주교를 만난 뒤, “내가 그들을 직접 쏘고 죽인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청장이었다. 내 감독 아래 일어난 일들”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티로나 대주교와 만났을 때 그가 뭐라고 했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델라로사는 티로나 대주교가 “나를 껴안았고 축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디를 가든 나를 지켜 주는 특별한 것을 내게 줬다.”면서, 자기는 “마약에 맞선 우리의 싸움 중에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언제나 하느님의 용서를 청한다”고 덧붙였다.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주교나 사제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티로나 대주교는 이 기사가 올라가는 시점까지 연락이 닿지 않아 그의 반응을 실을 수 없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dutertes-former-police-chief-asks-for-forgiveness/84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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