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80여 명 죽어, 타글레 추기경 성명

필리핀의 두테르테 정부가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지난 중순에만 81명 이상이 죽으면서, 필리핀 교회가 크게 분노하고 있다.

8월 중순 4일간 적어도 81명이 죽었는데, 이 가운데 32명은 15일 불라칸 주에서 죽은 것으로, 마약과의 전쟁이 벌어진 뒤 하루에 가장 많은 사람이 죽었다.

조스 올리베로스 주교(말롤로스 교구)는 교구 안에서 마약과 관련된 죽임이 늘어나고 이 대부분이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죽이는 “사법외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날 경찰이 하루에 이들을 모두 죽인 동기가 의심스럽다고도 했다.

“경찰이 왜 하루에 이처럼 많은 이들을 다 죽여야 했는지 그 동기를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더 많은 이(를 죽이기)를 원하는 대통령의 눈에 들려고 했을 수 있다.”

이어 마닐라 수도권에서는 수십 명의 마약상 용의자와 경범죄자들이 여러 곳에서 살해됐다.

마닐라에서는 16일에 마약상과 마약 사용 용의자들이 경찰 작전에 반격하던 중 적어도 28명이 죽었다고 알려졌다.

같은 날 칼루칸 시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인 키안 로이드 델로스 산토스가 죽었는데, 경찰과 총격 중에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 감시용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보면 경찰의 그러한 설명과는 다르다.

이에 경찰총장 오스카 알바얄데는 18일 이 학생의 죽음에 연관된 경찰 4명을 해임했다.

▲ 2017년 8월 17일 나보타스 시에 있는 빈민가에서 한 마약 밀매범이 경찰의 총에 맞아 죽었다. (사진 출처 = CBCPNEWS)

칼루칸 교구의 파블로 비르길리오 데이비드 주교는 마약범 혐의자들이 잇따라 살해되는 것을 개탄했다.

그는 과거 마르코스 정권의 독재 시절에는 사람을 납치하거나 죽이고는 쉽게 “공산주의자”라고 딱지를 붙여 정당화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마약 용의자’가 그렇게 쓰인다. 어떤 문명화된 사회의 그 어떤 법이 어떤 이가 ‘마약 용의자’라는 이유로 죽어 마땅하다고 쓰여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는 또한 범죄 용의자들을 겨냥해 죽이는 것을 지지하는 이들에게도 경고했다.

“이런 날이 계속되다가 그 어느 날 그 명단에 당신 이름이 오를지 모른다. 누구든지 ‘마약 용의자’가 될 수 있다.”

올리베로스 주교의 말롤로스 교구는 1990년부터 마약 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정부에 처형이 아니라 재활에 초점을 두라고 호소했다.

한편, 마닐라 대교구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20일 성명을 내고, "네 아우의 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창세기 4장 10절)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정부의 마약 관련 살인에 항의했다.

이 성명은 주일인 이날 대교구 안의 모든 성당에서 미사 중에 낭독됐다.

그는 불법 마약의 폐해는 진정 심각하지만, 이 문제가 간단하지 않고 복잡함에 비추어 볼 때, 그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 기관이 오직 하나만의 옳은 해답을 갖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으며, 함께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으로써 악을 이기자고 촉구하면서, 마약에 의존하기 가장 쉬운 이들, 즉 청년, 가난한 이, 실업자들의 생명을 구하자고 했다.

그는 눈물이 없는 연대의 말과 연민이 없는 행동은 싸구려라면서, 모든 본당에서 본당 차원의 마약 재활 프로그램을 지방정부와 협력하여 실행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21-29일의 9일 동안 대교구 모든 본당의 모든 미사 때마다 이번 마약전쟁에서 죽은 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해, 그리고 먀약중독자들의 재활과 살인자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기사 원문: http://cbcpnews.net/cbcpnews/bishops-outraged-by-drug-wars-deadliest-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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