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메르스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미사 봉헌

6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메르스로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한 합동미사’가 봉헌됐다. 이와 함께 가톨릭중앙의료원장과 가톨릭대 8개 부속병원 원장들이 공동으로 선언문도 내놨다.

이번 미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속 기관인 학교법인 가톨릭학원과 법인 산하 8개 부속병원이 함께 했다. 병원 교직원 약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에서 활동하는 사제 30여 명이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 학교법인 가톨릭학원과 산하 8개 부속병원이 6월 12일 여의도성모병원에서 '메르스로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한 합동미사'를 봉헌했다. ⓒ강한 기자

박신언 몬시뇰, 상업주의보다 환자 돌보는 역할에 충실한 병원돼야

미사를 주례한 박신언 몬시뇰(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은 강론에서 “(메르스로 인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안타까운 고통의 사연이 있다”면서 “한 가정에 극심한 고통이 있으면 그 고통을 중심으로 식구들이 단합하게 되고, 동물들도 자연재해가 닥친 상태에서는 서로 해치거나 잡아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모두 좋은 마음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면서 “선봉에 설 것은 의료기관”이라고 말했다.

박 몬시뇰은 “병원들은 그 정체성을 재확인해야 한다. 상업주의보다는 환자를 돌본다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환자가 방문한 적 없거나 발병환자가 없었던 병원이 청정병원이 아니”라면서 “그런 환자를 잘 관리해 병원 내 감염을 막아낼 수 있는 병원이 청정병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병원이 특정 질환의 환자를 꺼리거나 거절한다면 의료기관으로서의 사명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환자가 병원에서 거부당할까봐 자신의 증상이나 진료 이력을 숨기게 되면 메르스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몬시뇰은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고, 설립 운영되는 가톨릭학원 산하 병원은 예수님의 마음으로 환우들과 가족들을 그들의 입장에서 더욱 친절히 돌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몬시뇰은 강론 중에 여의도성모병원이 메르스 의심 환자를 기피하지 않고 엄격한 격리시설과 감염 관리 절차에 따라 환자를 치료했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의료진을 자택격리하고 2주가 지난 지금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하며 치하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선언문 발표
어떤 환자도 차별하지 않고 최선 다할 것

이날 미사 중에는 가톨릭중앙의료원장과 가톨릭대 8개 부속병원 원장들이 ‘메르스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가톨릭중앙의료원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원장들은 어떤 환자도 차별하지 않고 최선으로 돌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메르스 관련 상황에 대해 완벽하게 대처하고,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와 가족들이 편안히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들은 메르스는 안전수칙만 잘 따르면 확실히 예방이 가능하다면서, 근거 없는 소문은 무시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 일상생활에 복귀하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장 강무일 교수는 “더 이상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국민의 염원과 뜻을 같이하면서 생명을 존중하는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의 의지와 뜻을 모아 선언문을 채택하고 메르스 확산 방지와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사 중에는 여의도성모병원 감염관리실장 최수미 교수(감염내과)와 감염관리실 의료진을 위한 격려와 포상의 시간도 마련됐다.

▲ 최수미 교수 ⓒ강한 기자
가톨릭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최수미 교수와 의료진은 지난 5월 27일 여섯 번째 메르스 환자를 매뉴얼에 따라 진료한 뒤 국가 지정 격리 의료기관으로 이송시켰다. 당시 진료활동을 펼쳤던 의료진은 메르스 검사 결과 전원 음성으로 판명돼 휴식을 취한 뒤 오는 6월 15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최수미 교수는 수상 소감으로 “의사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메르스는 무서운 병이 아니”라며 “단지 잘 알려지지 않은 신종 바이러스이고, 초기에 높은 치사율이 부각돼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감염전문가가 권하는 감염 예방 수칙을 평상시 준수하고, 만약 노출시 지시에 잘 따라주신다면 추가 노출 및 전파를 차단하여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메르스 3번 환자와 9번 환자가 거쳐 간 성빈센트병원도 신속한 대처를 통해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고, 6월 11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접촉자 격리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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