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노이름 없는 들풀들을 사랑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늘을 쳐다봅니다.
자고 일어나면 놀라운 소식들로 심장이 울립니다. 어느 유명한 정치인의 성추문과 대구대교구 노사제의 정직 소식은 충격적입니다. 북한을 다녀온 특사들의 보따리 안에는 놀라운 소식들로 가득합니다. 북미전쟁을 우려했던 많은 사람들에게는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습니다.옥상 텃밭에는 봄을 상징하는 초록의 어린 쑥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놀라운 소식들로 가득하더라도 해마다 찾아오는 봄소식이야말로 가장 놀라운 소식입니다. 비가 옵니다. 봄비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가 옵니다. 오늘은 옥상 텃밭의 쑥을 캐서 쑥국을 먹
어린 시절에는 왜 그렇게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는지,그런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가 참으로 야속했다.어느 날 건축자재 가게에 갔다가 애처로운 눈빛을 한 강아지를 보고 집으로 데려왔다.그런 쟐로(누렁이)가 자기 집을 여러 번 탈출하더니 덜꺽 새끼를 가졌다.오 마이 갓! 다섯 마리가 한꺼번에....유난히도 추웠던 올 겨울, 녀석들이 행여 추위에 얼어 죽을까 봐 마음 졸였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
‘무한도전’, ‘1박2일’, ‘남자의 자격’같이 오랫동안 예능계를 평정했던 남자들의 놀이 프로그램이나, ‘아빠 어디가’, ‘아빠를 부탁해’처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예능 프로그램이 지나간 자리에, 함께 밥해 먹고 쉬엄쉬엄 노는 쿡방 힐링 예능이 트렌드다. 별것도 없는데 보게 되는 ‘삼시세끼’의 충격은 ‘윤식당’, ‘효리네 민박’, ‘섬총사’로 이어졌다.정글 같은 경쟁 사회에서 바빠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머리를 텅 비우고 맛있는 거 먹고, 어린아이처럼 놀고, 게으름뱅이가 되어 쉬는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는 우리가 욕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이번 주 '포토에세이' 원고를 쓰는 시각,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TV에서는 천주교주교회의의 공개 사과문이 발표되고 있었습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한국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은 회개와 쇄신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로만 칼라가 나눔과 섬김의 상징이 아니라 특권의 상징이 된 지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오늘 아침, 옥상 텃밭을 나가 보았습니다. 강한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초록의 새순들이 부활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죽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생명들이었습니다.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언 땅을 박차고 나오는
“팔이 아픈데 그 팔을 사고나 수술로 잃었다고 쳐요. 그러면 이제 팔이 아플 리가 없잖아요. 그런데도 자꾸 없는 팔이 아프다고 느끼는 거죠.”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심리적으로 느끼는 가상의 통증, 환상통.몸신은 허공에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을 차례대로 움직여 보였다. 마치 보이지 않는 피아노의 건반을 누르는 듯이. 딩동댕동. 어디선가 음산한 유령의 멜로디가 들려오진 않을까.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어어, 어깨 힘 빼세요.”몸신은 어느새 날카로운 눈빛으로 내 척추뼈 하나하나를 살피고 있다.“턱을 당기세요. 더, 더, 좀
패딩턴은 영국 작가 마이클 본드가 1958년 첫 권을 발표한 동화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피터 래빗이나 곰돌이 푸우만큼 유명한 곰 캐릭터인데 최근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더욱 사랑받고 있다.패딩턴 동화와 영화는 꽤 다르다. 동화가 원작인 영화는 원작과 거의 비슷하고 에피소드나 설정 등 작은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창작된 지 60년이 되어 가는 지금, 더욱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오늘날의 패딩턴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 냈다.패딩턴은 어느 날 갑자기 남미 페루에서 런던으로 건너와 새로운 가족을 찾아야 할 운명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어떻게 그 긴 겨울을 지냈던가!해마다 2월은 축축하고 조용하게 봄을 맞이하며 겨울의 추위를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녹여 내곤 하였다. 그런데 2018년 2월에 왁자지껄 한바탕 소란을 떨며 오는 봄은 그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봄이 오는데, 그 소리가 매우 요란하다. 단단하게 얼어붙은 겨울 강기슭에 칼바람에 밀려와 와글와글 파도치던 얼음 부스러기들 소리보다 서슬 퍼런 동장군의 기세를 무너뜨리고 녹여 내는 봄의 소리가 더 소란스럽다.신난다! 봄이다!!!얼음이 녹기도 전에 올림픽
추위가 가시고 2월이 되자 졸업과 입학의 계절이 왔다. 연일 학교 안에는 꽃을 들고 학사모를 쓴 사람들이 가득하고 여기저기 축하 메시지가 담긴 플래카드들이 걸려 있다. 때마침 지금 다니는 대학원 졸업식의 송사를 부탁받는 바람에 나의 지난 입학식들과 졸업식들은 어땠는지 곰곰이 떠올려 봤다. 어색함에 계속 뒤에 있던 엄마를 돌아봤던 초등학교 입학식, 난생처음 교복을 입고 운동장에 줄지어 서서 남들보다 밝은 머리카락 색을 지적받았던 중학교 입학식, 또 다시 머리카락 색을 지적받고 그 때문에 전교생 앞에서 불려 나갔던 고등학교 입학식과 굳
2016년 경주 지진은 충격이었다. 9월 12일 경주시 남남서쪽 8킬로미터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미국 지질조사국 집계 기준으로 전진 규모는 리히터 규모 5.1이었으며, 본진의 규모는 5.8이었다. 경주 지진의 여진은 2017년까지 계속 이어졌고, 지금까지 여진은 총 640회에 이르고 있다.2017년 포항 지진은 11월 15일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서 일어났다. 본진은 규모 5.4의 지진으로서, 경주 지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였지만, 역대 가장 많은 피해가 났다. 지난 2월 11일에는 포항시 북구 북서쪽 5킬로미터 지역에서 규
농가의 겨울은 삭막함을 이길 나름의 풍요로움이 곳곳에 숨어 있다.어느 날 아침, 집 앞 폐가의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눈에 들어왔다.어린 시절 소름이 돋는 입속에 고드름을 넣고 ‘아그작 아그작’ 씹어 먹던 기억이 떠올랐다.순간 나도 모르게,“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하는 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
별 계기도 없이 오른쪽 목에 담이 왔다. 내 나이 좀 더 젊었을 땐 담이 오면 ‘올 것이 왔군. 그래, 올 만했지.’ 하고 수긍을 했다. 추운 데서 이불도 없이 웅크리고 자고 일어나 갑자기 헤드뱅잉을 한다든가 학춤을 춘다든가 계단에서 구르든지 했을 때의 일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잘 자고도 예고 없이 담이 온다. 담 스위치가 온 오프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 같다. 세수를 하고 고개 들 때 삐끗, 아이가 불러서 살짝 돌아볼 때 달깍 하는 식이다. ‘삐삐삐-- 이제부터 담이 내릴 것입니다. 준비하세요. 담이 퍼지는 강도와 범위는 지금
징그럽게도 추운 겨울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부엌으로 나가면 모든 게 꽁꽁 얼어 버린 얼음 세상이 따로 없었으니까. 한번은 마시던 물컵을 부엌 식탁 위에 올려 놓았는데 30분쯤 지난 뒤에 나가 보니 어느새 얼어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온도계가 없어서 정확한 온도를 재 보지는 못했지만 냉동실에 들어가 있는 생선이나 부엌에 서 있는 나나 별반 다른 처지가 아니었을 것이다.이렇게 추울 땐 사람도 겨울잠을 잔다면 얼마나 좋을까? 밥을 한꺼번에 든든히 먹고 몇 날 며칠 잠만 자다가 날이 풀려서 움직일 만하면 그때 일어나 활동
올해 사순 시기는 2월 14일 재의 수요일부터 3월 29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 전까지다. 이 시기에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40일 동안 포기와 절제로 자신을 정화하면서 겨울이 가면 새봄이 오듯,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을 맞고 부활 대축일로 새 삶을 연다. 즉 생명으로 피어나는 부활 이후의 일상을 위해 자신을 훈련하는 때이며, 하느님께 열려 있는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준비 기간이다. 안젤름 그륀 신부는 “내면의 샘”에서 이 40일을 포기로써 내적 자유를 누리는 때라고 말한다. 과잉문화에 맞서 외적 자극을 줄
평창에서 열리는 겨울 올림픽을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올림픽 때문에 가리왕산의 아름드리나무와 숲이 사라질 때,많은 사람의 분노를 자아냈습니다.‘개발’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설악산 케이블카를 추진할 때,많은 사람이 반대를 하며 전국을 찾아 호소하고 투쟁했습니다.올림픽 경기장을 짓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이 쫓겨날 때,우리의 양심도 쫓겨났습니다.올림픽 때문에 숱한 생명들이 죽어갈 때,우리의 생명들도 죽어가야 했습니다. 그러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도 올림픽은 열립니다.북한과 미국의 전쟁 위협 속에서도 올림픽은
우리가 늘 자주 바치는 주님의 기도에는 어떤 뜻이 숨겨져 있을까.우리는 어떻게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고, 하느님이 아버지라는 것은 어떤 뜻일까.우리 아버지오늘날 우리는 모두 고아다. 버젓이 가족이 있는데도 고아가 된다. 너무나도 바쁜 아버지들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아이와 젊은이들은 육적, 영적 고아 상태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느끼고 있는 스스로 고아라는 마음 상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아버지들은 자녀들과 대화하지 않고 교육의 본분을 수행하지 않으며 마음에 버금가는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삶의 원칙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