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국 미사 봉헌... 에너지 정책 바로잡힐 때까지 매주 금요일 이어 가
양기석 신부 “핵 확산은 미래 세대 대한 죄, 생태 사도로 나서야”
정부가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소형모듈원전(SMR)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사제와 신자들이 관련 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대표 양기석 신부)는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핵발전소 반대 광화문 시국 미사’를 열었다. 이날 미사는 매주 금요일 진행한 가톨릭기후행동의 기후 피케팅에 이어 봉헌됐으며,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은 한목소리로 “태양과 바람의 나라를 꿈꾼다”를 염원했다.
미사를 주례하고 강론한 양기석 신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5주기를 맞는 해에 핵발전 확대 정책을 선택한 정부를 비판했다.
양 신부는 “정부는 새 핵발전소 2기와 소형원전 4기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발전소 수가 늘어나면 사고 확률도 증가한다”며 “최신 안전 기술조차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볼 때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세운 ‘전력 수요 급증’ 논리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정부는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산업 단지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핵발전소는 송전까지 14-15년이 걸린다”며, “1-3년이면 전력 생산이 가능한 태양광과 풍력이 산업을 지탱할 실질적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SMR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대해서도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막대한 예산을 몰아주며 기후 위기에 대응할 자원과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양 신부는 참석자들에게 ‘생태 사도’가 되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는 핵발전소의 위험을 알리고 생명의 존엄을 지킬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생태적 회개는 신규 핵발전소 거부와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반대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번 시국 미사는 지난 9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를 포함한 74개 천주교 단체가 발표한 공동 성명의 연장선에 있다.
천주교계는 성명에서 “핵발전소는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지역 주민과 미래 세대의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적 폭력’”이라고 규정하고, 새 발전소 건설 계획의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또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여론 조사에 대해서는 “안전성을 전제로 찬성을 유도한 프레이밍 효과가 작용했다”며 객관성을 잃은 조사라고 비판했다.
"매주 금요일 미사 이어 가며 탈핵 목소리 높일 것"
미사 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만난 양기석 신부는 이번 시국 미사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신부는 “오늘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라며, “지방 선거 등 정치적 일정과 무관하게, 우리 사회가 생명을 중심에 둔 에너지 정책으로 바뀔 때까지 계속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당분간 2월에는 가톨릭기후행동의 피케팅(거리 행동)이 끝나는 금요일 오후 12시 30분에 맞춰 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본당 사제들이 더 쉽게 함께할 수 있도록, 시간을 오후로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하는 사제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핵발전소가 RE100(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약속) 달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계속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5주기를 맞아 강우일 주교(전 제주교구장)가 집전하는 탈핵 미사와 청와대 인근에서 대규모 집중 행동도 계획하고 있고, 이날 일간지 신문 광고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신자들과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연대를 요청했다.
"후쿠시마 핵사고 15주기 일간지 전면 광고신청(개인 및 단체 참여 가능)"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s://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