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연, 의정부 정평위 연대 토론회 2
10일 우리신학연구소와 천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군사쿠데타 이후 민주화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미얀마와 국가보안법 발효 이후 자유와 인권을 위협받고 있는 홍콩의 상황을 전하며 연대의 길을 찾는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현지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온라인(줌)으로 진행됐습니다. 미얀마와 홍콩의 이야기를 각각 두 차례 걸쳐 싣습니다. - 편집자
S 씨는 자신이 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임에도 최근 몇 년간 정치 관련 등 홍콩의 상황에 대해 누구와도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했다. 2020년 7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이나 중국의 지도를 비판하는 발언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고, 민주 시위에 대한 경찰의 폭력 진압이 용인되는 상황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어떤 억압의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신학연구소와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마련한 연대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한-홍민주동행 상현 활동가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반정부인사 150여 명이 구금됐고, 만 명 이상이 구속됐다고 설명했다.
압수수색이나 체포 등의 탄압에 못 이겨 시민단체들과 언론들이 더는 활동하지 못하게 됐다. 최대 규모의 노동조합인 교사 노조, 민간인권전선, 홍콩 기자협회 등이 해산했고, 민주 언론 <빈과일보>, <입장신문>, <시티즌뉴스> 등이 폐간했다.
상현 활동가는 잇따른 탄압에서 “경찰 폭력이 제도적으로 용인된 것도 주목할 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시민들이 거리에서 피 흘리면서 쓰러지고 경찰에게 구타당하고, 심지어 총을 맞아도, 경찰을 수사하지 않고 처벌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국가로부터 어떠한 폭력을 당해도 보호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불안과 공포심을 느끼고, 더 이상 저항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홍콩보안법은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고 전방위적인 사회 통제를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가 분열 및 테러리즘 활동 처벌, 국가안보 교육 강화, 중국 정부의 홍콩 내 국가 안보 관련 기관 설치,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시민의 자유를 아주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법으로, “홍콩이나 중국의 지도자를 비판하는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시위를 기획한 것이 아니더라도 시위에 참여하거나 시위 기획을 막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 해석이 자의적인 데 비해 처벌이 무겁다.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홍콩 보안법은 홍콩 의회가 제정해야 하는 법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개입해 통과시켰고, 이는 홍콩 시민에게 정치적 기본권이 없었음을 보여 준다.
한국에서도 홍콩보안법 반대 기자회견, 해외로 망명 간 홍콩 활동가의 이야기를 듣는 행사, 홍콩 민주화 운동을 연대별로 기록한 웹사이트 등 연대 활동이 진행됐다.
상현 활동가는 앞으로 홍콩과의 연대 방식으로 한국에 있는 홍콩 시민의 모임과 활동을 지원하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홍콩과의 연대는 단순히 홍콩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민주주의란 무엇이고, 민주주의가 침해됐을 때 어떤 논리로 그에 맞서고, 시민 불복종 또는 저항 행동을 할지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S 씨는 안전 때문이 아니라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는 생각에 이 자리에 나서는 것을 망설였고, 그때 비로소 자신이 홍콩에 대한 희망을 잃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보안법 시행 등 정치사회적 이유로 40만 명이 홍콩을 떠났으며, 그중에는 젊은이가 상당히 많다고 상황을 전했다. 특히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홍콩 보안법 이후 도입된 안보 교육으로 아이들이 홍콩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해 이민을 선택한다.
이어 자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진실을 말하고 정의를 지키는 것, 국제사회와 연대 등 홍콩 사회를 만들어 왔던 것들이 무너졌고, 이 정체성들이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시민들의 힘만으로는 지금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홍민주연대가 만든 홍콩 민주화 운동 아카이브 작업을 높이 평가하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기록하고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6일 시작한 홍콩 민주화 인사 47명의 재판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1년 2월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전직 야당 의원과 활동가 등 47명 중 16명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재판은 90일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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