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위원회 발표안에 “깊은 유감”
더 급진적, 구체적 방안 담겨야

가톨릭기후행동이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가 지난 5일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

가톨릭기후행동은 17일 성명을 내고, 이번 초안에 탄소배출 로드맵이 명확하지 않고, 초안 작성 과정에 기후위기 약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담기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석탄발전소의 퇴출 없이 불확실한 탄소 포집 기술과 무탄소 신전원 기술에 의존해 수립된 이 시나리오는 (정부가) 탄소 중립에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다”면서 “신재생에너지 확대 역시 구체적 실천 계획이 없어 끼워 맞추기로만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위원회 구성에서 산업계에 비해 기후위기 약자인 농민, 노동계 위원의 비율이 적은데, 이는 탄소 중립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성장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탄소 신전원 기술은 수소나 암모니아를 연료로 탄소 배출 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들은 이번 시나리오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문제도 지적했다.

관련 정부 부처와 각계 민간 전문가 97명으로 탄중위가 급하게 구성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정부가 원하는 안을 만들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이미 1, 2안을 만들어 놓고, 학계와 시민사회, 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지 못한 채 3안을 만든 것도 문제로 짚었다.

이들은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지 못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면서 “모든 이가 참여하는 대화, 더 급진적이고 구체적인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만들라”고 촉구했다.

탄소중립위원회 윤순진 민간공동위원장이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했다. (이미지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 동영상 갈무리)
탄소중립위원회 윤순진 민간공동위원장이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했다. (이미지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 동영상 갈무리)

대통령 직속 기구인 탄중위는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지난 5월 29일 공식 출범했다. 8월 5일 윤순진 탄중위 민간공동위원장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과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초안은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사회’라는 방향 아래 3안으로 구성됐다. 1안은 “기존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한 기술 발전 및 원료와 연료의 전환”, 2안은 “화석연료를 줄이고 생활양식을 변화해 온실가스 추가 감축”, 3안은 “화석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수소 공급을 전량 그린 수소로 전환하는 등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한다는 방향이다.

초안은 에너지 전환, 산업, 농축산, 폐기물, 흡수원 등 각 부문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가 제시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발전 유무, 전기, 수소차의 비중 확대, 건물 에너지 관리, 탄소 포집 기술 등 핵심 감축 수단 등을 통해 탄소 배출량이 0이 되는 넷제로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각 부문별로 넷제로를 달성하지 못하는 안이 포함됐다.  또 1안과 2안은 석탄발전을 유지하고, 석탄발전 중단을 가정한 3안에서도 석탄발전 폐기에 대한 명확한 방안과 시점이 제시되지 않았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도 미흡하다는 등 여러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석탄발전소에 대해 1안은 2050년까지 7개 유지, 2안은 석탄발전 중단 및 긴급 수요 대응을 위해 LNG 발전 활용, 3안은 석탄발전과 LNG발전 전량 중단을 가정하고 있지만, 명확한 시점과 구체적 추진 방안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한편 탄중위는 이번 초안에 대해서 탄소중립시민회의와 산업계, 노동계, 청년, 시민사회 등 각 분야를 통해 9월까지 의견을 듣고 부처 간 추가 논의를 거쳐 정부 최종안을 확정해 10월 말쯤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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