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년의 기억' 함께 걷는 예수의 길 월례 미사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13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함께 걷는 예수의 길’이 ‘세월호 10년의 기억’ 미사를 열었다.
미사 뒤에는 4․16 기억저장소 설립자 김익한 교수의 세월호 기억과 애도에 관한 이야기 나눔으로 이어 갔다. 이날 40여 명이 자리에 함께했다.
주례와 강론을 한 현우석 신부는 2000년 전 예수의 사건을 기억하고 기념하며 현재화하는 행위로서 미사의 의미를 전하며, 오늘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봤다. 그는 팽목항에서 1주일 간 지내면서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우리가 어떠한 노력을 해 왔는지 되짚을 수 있었다고 했다.
현 신부는 “우리가 기억하지 않을 때, 세월호는 묻힐 것이며 유가족의 고통은 계속되고” 제2의 세월호가 생겨나리라며, 결국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은 “미사를 통해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하는 사람”이기에, 사랑과 기억을 통해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익한 교수는 대한민국 1호 기록학자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한국국가기록연구원장을 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년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록을 모으고 관리해 온 4.16 기억 저장소의 아카이빙 작업 과정을 먼저 소개했다.
이어 그는 애도의 의미를 짚으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의례화를 통해 상시 기억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참사를 하나의 과제로만 인식하게 되면, 아이들은 어느새 사라져” 있다며, 10주기를 맞아서 "돌아보며, 하나의 공기처럼 인식하자"고 참사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성찰했다.
김 교수는 애도가 어떻게 자신의 삶을 바꾸어 가는지를 물으면서 ‘애도의 자기화’를 이야기했다. 진정한 애도는 세상을 떠난 세월호의 아이들이 공기처럼 나와 연결되고, 지금 이 순간을 함부로 살아갈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들을 통해 이 사회가 형식과 절차적 민주화만으로 충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며, 국가가 세월호 유가족을 난민 취급하고,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그것이 반복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실천과 관련해 삶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계란에 바위 치는 심경으로 일상 속 작은 행위일지라도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나눔과 함께함이 국가와 사회를 더욱더 건강하게 할 수 있으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월호 유가족 고 김승환 학생의 어머니 김은숙 씨는 “기록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아직도 살아 움직이고 있구나를 느끼며” 김익한 교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오랫동안 쉬는 신자에서 이제 다시 성당에 다니고 있다며, 아이들을 위해 기도를 부탁했다.
이날 미사 참석자 가운데서도 몇몇이 각자가 기억하는 세월호를 이야기하며, 함께 지난 10년의 기억을 돌아봤다.
'함께 걷는 예수의 길'은 1970-90년대까지 가톨릭 사회운동에 참여했던 활동가와 이후 사회운동을 모색하는 이들이 신앙과 삶을 성찰하는 모임이다. 작년 7월부터 매달 사회와 교회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있는 월례 미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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