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해발 9000미터
- 박춘식
몽골 초원에서 인도로 날아가는
쇠재두루미는
히말라야의 냉기류를 뚫어야 한다
천사들이 만든 동영상인 듯
해발 9000미터에서
두 날개로 끊임없이 기도하며
삼각 화살표를 그린다
그때 쇠재두루미들의 심장 박동은
성당 종소리처럼 태산을 어루만지면서
고풍(高風)으로 찬미의 합창을 부르고 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4월 11일 월요일)
참새의 심장이 얼마나 큰지 모르지만, 어릴 때 손 안에 잡힌 참새의 할딱거리는 진동은 온몸으로 느낄 만큼 콩콩거렸습니다. 새들이 하늘을 날 때 그들의 심장 박동이 얼마나 위대하고 얼마나 진솔한지, 경건한 자세로 묵상하고 싶습니다. 철 따라 이동하는 새들이지만, 쇠재두루미들이 히말라야를 넘어갈 때는 그 심장 박동이 어떤 새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께 열정의 노래를 바칠 때는, 히말라야 백설 산봉우리 위를 나는 쇠재두루미들의 심장을 생각해야지 하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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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