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박춘식

부활 이력서

- 박춘식


자만(自慢) 항상 거만하게 스스로 자랑했습니다

자고(自高) 스스로 높이 여겼습니다

자만(自滿) 스스로 흡족하게 여겼습니다  

자학(自虐) 못난 자신을 스스로 학대하였습니다

자책(自責)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꾸짖었습니다  

자은(自隱) 스스로 감추고 숨기며 부끄러워했습니다

자침(自沈) 스스로 가라앉아 자포자기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둠의 골짜기를 죄다 지우신 다음

- 부활은 항상 현재이다

하시면서 하늘 비자(visa)를 주신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3월 28일 월요일)


부활은 과거를 벗으면서, 오늘 아침 환하게 일어서는 행위입니다. 과거의 늪에 오랫동안 잠겨 있으면, 눈은 늘 침침하고 어둠이 붙어 다닙니다. 그리고 부활은 한 번 치르는 과시용 행사가 아닙니다. 매일 아침 우리는 주님과 함께 부활하면서 새 마음 새 각오로 순간순간 빛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하여 주님께 엎디어 용서를 빌면, 아주 기쁘게 그리고 하얗게 빨래해 주십니다. 주님은 생명이시고 부활이십니다. 오늘 예수 부활 대축일은 강아지에게도 특식을 꼭 주고, 꽃나무에게는 막걸리를 대접하면 믿음의 기쁨이 더 크시리라 여깁니다. <지금여기> 모든 독자님께 부활의 황홀한 은혜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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