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교황 후보 될 무대

2017년 9월 27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중앙)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2)이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에 임명됐다. 이로써 미래의 교황 후보로 오래전부터 촉망 받아온 타글레 추기경이 이후 교황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교황청은 12월 8일 현재 마닐라 대교구장인 타글레 추기경이 인류복음화성 장관이 되어 앞으로 로마에서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류복음화성은 한국을 비롯해 (아직 복음화가 충분하지 못한) 아프리카, 아시아, 대양주 등의 “선교지역”의 교회를 담당하는 교황청 부서로, 전 세계 약 4000개 교구 가운데 약 1/3을 관장한다. 이와 달리 유럽과 남미, 필리핀 등은 주교성에서 맡는다.

지난 2011년부터 인류복음화성 장관을 맡았던 필로니 추기경은 예루살렘 성묘기사단장으로 전임됐다.

아시아인으로 인류복음화성 장관이 된 것은, 인도의 이반 디아스 추기경(2006-11)에 이어 두 번째다.

타글레 추기경은 1982년에 사제품을 받았고, 44살이던 2001년에 이무스 교구 주교가 됐다. (편집자 주- 당시 필리핀 교회는 타글레를 훗날 첫 아시아인 교황으로 만들려고 주교로 만들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진보적임에도 온건한 인품과 영민한 일처리로 베네딕토 16세의 총애를 받으며 세계주교시노드 등 세계교회 무대에 등장했으며, 2012년에 추기경이 됐다. 2013년 교황선거 때는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는 또한 2015년에는 국제카리타스 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국제카리타스 총회는 2013년에 교황이 된 프란치스코 교황하에서, 그전에 보수파의 비판을 받아 왔던 가톨릭 사회복지와 해외원조 등의 진보적 정체성을 정립하고, 엘살바도르의 오스카르 로메로 대주교를 성 콜카타의 데레사 수녀, 성 마르티노 데 포레스에 이어 세 번째 수호성인으로 선언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국제가톨릭성서연맹 회장도 맡고 있다.

한편, 필리핀주교회의가 내는 <CBCP 뉴스>에 따르면 타글레 추기경은 1991-96년에 성직자성 장관을 지낸 호세 토머스 산체스 추기경에 이어 필리핀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교황청의 장관이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타글레 추기경을 로마로 옮겨 일하게 함으로써 그가 교회의 중앙행정부인 교황청 안에서 친교를 넓히고, 그럼으로써 잠재적 교황후보로서 신뢰성을 한층 강화할 기회를 줬다. 타글레 추기경은 또한 가난에서 이주민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회 문제를 놓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며 일하게 된다.

타글레 추기경은 자신의 진보적 신앙을 기존 서구신학의 언어가 아닌 자신의 아시아적 언어로 쉽게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 (적대감이 쌓인 서구의 진보파와 달리) 보수파의 반발이 적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2019/12/08/pope-appoints-philippine-cardinal-tagle-to-global-vatican-post/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