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이주노동도 중요했다"

필리핀의 타글레 추기경이 지난 10월에 있었던 가정에 관한 세계 주교시노드의 언론 보도가 너무 서구 중심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시노드에서는 개발도상국에 중요한 문제들도 많이 제출됐는데 서구 언론들이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 타글레 추기경이 최근 가정에 관한 세계 주교 시노드에 대해 언론사를 상대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 토레스)

마닐라 대교구장인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지난 시노드에서 교황을 대리한 세 명의 공동의장 가운데 한 명이었으며, 내년 9월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세계 가정대회에서 기조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이혼과 동성 결합만 토론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분명히 그런 것이 토론됐다.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관심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중요한 토론 주제들로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배우자와 결혼하는 혼종혼, 가정 폭력, 포르노, 빈곤, 그리고 이주 등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시노드를 마치고 귀국한 뒤 11월 초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비판을 쏟아냈다.

“빈곤 문제를 살펴보면, 이는 고용과 식량, 교육 등과 연관돼 있다. 그래서 이것은 모든 사람의 문제이며 교회만의 문제가 될 수가 없다.”

그는 돈을 벌려고 이주 노동을 하는 것 때문에 가족이 헤어지는 것은 “별거의 또 다른 형태”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사목적으로 돌봐야 이주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가족에게 충실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게 해 주는지.... 그리고 집에 남은 가족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타글레 추기경은 또한 시노드 참석자들을 어떤 부류로 딱지 붙이는 언론의 관행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어떤 이를 진보파다, 보수파다, 전통주의자다, 라고 분류하면 그 사람의 말을 온전히 듣고 이해하는 데 방해 된다.”

“사람은 어떤 부류 하나로 딱 규정할 수 없다. 그리고 특히 사랑, 혼인, 관계 등과 같은 깊고 깊은 신비에 대해 얘기할 때는 그 누구도 어느 한 부류로 규정될 수가 없다. 그렇게 보도하는 것은 대중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는 “언론계는 진짜 완전히 서구 세계가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노드를 취재하러 온) 그 많고 많은 국제 언론인들 가운데 단 한 명도 아시아인 기자가 없는 것을 보고 충격 받았다. 슬픈 일이지만 아프리카 기자도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누가 아시아의 관심사를 보도하겠는가? 시노드 자리에서 제기된 아시아의 목소리를 누가 기사로 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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