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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만, 감히 순교자로 부르고 싶은"한반도 평화기원 미사, 조성만 31주기

조성만 31주기를 맞아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가 봉헌됐다.

가톨릭평화공동체,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민족화해전문위원회와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이 공동 주최한 이날 미사는, 남장협 민족화해전문위원회 남승원, 조성하 신부, 서울대교구 이영우 신부가 공동집전했다.

9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미사를 주례한 조성하 신부(도미니코회)는 “조성만 열사는 벗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것이 어떤 사랑보다도 크다고 하신 예수의 가르침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살았던 분”이라며 “저는 이제 감히 그를 순교자로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강론을 맡은 남승원 신부는 1988년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며, 조성만이 유서에서 군사정부 퇴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미국축출과 한반도 통일을 염원했다고 강조했다.

남 신부는 “1988년은 올림픽만 열린 것이 아니다. 87년 6월 항쟁에 이어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이어진 군사정권에 대항한 민주화운동이 치열하게 계속됐다. 그 상황에서 그해 5월 조성만 형제가 조국통일과 민주화를 염원하며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1988년을 “조성만 형제를 비롯해 노동자, 농민, 학생 등 모두 24명이 국가와 자본의 폭력에 의해 사라진 많은 희생이 있던 해”라며 “그의 죽음으로 대중적인 통일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됐고, 1989년 임수경 씨와 문규현 신부의 방북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조성만 형제는 일기장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되풀이해 썼다”면서 “그는 인간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착취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아닌 인간의 존엄성의 바탕이 되는 세상을 꿈꿨다”고 말했다.

끝으로 남 신부는 남북, 북미 간 정상회담 등을 들며, 조성만이 떠난 뒤 31년 동안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반목과 적대감을 넘어설 때라고 강조했다.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성만 31주기,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가 남승원, 이영우, 조성하 신부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김수나 기자
조성만(요셉, 1964-88)의 아버지(왼쪽), 어머니, 남동생. ⓒ김수나 기자

이날 미사에는 조성만의 가족이 함께했다. 조성만의 아버지 조찬배 씨는 31년 전 이날을 “온 가족이 평온하고, 아침부터 기분이 참 좋았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31년 전 이 시간은 제가 전주에서 올라오는 시간이다. (당시) 오후 7시 뉴스를 접하고 말할 수 없는 비통감으로 올라왔다”며 “(이번에) 오면서 내년에도 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건강이 안 좋다. 저희 가족이 없더라도 조국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성만이를 기리는 마음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통일열사 조성만 30주기 추모사업위원회’는 “조성만과 한반도 평화”를 펴냈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우리신학연구소 경동현 연구실장은 “(이 책은) 신앙으로 기억해야 할 조성만의 삶과 죽음, 그동안 교회가 그의 죽음을 어떻게 기억했는가를 돌아본다”며 “교회가 세상을 향해 말해 온 평화통일이 교회 안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되는가를 다뤘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 통일에 대한 평신도들의 논의를 확장시키는 것이 조성만의 정신과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성만과 한반도 평화", 통일열사 조성만 30주기 추모사업위원회, 도서출판 선인, 2019. (표지 제공 = 도서출판 선인)

조성만(요셉, 1964-88)은 1988년 5월 15일 '군사정권 반대, 양심수 석방, 한반도 통일,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에서 할복, 투신해 숨졌다. 

문정현 신부(전주교구)에게 세례를 받은 그는 명동성당에서 청년회 활동을 했고, 1987년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서울대 화학과 학생이었다. 숨진 뒤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묻혔다.

당시 조성만이 자살했다는 이유로 천주교 장례미사 대신 명동성당 앞에서 고별식만 치러졌으며, 30년 만인 2018년 명동성당에서 처음으로 추모미사가 유경촌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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