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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추모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천주교 열사, 활동가 합동 추모미사, 올해로 마지막
이날 준비위는 합동 추모미사는 올해로 끝나며, 내년부터는 매년 6월 열리는 '민족민주 열사, 희생자 범국민추모제' 때 추모의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수나 기자

천주교 열사, 활동가 29명을 추모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2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봉헌된 추모미사는 김정대 신부(예수회), 남승원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서광호 신부(성 베네딕토회)가 공동집전했다.

추모미사는 지난 1996년 시작돼 올해로 23년째를 맞았으며, 2018년에는 일생을 각 단체와 지역 등 교회 안팎에서 민주화, 인권, 노동권 등을 위해 활동하다 숨진 이들 9명을 포함해 추모해 왔다. 

천주교 열사 추모미사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마치며 앞으로는 매년 6월 열리는 ‘민족민주 열사, 희생자 범국민추모제’ 때 추모의 자리가 마련된다. 

추모미사 준비위 김선실 상임대표(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는 “23년이 지나는 동안 함께 활동하고 추모미사에 참여했던 이들이 돌아가시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단체별로 기일에 추모미사나 위령미사를 봉헌하게 됐다”면서 이에 “(합동 추모미사보다는) 각 단체별로 관련된 열사나 활동가, 회원을 추모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상임대표는 “합동 추모미사는 올해로 끝나지만 우리의 추모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매년 6월 열리는 ‘민족민주 열사, 희생자 범국민추모제’의 사전행사로 천주교 열사, 활동가를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는 (왼쪽부터) 김정대, 서광호, 남승원 신부가 공동집전했으며, 천주교 열사, 활동가 29명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려졌다. ⓒ김수나 기자

이날 강론에서 남승원 신부는 “성 골롬바노 축일 행사에서 미사도 잘 드리고 식사도 잘하시고 가신 여든 살 아일랜드 선교사 신부님이 다음 날 뇌출혈로 쓰러진 채 발견돼 새벽에 수술을 받으셨다”면서 “이 일을 통해 그동안 매년 합동미사에 참석했지만 제가 과연 열사, 활동가들의 가족이 그들과 이별하던 순간을 정말로 느끼고 있었던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남 신부는 “가족, 친지, 동료들이 이별할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생각하면서, 한 분 한 분의 사진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이분들과 함께했던 기억, 나눴던 생각과 말, 그분들에게 받은 영향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이정순 열사와 유재관 열사의 가족도 참석했다.

이정순 열사는 1991년 연세대 정문 앞 철교 위에서 “공안통치 종식, 노태우 퇴진”을 외치며 39살 나이로 분신 뒤 투신했다. 당시 열사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홀로 1남 3녀를 키우며, 독실한 신앙생활 속에서 예수의 희생정신에 감화된 글들을 남겼다.

이정순 열사의 여동생인 이옥자 씨(아가다)는 “언니가 돌아가시면서부터 여성공동체와 천정연에서 언니의 글을 찾아 재조명할 수 있게 도와주셨고, 언니의 숭고하고 고귀한 뜻을 우리에게 많이 심어 주셔서 처음에는 너무 슬펐지만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미사에 많이 참석하지 못해 매우 죄송하고, 활동가들이 도움을 주셔서 너무나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정순 열사의 여동생 이옥자 씨(아가다), 열사의 큰딸인 공세옥 씨(소피아)가 추모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김수나 기자

이정순 열사의 큰딸인 공세옥 씨(소피아)는 “열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분들이 있어서 이 세상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열사들은 지금 주님과 함께 많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늘에서 제 엄마도 저를 보고 많이 기뻐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 남녀 수도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 사회교리 동문회 ‘더 나은 세상’,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회원 단체 등 17개 단체와 전국민족민주 유가족협의회, 민족민주열사 추모연대, 평화연대 등이 참석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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