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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계약[구티에레스 신부] 2월 18일(사순 제1주일) 마르 1,12-15

오늘은 사순 제1주일이다. 우리 신앙의 중심인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때다. 지금은 회개의 때이며 희망의 때다.

광야: 시험과 만남의 자리

마르코 복음서는 우리에게 처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한다. 1장 12-13절에서 마르코 사가는 예수님이 광야에서 지낸 사십 일을 매우 간결하게 묘사한다. 그러나 마태오 복음은 이 주제에 관해 대조적으로 길게 표현하고 있다. 마르코는 늘 그런 것처럼, 말을 아끼고 있다. 성령은 예수님이 사명을 수행하기 시작할 때부터 함께 있다. 광야로 예수님을 데려가 사명을 준비시키는 것이다(마르 1,12-13).

성서에서 사막은 시험을 받는 자리이며 동시에 하느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곳에서는 우리의 인간적 욕구가 거의 채워질 수 없고, 황폐한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생명을 얻기 위해 싸우게 만들며, 의지는 약화되고 우리는 점점 더 어떤 구원의 가능성에 매달리기 쉽게 된다. 약속된 땅으로 가는 길에 혹독한 사막과 마주친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 억압 받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깊은 침묵의 사막은 또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특혜의 장소다. 일상의 소요에서 벗어나 사막에 이르면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에 더 좋은 조건이 되고, 말씀은 우리 안에 굳건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증언하는 모든 사명은 사막에서 준비되어야 한다. 죽음이 가까이 와 있는 사막에서 우리는 살려는 의지를 분발시키고 친교에 대한 갈증을 불러일으키는 고립을 경험하게 된다. 오늘날 하느님 나라를 증언하는 많은 사람들의 영은 고난과 어려움, 적대감 속에서 주님을 따름으로써 양성되고 있다. 이 증인들은 그리스도의 죽음이 그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었음을 안다(1베드 3,18-19).

어둠에 잠긴 시나이 광야와 홍해. (사진 제공 = 수해)

모든 생명과의 친교

창세기 구절은 우리에게 계약의 의미를 알려 준다. 홍수로 모든 것이 파괴된 후, 하느님은 동물의 생명을 포함하는 모든 생명과의 계약을 확인한다(마르코 복음서 역시 동물을 언급한다). 계약은 모든 살아 있는 피조물들과 맺어진다(창세 9,9). 이것은 강조할 만한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과도한 인간 중심의 관점은 하느님의 계획에서 다른 형태의 생명들을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인간 존재를 만물의 영장으로 바라볼 때에 우리는 창조세계의 중요성과 거기에 합당한 존중을 잊어버리게 된다. 인간적이 아닌 것은 모두 구원의 역사 바깥에 있는 것 같이 보인다. 동물의 생명을 경시할 때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육체적 혹은 물질적 생명을, 자주 그래 왔던 것처럼, 종교 차원에서 과소평가하게 된다.

그러면, 인간의 몸 역시 하느님 계획 바깥에 있다고 여긴다. 우리 자신을 육화하지 않은 심령쯤으로 축소시키면,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필요로 하는 음식, 건강, 주택 등에 대한 관심을 쉽게 잃어버린다. 이러한 매일의 필요들은 우리에게 도전하기를 중단한다. 왜냐하면 긴급한 필요들은 우리가 바로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동물의 생명과 공유하는 측면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창조세계를 파괴하면서―아무리 종교적 이유라 해도― 우리는 자신들을 파괴하는 것이며, 세례를 통하여 우리가 그리스도의 부활한 몸속에 통합되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게 한다(1베드 3,21).

이런 관점은 우리의 성서에서 찾아볼 수 없다. 노아의 방주에서는 인간 존재뿐만 아니라, 거룩한 하느님의 요청대로, 동물들도 사람들과 함께 생존한다(창세 9,10-12). 창세기의 이러한 관점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가 믿고 있는 하느님이 생명에 관하여 보편적이고 철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바오로 사도는 그 유명한 구절에서 창조세계 전체가 해방을 기다리고 있다고 우리에게 말한다(로마 8,21-22).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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