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대형 수익사업 주축

이학노 몬시뇰, 박문서 신부가 인천, 국제성모병원 경영에서 물러났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12월 26일자 사제 인사(관련 기사 https://goo.gl/VUxziX)로 그동안 국제성모병원을 운영하는 인천가톨릭의료원 부원장으로 일해 온 박문서 신부를 휴양 조치했다.

이 밖에도 박 신부는 학교법인 인천가톨릭학원 사무총장, 인천성모병원 행정부원장직에서도 해임됐다.

앞서 12월 초부터 <뉴스타파>는 박 신부가 “본인 개인 명의의 회사를 만들어 병원 측과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 “국제성모병원 엠티피몰(의료테마파크몰)에 입점해 있는 신약개발 업체 주식을 대량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인천교구가 20여 일 만에 박 신부를 병원 경영에서 물러나게 한 것이다.

박 신부와 함께 인천, 국제성모병원 경영을 지휘해 온 이학노 몬시뇰(인천가톨릭학원 이사장 대리, 인천가톨릭의료원장, 인천성모병원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은퇴한다.

이학노 몬시뇰은 현재 만 71살이다. “몬시뇰”이란 주교급 의전의 대우를 받는 고위 사제의 호칭이다.

교구는 이번 인사 발령의 이유나 취지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박문서 신부의 휴양 인사 발령을 ‘징계’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천주교 사제의 ‘휴양’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사제가 교구장에게 신청하거나 교구장의 명령을 받고 쉬는 것을 말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이번 인사 발령의 이유와 취지에 대해 묻고자 인천교구 홍보 담당 사제와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12월 26일 오후 4시 30분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교구 사무처 홍보실 직원은 인사 발령에 대해 더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며, 12월 27일에 정기 인사 발표도 예정돼 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인천성모병원. ⓒ강한 기자

"철저한 개혁 가능할지 의문"

인천교구의 위원회에 참여하는 한 평신도는 이번 사제 인사에 대해 “철저한 내부 개혁을 바라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이학노 몬시뇰의 후임으로 인천성모병원장 겸 인천가톨릭의료원장으로 임명된 홍승모 신부(인천가톨릭대 신학대학장)에 대해, 관리 능력이 있으니 임명됐겠지만, 신학교 교수 사제가 병원 개혁을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주변 신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 국제성모병원 경영진으로 새로 임명된 사제들은 교구장의 측근들로 봐야 한다며, 병원의 문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인사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문서 신부가 맡고 있던 세 직책인 인천가톨릭학원 사무총장에는 정봉 신부(부개동 본당 주임)가, 인천성모병원 행정부원장에 고동현 신부(국제성모병원 관리부장)가, 국제성모병원 행정부원장에 남상범 신부(인천가톨릭대 신학대학)가 각기 임명됐다. 또한 마리스텔라 부원장인 연정준 신부는 원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한편, 인천성모, 국제성모병원 정상화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12월 27일 오전 인천교구청 앞에서 두 병원의 불법, 비리 의혹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12월 26일 보도자료에서 “그동안 언론을 통해 각종 비리와 불법에 연루의혹이 제기된 박문서 신부의 불법, 부당행위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관련자에 대한 처벌, 이에 대한 공식사과, 재발방지대책 등의 입장표명 없이 보직을 해임한 것은 이번 인사발령으로 사건의 꼬리를 자르고 적당히 무마해 사건이 더 커지는 것을 막아 보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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