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박문서 부원장 신부 개인 회사와 내부거래”

“인천교구 산하 병원인 국제성모병원의 경영을 사실상 책임지는 신부가 본인 개인 명의의 회사를 만들어 병원 측과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는 <뉴스타파> 12월 4일자 보도에 대해 시민단체가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등 33개 단체가 모인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12월 5일 성명을 내고 사법당국은 <뉴스타파>가 보도한 “국제성모병원의 비위 의혹에 대해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날 저녁 인천성모, 국제성모병원 정상화 인천시민대책위원회도 천주교 인천교구청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교구에 “성모병원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2015년 9월부터 인천교구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교구를 향해 인천성모병원과 국제성모병원이 노동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돈벌이 경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는 국제성모병원을 운영하는 인천가톨릭의료원 부원장 박문서 신부(인천교구)가 “2013년 7월 지주회사인 (주)엠에스피를 설립하고 2개월 뒤인 9월, ‘엠에스피’라는 이름이 들어간 4개의 자회사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 중 한 곳인 엠에스피생활건강(현 브리스헬스라이프)은 국제성모병원과 병원 옆에 있는 의료테마파크몰(엠티피몰) 내의 마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또 다른 자회사인 엠에스피씨앤에스(현 지앰에스)는 국제성모병원 주차, 외래수납, 응급수납, 콜센터, 보안, 미화, 의료정보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 등”을 맡고 있다.

<뉴스타파>는 “엠에스피생활건강과 엠에스피씨앤에스가 사실상 박문서 신부 소유의 회사”라며 “이 두 회사의 모회사인 엠에스피는 1인이 100퍼센트 주식을 소유한 기업인데 그 소유자가 박문서 신부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썼다.

이어 “두 자회사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엠에스피생활건강과 엠에스피씨앤에스의 지분은 모회사인 엠에스피가 70퍼센트, 나머지 30퍼센트는 박문서 신부가 개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엠에스피에는 엠에스피코스메틱, 엠에스피이앤이 등 모두 8개 자회사가 있다.

또한 <뉴스타파>는 “김경율 회계사에게 의뢰해 주요 대학 5개 병원의 의료수익(매출) 대비 외주용역비 비율을 비교해 본 결과 국제성모병원은 다른 병원보다 외주용역비 비율이 서너 배 높게 나타났다. 서울대교구 산하 성모병원들의 외주용역비 비율과 비교했을 때도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국제성모병원의 공식 입장을 듣고자 12월 6일 오후부터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8일 오후 4시 현재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사진 출처 = <뉴스타파> 동영상 갈무리)

“개인 명의의 ‘비밀 자회사’ 매우 유감,
병원의 투명한 공개입찰 일반화돼 있어”

한편, 우석균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부대표는 이번 논란에 대해 “가톨릭 병원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유감스럽고, 비난을 당해 마땅한 일로 보인다”고 12월 7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우 부대표는 “가장 깨끗해야 할 가톨릭 병원이 투명하지 않고 비리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는 방식을 택했다”고 의아해 했다.

우 부대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는 <뉴스타파>가 지적한 회사들에 대해 “병원이 일종의 ‘비밀 자회사’를 운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가톨릭 병원에서 (외주용역을 맡기더라도) 투명한 공개입찰은 일반화된 지 오래됐다고 알고 있다. 다른 병원들도 일반적 추세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며,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 병원 내부자 개인 명의의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는 최근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천주교 서울대교구 산하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100퍼센트 출자해 만든 (주)평화드림은 학교법인 산하기관인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 가톨릭대 8개 부속병원 등의 구매, 서비스 수요를 자체 충족해 외부로 유출될 비용을 학교법인과 교회 내부로 환원하고자 한다고 목표를 밝히고 있다. 또한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산하 병원들의 통합 전산 시스템을 운영하는 (주)평화is도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지원 산업체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 부대표는 “평화드림의 수익은 가톨릭 법인으로 간다는 것”인데, 이런 방식이 아니라 국제성모병원이 일종의 ‘비밀 자회사’를 운영했다면 “비영리 법인의 수익을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외부로 빼돌리는 통로가 되고, 비리와 세금 탈루의 의혹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력 외주용역을 한 것 등 업무 성격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가톨릭 병원이 노동자들을 사실상 직접 고용했지만, 간접 고용을 취함으로써 노동자 권익을 침해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외주용역을 맡기는 병원의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다. 우 부대표는 “용역업체에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간접고용의 불안정성뿐 아니라 수수료를 과다 책정하는 문제”라며 “병원이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몰아가 이익을 얻고, 한편으로 일종의 ‘비밀 자회사’를 통해 수수료 이익을 얻었다면 이중착취 아닌가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 부대표는 병원 안에서 건강 관련 물품 등을 파는 외주회사가 운영됐다면, “병원이 영리형 부대사업을 통해 환자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한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 성격도 문제인데, 그것을 일종의 '비밀 자회사'로 운영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고 납득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덧붙였다.

12월 5일 오후 천주교 인천교구청 앞에서 인천성모, 국제성모병원 정상화 인천시민대책위원회가 촛불문화제를 열고 "성모병원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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