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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명 타는 KTX, 안전 담당은 1명”염수정 추기경, "KTX 승무원문제 해결 위해 기도"

“누군가는 이 자리에서 ‘이것이 잘못됐으니 바로 잡아 주십시오’라고 말해야 한다. 이 일이 어떻게 풀릴지 앞이 안 보였지만 여기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카타리나)은 “우리가 제대로 바꿔야 모든 이들의 노동환경을 끌어 올린다”는 생각으로 11년, 오늘로 4151일을 버텼다고 했다.

그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취업 사기라는 개인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승무원이 (철도공사에) 직접 고용되지 않으면 천여 명이 타는 KTX에 안전을 담당하는 승무원은 단 한 명뿐이니, 국민에게 돌아갈 피해를 바로 잡기 위해서도 이 문제는 꼭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부에서는 힘들게 시험 봐서 들어온 사람도 있는데, 비정규직으로 들어와서 그냥 정규직이 되려고 한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누구도 이런 방식으로 들어오고자 하지 않았고, 그 방법밖에 없었다”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정말 나쁜 사람은 비정규직을 만들고 외주 위탁을 하는 자본가, 사업가인데, 우리끼리 편을 가르고 계급처럼 여기지 말고 다르게 봐 달라”고 부탁했다.

또 김승하 씨는 “오래돼서 잊히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냐고 놀라는 분도 있는데, 아직 기억해 주시는 분 중에 종교인들이 많다”고 했다.

KTX 해고 승무원 문제를 위한 종단별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그 첫 번째로 7월 10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서울역 대합실에서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 유경촌 보좌주교를 비롯해 교구 사제 12명이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했으며, 수도자와 평신도 등 120여 명이 함께했다.

   
▲ KTX 승무원 해고자들은 1, 2심에서 승소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했다. 이 대법 판결은 2015년 최악의 판결로 뽑혔다. ⓒ배선영 기자
2004년 4월 KTX가 개통할 때 철도청(지금의 코레일)은 KTX 1기 승무원을 뽑으면서 '준 공무원 대우, 철도청이 공기업으로 전환해 철도공사가 되면 정직원이 될 것'을 약속했지만, 승무원들은 자회사의 계약직이었다. 2005년 승무원들이 자신들을 교육하고 업무를 지시하는 코레일이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하며 파업하자 코레일은 이들을 해고했다.

2008년 해고자 중 끝까지 남은 34명이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 2심에서 이겼으나, 2015년 2월 대법에서 패소했다.

그 결과 이들은 1-2심 소송기간인 4년간 고용된 것으로 인정돼 코레일에서 받았던 임금과 소송비용을 반환해야 했다. 1인당 8640만 원. 이자만 월 약 100만 원. 대법 판결이 있고 얼마 뒤 가족에게 피해가 갈 것을 걱정해 해고노동자 중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론에서 정수용 신부는 KTX 승무원이 해고되고 투쟁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2015년 1, 2심을 뒤집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승무원의 업무는 안전이 아닌 서비스만 담당하기에 외주 위탁이 가능하고 따라서 본사 정규직 아닌 하청 소속 비정규직도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 명 정도 타는 KTX에서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은 철도공사 소속 정규직 1명뿐이고 여승무원은 누군가 쓰러지거나 사고가 나도 안전은 본업무가 아니니 서비스만 한다는 지극히 편협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정 신부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공동선을 이루겠다는 간절함이 이들로 하여금 20대 꽃다운 청춘을 바치게 했다”며 미사가 끝난 뒤에도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미사 끝에 발언에 나선 김승하 지부장은 “촛불이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전향적 해결을 철도노조와 협약했기에 조금씩 희망이 보이고 있다”면서도 이 문제가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됐음을 상기했다. 그는 “자신의 방은 치우지 않아도 KTX 화장실을 열심히 닦을 정도”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했는데, 철도공사가, 나라가 짓밟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다가 KTX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끊어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제 “정부, 철도공사가 답할 때”라며 이 문제가 해결돼야 승무원이 안전업무를 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7월 10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한편, 미사에 앞서 염수정 추기경은 해고 승무원을 만나 위로했다. 김승하 지부장과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정미정 총무(펠리쿨라)가 같은 날 오후 서울대교구청에서 염 추기경을 만났다.

김승하 씨는 염 추기경이 앞으로 지지하고, 이 문제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며 고마워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모두 함께 협의하고, 서로의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며 “어떤 경우에도 가정이 깨지거나 사람을 압박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들에게 “선의의 뜻과 온유한 마음으로 스스로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하길 바라며, 모든 일이 소통을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마음을 모으겠다”고 했다.

KTX 해고 승무원 문제를 위한 종교계 기도회, 토크 콘서트는 계속 이어진다. 11일에는 개신교, 12일 성공회 기도회가, 13일에는 불교 법회가 있다. 18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에는 이정미 국회의원(정의당)이 토크 콘서트에 나온다. 장소는 서울역 대합실이다.

해고 승무원들은 매주 월요일과 일요일 서울역에서, 목요일에는 부산역에서 1인 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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