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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에 바란다약자, 노동자, 가난한 자의 대통령 되길

대선 다음 날인 10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가 인터뷰한 각계 천주교 신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에 약자, 노동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요청했다. 또 국민과의 소통, 남북 긴장의 완화와 화해, 평화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 그는 1342만 3800표(득표율 41.08퍼센트)를 얻었고, 이번 대선 투표율은 77.2퍼센트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가 당선인으로 확정한 직후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세례명 티모테오)이기도 하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지난 정부들에서 생산성과 효율성만을 추구한 정책으로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지적하며, 새 정부에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 정책’을 바랐다. 구체적으로 비정규직 문제, 최저임금 인상, 직접 고용 원칙 등을 이야기했다.

이어 콜트콜텍, KTX, 쌍용차, 삼성 반도체 등의 사업장에서 노동자의 투쟁이 1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노동문제에 철저히 무관심했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 이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했다.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김검회 사무국장(엘리사벳)은 대선 결과를 보고 촛불민심이 반영돼 다행이라면서도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정권에서 18살로 투표연령을 낮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 부산교구 정평위원이었고, 그가 뒤에서 뭔가를 숨기지 않는 진실된 사람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해 왔던 대로 세월호나 비정규직 노동자 등 아파하는 이들의 열망을 담아서 충실히 이행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 씨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다시 시작”이라며, 현재 여당이 과반이 안 돼 힘들고 욕도 많이 먹을 것이라 촛불민심이 계속되려면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새 정부를 지지하면서도 견제와 감시 역할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4월 16일, 문재인 후보가 명동성당 앞에서 악수를 청하는 이들과 인사 나눴다. ⓒ왕기리 기자

현재 성주에서 사드 반대 투쟁에 함께하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정의평화위원장 황동환 신부는 합의문서 없이 구두로 이뤄진 사드 배치 절차가 불법이므로 새 정부의 국방장관이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사드 배치를 중단시키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황 신부는 또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 개성공단 재개 등을 새 정부의 과제로 들었다.

성주와 대구 등에서 여전히 보수표가 많았던 것에 대해 황 신부는 86퍼센트였던 콘크리트 지지가 55퍼센트로 줄었으니 이 정도면 균열이 나는 중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김명자 한국 가톨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세종대왕께서 민가를 시찰하며 진정한 백성의 소리를 들었던 것처럼 제도나 형식을 벗어나 국민의 소리를 듣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소망을 갖는다”며 “제도, 형식을 거쳐서 올라가는 민의는 걸러지고 희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새 정부가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 특히 여성에게 힘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혼을 원하지 않고,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이 많다”며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에 주력해 (문 대통령이) 정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은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 그리고 남북의 소통, 화해, 협력을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문 대통령이 백남기 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묻겠다고 후보 시절에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이 땅의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농업을) 챙기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혜숙 씨(체칠리아)는 세월호참사뿐만 아니라 스텔라데이지호 사건 등 ‘생명에 관한 문제’가 쌓여 있다며, 미수습자 수습과 함께 참사 진실 규명, 사드 문제 등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들이 우선순위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만에 돌아온 민주주의”라며,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아들 성호 군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이들은 단원고 희생자들이 살아 있었다면 그들이 이번에 첫 투표를 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정 씨는 “국가의 힘은 국민에 있고, 사람이 중심이 되고 먼저여야 하는데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새 대통령이 “국민을 지키는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사람다운 대통령으로 존경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지난해 성탄, 삼성 직업병 피해자를 위한 미사에서 삼성 LCD 직업병 피해자 한혜경 씨(아델라)가 말하는 모습. ⓒ강한 기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10일 “새 대통령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굳건히 뿌리내리며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발전을 이뤄 나가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시기를 기도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김 대주교는 “사회적 약자들도 인간 존엄성과 품위를 누릴 수 있는 나라,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제약받지 않고 자신의 뜻을 당당히 표현할 권리를 보장받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국토의 균형발전, 인사 탕평책, 남북이 화해하며 공존할 수 있는 국정 철학과 전망 제시를 요청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10일 발표한 메시지에서 “우리 사회는 어느 때보다 국민 통합과 개혁의 열망이 가득하다”며 “부디 ‘모든 이의 모든 것’(1코린 9,22)이 되는 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그래서 문 대통령을 지지한 국민이든, 지지하지 않은 국민이든 그 마음을 헤아려주는 지도자와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 대통령이 “특히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잘 배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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