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50대 초반이며, 독립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17년 전에 정신과적 어려움으로 보호의무자에 의해 첫 입원을 하였지만 그 이후 한 번도 입원하지 않고 일상을 지내왔다. 그러던 중 작년 말 가족과 집주인에 의해 위기상황(집의 청결상태, 건강상태 등)이 포착되었다. 이들은 동주민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A씨의 집을 방문하여 면담한 결과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결국 가족들은 사설 응급환자이송단에 의뢰하였고, A씨는 집에서 상당히 거리가 떨어진 B정신병원에 강제입원이 되었다.이는 최근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에
나는 농사일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적극 일에 뛰어들 형편이 아니다 보니, 알아서 잘하겠거니 신랑한테 믿고 맡기는 게 속이 편하다. 하지만 내가 굉장히 절박함을 가지고 달려드는 농작물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고구마! 시골에 살면 고구마가 지겹고 시시하지 않냐고?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전~혀 그렇지 않다. 내 경우엔 시골에 살면서 비로소 고구마의 참맛과 가치를 알게 되었다.왜냐, 고구마를 심고 싶어도 심지 못하던 시절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 합천에 살 때는 멧돼지 때문에
- 육아일기 시즌 1을 마무리하며누구나 잘하는 게 하나는 있다고 하는 말을 위안처럼 여기고 살았다. 그래서 당신은 무엇을 잘하십니까? 하는 질문에 답하고자 나름대로 애썼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때로는 웃으면서, ‘정말 하나도 없네!’라고 애써 명랑하게 답했는데, 그러고 나면 어느덧 슬퍼졌다. 겸손해서가 아니고 진심으로 잘하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잘하는 게 있을까. 그런데 이번 생은 이미 너무 지나쳐 왔잖아.’ 하며 한탄하다가 ‘예전에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이었더라? 왜 그걸 찾아내고 꽃피우지 못했을까?
새벽 6시 안개가 짙게 깔린 산길을 1시간 반가량 걸어 카르체리 에레모 성지에 도착했다.10년 만에 또 찾은 이곳 성지 입구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이 나를 반겼다.성인은 중세교회의 암흑 같은 현실에 가난을 통한 희망을 선사했다.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교회에도 성 프란치스코의 가난을 꿈꿔 본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26개월이 된 다나. 이제 제법 말을 한다. 낱말 몇 개 조합하는 수준으로 하고 싶은 얘긴 거의 다 전달을 한다. 심지어 얼마 전부터는 말로 일기라도 쓰는 듯이 며칠 사이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 주고는 하는데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다나야 코, 콩, 아야, 아빠 후후후, 엄마아~ 애앵앵, 뽀빠 흥! 딱지, 다나야 코, 콩 없다, 엄마 야호!"이게 뭔 소리인가 하고 미간을 찌푸리는 분이 계실 것 같아서 그때 당시 상황을 최대한 상세하게 되살려 보겠다.그러니까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다. 완두콩을 한 바구니 따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벽보가 장안의 화제입니다. 페미니스트를 표방한 신지예 후보의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그에 대한 비방과 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강남을 중심으로 신지예 후보의 선거벽보 훼손 사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정 후보의 선거 벽보가 이렇게 집중적으로 훼손되고 있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기도 합니다. 놀랍게도 후보자의 선거벽보 훼손 이유가 단순히 신지예 후보의 표정이 시건방지고 오만하다는 것입니다.저는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정치 포스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후보들의 정치 포스터에서는 차별성
다음 날, 대회장으로 시간 맞춰 가느라 새벽부터 서둘렀다. 우리 집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이상 걸리는 곳이다. 남편이 가방에 물과 바나나, 과자류를 담는 사이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복싱 물품을 챙겼다. 때릴 때 내 주먹을 보호해 주는 손목 붕대 한 묶음, 이가 부러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마우스피스(착용 순간 입이 튀어나와 버려 한층 못생겨지는 마성의 장비), 암만 뛰어다녀도 발바닥이 안 아픈 복싱화(짧은 다리를 강조해 주는 디자인으로 신자마자 벗고 싶어지는 애증의 신발), 타이츠와 티셔츠, 그밖에 필요한 기타 등등까지 꼼꼼하게 챙
가진 자들이 말합니다. "가난은 나랏님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사람이 먼저'인 정부에서조차 가난은 심화되고 있습니다.야훼 하느님은 일관되게 말씀하십니다. 하늘나라는 부자들의 나라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나라라고.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교회에서 말하는 하느님나라의 기쁜 소식은 아편에 불과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사진작가
이탈리아 곳곳마다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그런 도시에서 벗어난 이곳 리미니 오스페달레토의 전원은 너무도 고요하다.일상의 속도를 낮추어 자연과 함께하라고 우리를 초대한다.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밀은 조용히 익어 가고 있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루피노이름 없는 들풀들을 사랑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늘을 쳐다봅니다.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젊은 사람이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꽤 흥미로운 일인 것 같다. 어떤 분은 젊은이가 신학을 공부한다고 하니 수녀원에 들어갔던 사연이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셨다고 해서 크게 웃었다. 평소에 왜 신학을 공부하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고, 스스로 자주 묻기도 한다. 특히 공부가 힘들 때 말이다. 가끔 곰곰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어쩌다가 이 공부를 하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아마도 10살 때 즈음의 일이다. 어떤 친구가 수녀님에게 질문했다. “수녀님, 하느님은 여자예요, 남자예요?
'버닝'은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시' 뒤로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올해 칸 경쟁부문에 또 올랐다. '밀양'의 여우주연상, '시'의 각본상에 이어 이제는 그랑프리 차례라는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이창동의 연출력은 그동안 만든 5편의 비범한 작품들로 증명이 되었고, 할 말은 한다는 논란의 배우 유아인에 대한 호불호가 어떻든지 간에 연기력 하나만큼은 깔 데가 없다. 명감독과 명배우, 게다가 원작도 무라카미 하루키라지 않나.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
부처님 오신 날,엄마는 몸과 마음을 다하여 기도를 드립니다.이 세상 어느 곳에도억울한 사람이 없기를이 세상 어느 곳에도전쟁고아가 없기를이 세상 어느 곳에도사회적 약자들의 눈물이 없기를이 세상 어느 곳에도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심이 손 닿지 않는 곳이 없기를 장영식(라파엘로)사진작가
‘정신건강’ 혹은 ‘정신질환’을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치료’의 이미지가 따라온다. 치료와 관련된 부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치료 후의 일상으로 복귀한 정신장애인의 ‘평범한 삶’에 대해선 너무나 쉽게 잊어버린다. 자신이 거주하고 싶은 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취미와 여가를 즐기고, 친구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며, 원하는 직장을 얻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이는 대한민국에 사는 한 사람의 ‘시민’이라면 그 누구라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기본 ‘권리
올해 환갑을 맞아 지인들과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하고 있다.2000년 전에 거대한 제국을 건설한 로마인들의 자취가 아직도 살아 숨쉬는 'Foro Romano'(고대로마의 중심지)를 방문했다.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그들 삶의 흔적을 대하니 가슴이 설렜다.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직각으로 내리쬐는 강렬한 햇살과 수많은 발걸음으로 인한 건조한 흙먼지 속에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이곳에 매혹될 수밖에 없었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
강아지 별어미가 물려 주는젖꼭지를강아지들이 빨아 댑니다.쭉, 쭉,기운찬 힘을 쓰자먼 하늘의 빛살들이 빨려 오더니뒤이어환한 빛 덩이들이 이끌려 옵니다.그리하여강아지들 하나하나의별이 됩니다.- 성명진, “걱정 없다 상우”(문학동네, 2016) 중.강아지들의 첫 자리다. 갓 태어나 엄마 젖을 빤다. 그런데 엄마 젖을 쭉쭉 빠는 기운찬 힘에 먼 하늘의 빛살과 빛 덩이까지 이끌려온다. 살겠다고 젖을 빠는 힘이 별을 불러온다. 생명이 지닌 힘이다. 생명의 힘이 저 먼 별빛을 끌어당긴다. 그 별 하나하나는 소중한 생명 하나하나를 지켜 주겠지.
하루하루 생업의 노동을 감사하게 받아들입니다.얻어먹을 수 있는 힘이 있다면그 또한 축복이란 말씀을 새기며하루의 노동을 위해 건강한 몸과낙관의 마음을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그는 생업의 현장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으로노동의 하루를 열며 행복한 자족의 삶을 삽니다.그의 낙관은 현재의 삶으로부터 비롯됩니다.현재는 바로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