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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는 것처럼/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늘벗 2019-08-10 04:47:04 | 조회: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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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만을 사랑하는 이는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를 미워하는 이는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이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도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요한 12,24-26 참조)’

이렇게 모든 신앙인은 생명을 선택하도록 요청받는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희생으로 산다는 것일 게다. 사실 예수님을 섬기려는 이는 자기 뜻대로가 아니라 그분께서 사신 것처럼 살아야만 한다. 숨을 쉰다고 다 살아 있는 게 아니다. 마음을 열어 고통 받는 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이가 진정 살아 있는 이다. 생명의 싹을 키우려면, 욕망을 버리고 사랑을 심어야 하리라. 남을 위해 헌신적인 자신만의 죽음은 새 생명이 태어나는 출발일 게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떨까? 희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을 낮추는 이를 오히려 어리석게 여긴단다. 희생하지 않으면 밀알이 썩는 이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 죽어서 썩지 않으면 하늘에서 주어지는 성령의 생명력을 얻을 수 없을 게다. 스스로를 희생하지 않는데 어찌 기쁨이 자신과 이웃에게 주어질까? 그러니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열성으로 실천해야만 한다. 선을 행하려는 그 뜻 말고, 내가 무언가를 얻으려는 ‘다른 뜻’을 결코 가져서는 안 되리라.

세례 받은 신앙인으로 삶을 살면서 예수님의 계명을 따른다는 것은 그분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그렇게 그분 뜻대로 베풀다 보면 내가 바닥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사실 주변에는 늘 자기만 생각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챙기려는 이들이 적지 않기에. 한 면만을 보면 그런 이들이 편안하게 손해도 보지 않고 사는 듯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생각해 보면, 그들의 삶이 결코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에 동의하리라.

그러기에 ‘정녕 버림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는다.’는 엄연한 진리에 주목해야만 할 게다. “자기만을 사랑하는 이는 정녕 목숨을 잃을 것이고,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만일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없었더라면, 세상은 지금보다는 더 어두웠으리라. 사람이 손을 쥐고 어미 배 속에서 나오지만, 세상 떠날 때에는 손을 편단다.

곧 손을 펴지 않으면 죽음 뒤의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는 이치이다. 그래서 죽음 앞에 모든 것을 버리고 움켜진 그 손을 짝 펴는 게 아닌지? 우리의 삶 자체가 바로 이렇게 손 펴는 연습이고 훈련이리라. 이러한 삶을 사는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자연 얻게 되리라.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십시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이 세삼 새롭게 다가온다.

오늘 우리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는 진리대로 자신을 봉헌한 라우렌시오 성인을 만난다. 당시 교회는 가난한 이들께 많은 자선을 베풀었다. 로마의 일곱 부제 중 수석이었던 그도 가난한 이들에게 많은 자선을 베풀었다. 더 많이 나누려고 미사 때 사용하는 성작들까지 다 팔았다. 로마의 박해자들은 그에게 교회 보물을 달라는 요구에 성인께서는 그것들을 주겠다하고는, 사흘 뒤 그것 대신에 가난한 이들을 바로 교회의 보물이라고 소개하였다.

2019-08-10 04: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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