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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례는 구약과 신약의 인수인계식/주님 세례 축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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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벗
등록일
2020-01-12 11:36:01
조회수
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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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jpg (505764 Byte)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시려고 요르단 강으로 요한을 찾아오셨다.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어떻게 제게 오십니까?”라며 굳이 사양하였다. 예수님께서,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여라.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이루어진다.”라고 대답하셨다. 그분께서 세례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시자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 위에 내려오시는 것이 보였다. 그때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 왔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구약과 신약의 인수 인계식이 조촐하게 열리는 요르단 강가 모습이다.

이 인수인계의 세례식에는 성부 하느님의 음성과 세례 받으신 성자 예수님과 당신 위에 내려오는 비둘기 모양의 성령이 있었다. 그야말로 지상에서의 최초의 삼위일체가 실현되고 있었다. 이 삼위일체의 출현으로 신구약의 인수인계가 이루어졌다. 천지창조 이전부터 말씀으로 계셨던 하느님, 그분께서 이제 스스로 빛으로 성자의 직함으로 오신 예수님, 요르단 강가에서의 세례로 요한과 인수인계를 하였건만, 세상은 아직 그분을 빛이나 말씀으로 알아보지를 못하였다.

아무리 큰 어둠도 아주 작은 빛을 받아 함께하려고 하지 않는다. 빛이란 게 본래 요상하게도 어둠을 꿰뚫어 버리는 본질이 있다. 빛이 오면 그 자리를 내어준다. 아니 내어 주어야만 한다. 그렇지만 그 빛이 빠져나가면 그 자리에 어둠이 그대로 드러난다. 본래 있었던 게 드러나는 것이다. 이렇게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한다. 어둔 밤도 새벽이 오면 자리를 비킬 수밖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로 같은 삶의 여정에서 누구의 인도를 받으며 길을 걷는지? 이 세상 풍파를 헤쳐가면서 누구 사랑을 받는지를? 주님께서는 어둠을 사르는 온화한 사랑의 빛으로 우리를 감싼다. 맑고 청정 지역에서는 빛이 더 잘 보인다. 초롱초롱한 반짝거림은 칠흑 같은 어둠에서 더 잘 드러난다. 어둠 속에서 그 작은 불꽃 하나가, 의외로 매우 큰 빛을 낸다.

또한 작은 불꽃 하나로 말미암아 순식간에 볼 수 있게 되며, 우리를 사로잡은 온갖 두려움에서 해방시킨다. 이렇게 주님께서 계심으로써 세상은 더욱더 밝아진다.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여라.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라고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분명히 이르셨다. 그러면 과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그 일은 ? 그것은 그분을 맞아들이는 이에게는 하느님 자녀의 특권을 주고, 빛과 함께 영원히 살 은총을 주는 것일 게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빛으로 오셔서 우리에게 불을 지피셨다. 당신 아드님을 통해 빛나는 사랑을 온 인류에게 선물로 주셨다. 지상에서의 공개된 장소에서 세례라는 신비의 연출로. 더더구나 완전한 삼위일체의 출현으로 구약과 신약의 그 인수인계식은 이루어졌다. 인수자 예수님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이는 어둠 속을 헤매지 않고, 빛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가리라.

오늘 우리는 그분에게서 사랑의 큰 선물을 받는 날이다. 주님 세례 축일을 맞아 그날을 떠올리며 잔잔한 감동을 맞보면서, 세례에 대한 어떤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게다. 세례로 하느님 자녀가 된 우리는 자신의 존재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을 더욱 새롭게 느끼면 참 좋겠다. 이 단순한 성찰이 거듭될 때 인생의 방향은 근본적으로 바뀌리라. 사랑받는 하느님 자녀라는 사실을 깊이 체험한 이는 더 이상 이름이나 명예 따위에 그리 안달할 일이 없을 것이기에.

작성일:2020-01-12 11:36:01 183.104.33.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