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침해와 이민 정책의 구조적 문제
외국인보호소의 지속된 인권 침해
최근 법무부가 경상북도 상주에 수용 인원 약 100명 규모의 외국인보호소를 추가로 설립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이주민 시민사회 단체는 2월 10일 상주시청 앞에서 보호소 건립 계획 철회와 추방·구금 위주의 이주민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기자 회견을 열었다. 마침 다음 날 11일은 2007년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19주기였다. 당시 화재로 이주민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으며, 이 사건은 외국인보호소의 실태와 내부 인권 침해 문제를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에도 외국인보호소 내 인권 침해 사례는 계속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19년 화성 외국인보호소에서는 한 수용자가 급성 신부전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2021년에는 같은 보호소에서 수용자 고문 논란도 불거졌다. 시민 단체의 정보 공개 청구 결과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25년 7월까지 보호소 및 보호실에서 사망한 이민자 수는 총 26명에 이른다. 이러한 통계는 외국인보호소가 단순한 행정 시설이 아니라 구금 시설로서 근본적인 인권 침해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제도 개선과 한계
출입국관리법은 강제 퇴거 명령을 받은 이민자를 추방 전까지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그 목적을 위해 외국인보호소를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화성, 여수, 울산, 청주 4곳에 외국인보호소가 운영 중이다. 명목상 ‘보호’라는 표현이 붙지만, 실제로는 추방 전 이주민을 가두는 구금 시설이며, 자유를 박탈하고 신체를 구속하는 등 감옥과 유사한 실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법적·제도적 변화도 있었지만 한계는 뚜렷하다. 과거에는 독립적 심사 없이 정부가 무제한 구금을 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이에 대해 2023년 헌법재판소는 해당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2025년 개정된 출입국관리법은 무제한 구금을 금지했지만, 연장으로 최장 20개월 구금이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을 포함해 여전히 인권 침해적 요소를 남겼다는 비판이 있다. 요컨대 제도 개선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구금과 재구금의 가능성이 유지되고 있고, 인권 침해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이주민 통제와 사회적 낙인
왜 정부는 시민사회의 비판에도 보호소를 유지·확대하려 하는가? 이는 행정 편의 때문만은 아니다. 첫째, 외국인보호소는 이주노동력을 ‘단기 순환’시키는 정책을 뒷받침하는 물리적 통제 장치다. 체류 자격을 잃은 이주민을 구금함으로써 노동력의 흐름을 통제하고, 단기적으로만 이주 노동자를 활용하는 정책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려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많은 연구가 지적하듯, 단기 순환 정책은 필연적으로 이탈자-미등록 이주민- 다수를 양산한다. 정책 실패를 바로잡는 대신, 이탈자를 단속·구금하는 방식으로 관리하려는 경향은 그러한 정책의 지속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 외국인보호소는 정치적·사회적 메시지를 전파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구금과 같은 강력한 물리적 조치는 이민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문화적 장치로 작동한다. 국제 이주 관련 기구들은 체류기간 경과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복합적 사회경제적 요인의 결과로 보고, 행정적 용어로 ‘미등록’ 혹은 ‘서류 미비’ 등의 표현을 쓸 것을 권고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불법 체류자’라는 용어를 공식 사용하고 있고, 정부의 보호소 운영은 그와 같은 범죄화 담론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반복적 인권침해 보도에도 사회적 반응이 크지 않은 것은 이러한 담론이 이미 상당 부분 성과를 거뒀기 때문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매체와 정치권의 역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론 보도와 정치적 발언들이 범죄화와 낙인화 담론을 확산시키며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 이민 정책 개혁의 필요
따라서 외국인보호소 추가 건립은 이주민 인구 증가나 행정 효율성 때문이 아니라, 단속과 구금을 주요 수단으로 삼는 이민 정책의 유지 기제로 이해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구금을 기본 수단으로 삼는 행정 관행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추방 대상자를 직접 구금하지 않고 자진 출국을 유도하는 구금 대안 프로그램을 법제화하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대안의 도입과 확대는 단속·구금 위주의 행정을 완화하는 실질적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미등록 이주민을 만들어 내는 구조의 원인을 해소하는 근본적 이민 정책의 개혁이 필요하다. 단기 순환 정책을 재검토하고, 이주 인력의 체류·취업 조건을 현실에 맞게 재설계하며, 미등록 상태를 범죄로만 규정하는 정부 기조를 폐기할 때 비로소 외국인보호소에서 반복되는 인권 침해는 근본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인권과 행정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찾지 못하는 한, 보호라는 이름으로 유지되는 구금은 계속될 위험이 크다.
손인서
비정규직 박사 노동자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소속.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주민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의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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