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사용하신 히브리어 낱말>, 잔프랑코 라바시, 박요한 옮김, 생활성서사
히브리어는 구약 성경의 언어다. 학자들은 예수님 시대 팔레스티나 지역에서 모두 4 가지 언어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로마 제국의 언어어였던 라틴어와 그리스어 그리고 지역 언어인 히브리어와 아람어다. 히브리어는 유다인들의 바빌론 유배 이후 사어(死語)처럼 되어, 고대 근동 지역의 언어였던 아람어로 대체돼 갔다. 그러나 전례나 문서에서 히브리어가 예수 시대에도 쓰였음을 입증하는 고고학적 발견이 있어, 예수도 히브리어를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이 책은 구약 성경의 중추를 이루는 히브리어 핵심 낱말 55개를 선별해, 원어와 음역을 제시한 뒤 해당 어휘의 의미를 풀이한다. 각 장은 낱말의 히브리어 표기와 발음, 의미를 보여 줌으로써 설명을 시작한다. 본문에서는 낱말의 사용 빈도와 기원 또는 확장된 의미의 다른 사례를 짚는다. 나아가 성경에서 그 낱말이 지니는 중요성과 함께, 연관된 문화적·역사적 배경과 사례들도 알려 준다.
이 과정에서 번역된 내용을 접해 온 현대 독자들에게는 다소 의아할 수 있는 과거의 언어유희, 비유와 대구, 은유 등 수사법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기에, 성경 본문을 새롭고 더 폭넓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언어에는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담겨 있다. 구약 성경의 언어인 히브리어에는 하느님 백성의 역사와 문화, 그들의 생각들이 담겨 있는 셈이다. 히브리어를 알고 읽을 수 있다면, 구약 성경에 담긴 하느님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낯선 언어가 주는 생소하고도 신선한 감각은, 어쩌면 조금은 무뎌졌을 신앙인의 마음에 청량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구약 성경에서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 Jahweh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히브리어 명사가 ‘아들’이라는 의미의 ben[벤]이라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 단어는 모두 4,929회나 등장합니다. 사실 대대로 이어지는 연속성의 측면에서 가족은 성경 개념의 근본적 요소입니다. 또한 ben이 어원학적으로 히브리어 동사 banah, 곧 ‘건설하다, 세우다’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집에 돌로 지은 벽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족에 는 살아 있는 돌들인 자식들이 있습니다.”(35쪽)
<예수님 제자들이 사용한 그리스어 낱말>, 잔프랑코 라바시, 박요한 옮김, 생활성서사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는 오늘날 서구 문명의 근간을 이룬다. 서구 많은 국가의 언어는 그 기원을 그리스·로마 문화에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그리스어는 ‘공통’의 언어라는 뜻의 ‘코이네(koinê)’로 불리며, 로마 제국의 영향권 안에서 널리 쓰였다. 따라서 신약 성경의 저자들이 그리스어로 성경을 집필하는 일은 어쩌면 당연했다. 다만 그들은 제국의 공용어인 그리스어를 쓰면서도, 그리스도교 신학의 본질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아야 했다.
이 책은 그리스어 알파벳 A(알파)에서 Ω(오메가)까지의 순서에 따라 모두 52개의 주제, 61개의 낱말을 소개한다. 그리스도교의 가장 큰 주제인 사랑을 뜻하는 ‘아가페’에서 시작해, 예수를 상징하는 진리 ‘알레테이아’, 사도인 ‘아포스톨로스’를 비롯한 제자들을 다루고, 빼놓을 수 없는 단어인 복음을 뜻하는 ‘에우앙겔리온’, 하느님(테오스)과 그리스도(크리스토스), 그리고 예수의 때와 시간을 의미하는 ‘호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와 낱말들을 망라한다. 이러한 그리스어를 알고 읽을 수 있다면, 신약 성경에 담긴 예수님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어는 서구의 많은 어휘들을 생산한 언어이고, 현대 서양은 고전 형태나 ‘헬레니즘’으로 정의된 그리스어의 문화유산을 이어받았습니다. 사실, 오늘날 영어가 널리 통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로마 제국 시대 민중들 사이에서는 그리스어가 라틴어보다 더 널리 사용되었으며, ‘공통’의 언어라는 의미의 ‘코이네(koine)’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거룩한 성경 저자들은 셈족 배경을 느끼게 하는 독특한 언어 유형학을 따르지만, 신약 성경을 구성하는 스물일곱 권의 책들도 그리스어로 집필되었습니다.”(8쪽)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 크리스토퍼 화이트, 방종우 옮김, 한겨레출판사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정점이자 낮은 곳의 대변자였던 프란치스코 교종의 선종은 깊은 슬픔을 안겼다. 그 애도와 함께 새 교종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면서, 바티칸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교종 ‘레오 14세’(로버트 프레보스트 추기경)가 선출됐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토퍼 화이트는 바티칸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프란치스코 교종과 20여 개국을 동행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콘클라베가 왜 가톨릭 역사 60년 만에 가장 중요한 선거였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저자는 레오 14세의 선출을 단순한 후계 구도의 완성이 아닌, 가톨릭교회가 맞이한 거대한 전환점으로 규정한다.
새 교종 레오 14세는 2025년 5월 18일 거행한 즉위 미사에서 인류가 직면한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는 강론에서 “우리는 여전히 불화와 증오, 폭력, 그리고 지구의 자원을 착취하고 가난한 이들을 소외시키는 경제 패러다임이 남긴 상처를 보고 있다”고 진단하며, “형제자매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입니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종이 남긴 영적 유산을 정리하는 동시에, 전쟁과 기후 위기 등 산적한 지구촌 문제 앞에서 새 교종이 제시할 새로운 구심점을 탐구한다. 특히 바티칸과 콘클라베 내부의 역동적인 흐름을 입체적으로 묘사해, 종교를 넘어 인류가 나아가야 할 평화와 평등의 가치를 짚어 준다.
한편, 한국 천주교회와 시민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담겨 있다. 레오 14세 교종은 오는 2027년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이는 역대 교종으로서는 세 번째 방한으로, 한반도 평화와 청년 세대를 향한 새 교종의 각별한 관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레오 교황은 생애 대부분을 미국 밖에서 보냈지만, 고국의 교회를 병들게 한 양극화의 그림자를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제 그는 교회의 사회 교리가 미국 정치 지형과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계에 상기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낙태에 반대하면서도 동시에 이주민과 기후 변화의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교황은 어느 아우구스티노회 동료 수도자의 말처럼 ‘보수주의자들을 크게 기쁘게 하면서도 때로는 실망시킬 것이며, 자유주의자들 또한 크게 기쁘게 하면서도 때로는 실망시키기도 할 것’이다.”(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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