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위한 여성신학”, 조민아, 삼인, 2025. (표지 제공 = 삼인)<br>
“대화를 위한 여성신학”, 조민아, 삼인, 2025. (표지 제공 = 삼인)

“대화를 위한 여성신학”, 조민아, 삼인

‘젠더 갈등’이 첨예한 시대에 쉽지 않은 주제를 신학과 페미니즘이라는 도구로, 그러나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려 시도한 이 책은 2022-24년 계간지 <가톨릭평론>에 연재된 글을 한데 묶은 것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와 교회 안팎에서 벌어지는 젠더 갈등과 교회 전통, 여성신학 사이의 긴장 속에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의미심장한 여성신학 입문서다.

모든 갈등과 권력 체계의 뿌리가 되는 가부장제를 페미니즘이라는 도구로 분석하고, 그것을 복음의 관점과 통합해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단순히 의제를 주장하는 신학을 넘어서, 소통과 이해를 목표로 한 ‘대화의 신학’을 지향한다. 가톨릭 신자이자 신학자인 저자는, 선언적 언어가 아닌 경청과 사유의 태도로 가톨릭의 전통과 페미니즘의 가교가 되어 주는 글쓰기를 시도한다. 또 갈등과 혐오의 언어가 만연한 시대에 모두의 삶을 위한 복음의 의미를 새롭게 묻고 있다. 페미니즘과 가톨릭, 이질적으로 여겨지던 두 영역 사이에서 대화를 시도한 어느 신학자의 용기 있는 글쓰기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는 이 즈음에 다양한 사유와 질문들에 제법 유용한 실마리가 되어 줄 것이다.

“근래에 와서 사회적으로 성차별, 성폭력, 성인지 감수성 등 성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교회도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50년을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로 살아온 나 자신에게도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에 무의식, 무비판으로 편승해 온 책임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곳곳에서 나의 성찰과 고민을 제기하는 내용들을 접하였다.”[강우일(한베평화재단 이사장, 전 천주교 제주교구장, 전 가톨릭대학교 총장) 주교의 추천사]

“왜 지금 샌프란시스코 체제에 주목하는가?”, 박문수, 우리겨레, 2025. (표지 제공 = 우리겨레)<br>
“왜 지금 샌프란시스코 체제에 주목하는가?”, 박문수, 우리겨레, 2025. (표지 제공 = 우리겨레)

“왜 지금 샌프란시스코 체제에 주목하는가?”, 박문수, 우리겨레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이 전후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아시아판 전후 질서를 수립했던 것이 샌프란시스코 체제다. 보통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미국과 일본과의 강화 조약으로 이해하지만, 이 체제는 종전 이후 세계 질서 확립과 관계되었기 때문에 한국은 물론 미국과 소련, 중국, 동남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서남아시아 등 수많은 나라의 이해관계와 관련돼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나 조사는 미국이나 일본을 제외하면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다. 한국도 독도 영유권 문제와 일제의 식민지 배상에 관한 청구권 문제에 치우쳐 있고, 정작 한국과 관련된 본질적 문제에 대해서는 잘 다루지 못했다.

저자는 샌프란시스코 체제란 미국이 전후 세계 질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를 미 제국주의의 이익과 원하는 것을 얻는 방향에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즉 일본을 소련을 막기 위한 강력한 전방 군사 기지로 만들어 궁극적으로 소련과 사회주의 국가들을 붕괴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1990년 전후 동구권과 소련이 붕괴됨으로써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세계 유일 패권 지위는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때 동아시아 냉전 질서를 규정했던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극복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국에 아주 큰 영향을 주는 이 체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격변하는 세계 정세 안에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데 많은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이다.

“냉전기 동아시아의 국제관계 기본 축이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6.25전쟁을 통해 냉전의 미·소 대립 구도가 동아시아에서 미·중 대립 구도로 변화한 것이다. 이 대립 구도의 변화는 6.25전쟁이 이 체제 형성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강화조약이라는 형태로 태평양 전쟁의 전후 처리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미·일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탈냉전 이후에도 동아시아에서 평화가 확보될 수 없게 만든 원인이었다. 이는 유럽과 동아시아의 냉전체제를 서로 구분 짓는 특징이기도 하다.”(308쪽)

“장애인 차별을 다시 생각하다”, 아라이 유키, 문민기 옮김, 두번째테제, 2025. (표지 제공 = 두번째테제)<br>
“장애인 차별을 다시 생각하다”, 아라이 유키, 문민기 옮김, 두번째테제, 2025. (표지 제공 = 두번째테제)

“장애인 차별을 다시 생각하다”, 아라이 유키, 문민기 옮김, 두번째테제

이 책은 일본에서 과격한 반차별 투쟁으로 사회에 충격을 안긴 장애인 단체 ‘일본뇌성마비자협회 푸른잔디회’의 이야기를 통해, ‘차별’이 지닌 의미와 내용 공유하기, 그리고 차별을 극복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생하게 전해 준다. 동시에 지금도 계속해서 치열하게 이어지는 한국 장애인의 투쟁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푸른잔디회의 핵심 인물들 및 그들의 구체적 여러 활동 사례와 동인지 <시노노메>에 발표된 장애인 육성에서, 장애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지키고자 분투했던 투쟁과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저자 아라이 유키는 일본 니쇼가쿠샤 대학 교수이자 문학 연구자로 특히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의 말과 사회에서 이 말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의미를 갖게 되는지를 중심 주제로 삼아 여러 책을 펴냈다. 국내에는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이 소개된 바 있다. 저자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우리가 지닌 그들에 대한 안이한 동정심과 ‘건전자’(정상인) 중심 사고방식에 맞선 장애인들의 저항의 몸짓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우리 장애인에게, 아니, 내게 이 ‘우생보호법 개정안’은 자기 생존에 관한 중요한 문제이다. 이 법안이 가결됨으로써 적어도 연간 몇천 명의 장애아동이 확실히 뱃속에서 말살되어 갈 것이다. 게다가 그것은 뱃속 장애아동의 삶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아동을 뱃속에서 죽인다는 것은 우리들, 지금 생존해 있는 장애인의 존재 근거를 매우 훌륭하게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이 법안이 성립될 때, 그것은 모든 정상인이, 사회가, 권력이 나를 향해 “죽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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