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앞서, 본당 신자들 김대건 신부 삶 공부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세미나 열어
7일 오후 인천교구 옥련동 성당(주임 이경환 신부)에서 ‘김대건 신부님의 삶과 신앙’을 주제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옥련동 성당이 함께 준비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2021년 한국의 첫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2020년 11월 29일(대림 제1주일)부터 올해 11월 27일(대림 제1주일 전날)까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를 보내고 있다.
세미나를 함께 준비한 옥련동 성당 신자들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기 앞서 김대건 신부의 삶을 함께 공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며 4인 소그룹 15팀이 책 “성 김대건 바로 알기”를 읽는 모임을 하고, 토의 내용을 제출했다. 성당은 이 가운데 우수 내용을 시상할 예정이다. 성당은 독서 모임에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신자들을 위해 9월 순교자 성월 주일미사 때 김대건 신부에 관한 영상을 함께 봤다.
또 4인 이하 그룹 27팀이 은이 성지, 미리내 성지, 골배마실 성지, 솔뫼 성지 등 김대건 신부와 관련된 성지들을 순례했다. 청년 10여 명은 보좌신부와 은이 성지에서 미리내 성지까지 청년 김대건의 길을 따라 도보 순례를 다녀오고, 홍보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기조 발제를 맡은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지금까지 교구나 성지에서 김대건 신부나 성인에 관해 발표하는 자리는 있었어도, 본당 차원에서는 처음인 것 같다”며, “(옥련동 본당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감탄했다.
강석진 신부는 발제에서 김대건 신부의 삶과 신앙을 ‘신앙과 기도의 시선, 스승 메스트르 신부의 시선, 장상 페레올 주교의 시선, 조선 교회 교우들의 시선, 동아시아 외교 역학의 시선, 박해와 순교의 시선’이라는 여섯 개의 시선으로 소개했다.
그는 “김대건 신부는 신학생으로 선발돼, 마카오 신학교를 찾아가는 그 길에서 마지막 순교의 시간을 향한 길까지 수없이 많은 ‘길’을 걸었다”며 “그는 이 길을 걷는 동안 언제나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기도로 의탁했고, 성모님께 간구하는 삶을 살았다. 신학생의 길을 가는 동안에 그는 인간적이며 육체적인 어려움을 겪었지만, 스승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름으로써 궁극적으로 좋은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신부는 “그는 박해 중에도 성사 생활을 위해 성직자를 영입하고, 교회를 재건하려는 신자들의 열성적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삶 또한 신자들을 위해 헌신했다”고 말했다.
김대건 신부는 1839년 이후 조선에 이양선이 출몰할 때마다 조선 정부와 백성들이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고 서한에 기록했으며, 프랑스 함대가 조선에 들어오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박해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렇듯 19세기 중반 서양 함대의 무력적인 통상 요구와 이에 맞서 해안 방어를 철저히 하는 조선 정부의 마찰 속에서 김대건 신부는 신앙인의 눈으로 시대의 흐름을 파악했고, 고통받는 교우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주고자 평화의 방법으로 외교 문제를 풀려 노력했다.
또 강 신부는 “언제나 자신의 소명에 부응했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으려는 신앙인의 삶을 살던 김대건 신부는 체포돼 박해 당국자에 끌려가면서도 신앙을 증거했고, 기꺼이 순교의 길을 선택했다”며, “종교 박해의 한가운데 있던 동료 신자들에게 신앙의 모범이 되었고, 그들이 자신의 신앙을 충실히 지키며 살아가게 하는 힘과 용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2부는 ‘신앙 선조들의 삶과 신앙’, ‘혐오와 차별을 넘어 평등박애로’, ‘세상과 대화하는 교회와 신앙인’라는 3가지 주제별로 성당 안 다른 장소에서 진행됐다.
우선 1주제는 김규성 신부(인천가톨릭대)가 1830년대 조선에 진출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인 앵베르 주교, 모방 신부, 샤스탕 신부가 본 조선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발표했다. 그들의 서한에는 조선 신자들의 모습이 나타나 있는데, 당시 신자들은 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 재산을 처분하고 산속에 들어가 자발적으로 신심 단체를 조직했다. 또 신자들은 교리서, 신심서를 열심히 읽었고, 성사에 대한 열망이 강했으며, 신앙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조선 시대에서 나름대로 적응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2주제는 윤대기 변호사(인천시 인권위원장, 인천교구 정평위원)가 혐오와 차별에 침묵해선 안 되며, 혐오와 차별을 막는 법과 조례, 제도와 시스템 마련의 중요성 등을 이야기했다. 발표 뒤 질의응답 시간에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에 관해, 그리고 혐오와 차별에 있어 모두가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으며, 신앙인으로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나눴다.
3주제는 양성일 신부(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장)가 인천교구 코로나19 특별위원회의 활동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며, ‘가난한 이웃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실천하는 것으로 신앙을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그동안 지역아동센터에 성탄 선물비 지원, 소상공인에 방역용품 전달, 인천공항 해고노동자에 쌀과 김 세트 지원, 청년 구직자에 생필품 꾸러미 전달 등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부모, 청년, 중장년이 코로나19 시기를 심적으로 안정되게 지내도록 돕고 있다.
옥련동 성당의 한 신자는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담은 책을 읽으며 ‘평등’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와닿았고, 자신도 김대건 신부가 추구하던 신앙의 길을 따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신앙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전에도 후원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었지만, 내가 편하거나 좋으면 신자라는 의무감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 이제는 내가 나눌 수 있으면 좀 덜 쓰더라도 꾸준히 해야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더욱더 신앙인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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