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의 폭력 진압으로 시민들이 숨지고 다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미얀마 시민을 향한 연대 선언이 나오고 있다.
3일 용산구에 있는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사)저스피스가 미얀마 시민의 민주화 투쟁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저스피스는 지학순정의평화기금이 지난해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한 정의평화 활동 단체다.
이들은 “군사력과 비상사태령을 동원해 시민을 불법 구금, 체포하고 무단 사격까지 하며 살상을 벌이는 미얀마 군부는 어떤 기준과 명분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반인권적, 반평화적 범죄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묵인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적극적 대처를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국가 안위의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사격을 가하는 군대는 철저히 단죄해야 하며, 군부가 장악한 국가를 지원하고 용인하는 일부 국가는 시대착오적 국익 추구를 바로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미얀마 군부에 즉각 쿠데타와 살상 및 진압을 중단하고, 쿠데타 이후 불법 체포 구금한 인사를 석방해야 하며, 기존 민간 정부에 권력을 이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이 미얀마 군부 및 군부 통제 하의 협력 사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며 미얀마의 민주 질서 회복을 위한 행동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에서 저스피스 김지현 이사장은 “군부가 시민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모습이 우리의 1980년 광주와 닮았다”며 “국경에 있어야 할 군인이 정치적 목적으로 도시에서 자국민을 해치는 광경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미얀마 군부를 규탄했다.
김진열 대표는 저스피스는 평화를 염원하는 평신도의 의지로 뭉친 단체고, 평화는 정의구현 없이 불가능하다며, 미얀마 대사관에 우리의 평화 의지와 미얀마 군부독재의 폭거에 반대하는 뜻을 전했다.
이사를 맡고 있는 박홍표 신부(원주교구 평창 성당 주임)는 무장 경찰 앞에 무릎 꿇은 수녀의 사진을 보고 미얀마 민중과 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미얀마 군부에 독재 타도를!, 미얀마 국민에는 민주주의를!”라고 외쳤다.
함 패트릭 신부(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미얀마에 있는 골롬반 선교사로부터 소식을 매일 듣고 있다며 미얀마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선교사 그리고 미얀마 국민을 위한 기도를 부탁했다. 그는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미얀마 유학생을 보고 가슴 아프다며, 혼자 용기 있게 나온 이 학생과 함께하자고 연대를 요청했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사이, 한국으로 유학을 와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까웅 씨(24)가 미얀마 대사관 건물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그는 미얀마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걱정했다. 친구들은 매일 시위에 나가는데, 체포당한 이도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평화롭게 지내는 것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느껴진다며, 주말에도 중국대사관 앞 등에서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사)저스피스는 1997년부터 지학순정의평화상을 통해 여러 나라의 억압적 사회구조에서 자유, 평화 등을 위해 헌신한 개인이나 단체를 지원하고, 평화교육, 정의평화 국제 협력, 시민 실천 캠페인 등을 펼치는 정의평화 단체다. 최기식 신부(원주교구), 박홍표 신부(원주교구) 등이 이사로 있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 등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부의 주요 인사를 감금했다. 이후 미얀마 각 지역에서 군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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