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난생처음
- 닐숨 박춘식
사사오입 개헌을 하였던 1954년 그때
고등학생으로, 대통령을 정치까를 국회의원을
칙칙한 악구(惡狗)로 보았다 그 후
매번 투표용지의 이름 칸칸마다
도장으로 빈대를 짓이겨 뻘겋게 깔아뭉갰다
난생처음, 2017년 5월 4일
마지막이다 하고 눌러 찍었는데, 광화문이 열린다
- 골방에서 아픈 기도를 얼마나 쌓고 쌓았으면
- 하 많은 촛불이 얼마나 하늘을 잡아당겼으면
- 서러움과 통한으로 벽돌 벽을 얼마나 때렸으면
어찌하여 오월인가
어찌하여 하늘 어머니의 달력인가
머지않아 사진기를 메고
평양 성당을 찾아가서 초점을 맞추는
만리장성을 으깼던 고구려 말굽을 찰깍찰깍하는
꿈을 펼치고 그 꿈을 오래도록 껴안고 싶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5월 15일 월요일)
대학에서 강의할 때 우리나라는 후진국 중에 한참 아래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이 의아하게 여겨 질문하면 또박또박 말해 줍니다. 경제적으로는 후진국이고 정치적으로는 더러운 야만국이다 라고 말합니다. 한 학생이 손을 높이 들고 경제적으로는 중진국이라고 말씀하셔야 합니다,라고 일러 줍니다. 돈을 버는 자세와 방법, 그리고 번 돈을 어떻게 쓰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을 집에 가서 깊이 생각해 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오월에 나타난 새로운 분이 묵은 때를 벗기려고 애를 쓰면, 오로지 자신의 황금과 영달만을 일삼아 온 정치까들의 입들이 언론들과 함께, 얼마나 욕하고 방해하고 헐뜯고 트집 잡고 까탈을 부릴까, 걱정됩니다. 기도로써 새 지도자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깊은 의무감을 느낍니다. 통일되면 국호를 ‘고구려’로 바꾸고 로마자 표기도 ‘COREA’를 우선으로 그리고 ‘KOREA’도 병행하여 쓰도록 함이 어떨는지 많이 생각해 보시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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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