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사진 출처 = commons.wikimedia.org

하늘 코스모스

- 박춘식


하늘이 마당으로 내려왔다

가을 하늘이 내려와

먼 여정의 파란 고향을 바라보고 있다

붉은 마음 연분홍 손은 팔정도를 가리키고

자줏빛 눈동자의 하얀 미소는 팔방으로 날아간다

한참

하느님의 가을 영상을 보면서

한껏 심호흡 묵상으로

마음 가득 하늘 코스모스를 심는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5년 10월 12일 월요일)


몇 해 전 집 마당에 코스모스 한 줌 돋아나더니 해가 갈수록 번성하여 올해에는 마당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가녀린 꽃대궁은 부러지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대견합니다. 가을! 하면 누구나 코스모스를 연상합니다. 나! 하면 무엇을 연상해야 할지 먹먹합니다. 내년에 코스모스를 보면서, 나! 하면 무엇이 떠오르도록 무엇을 붙잡아야 하겠습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2015년의 가을 안에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독자들이 하늘빛을 가득 채우시기를 기원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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