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11월의 하늘
-박춘식
저승의 혼령들을
하느님께서
가시관으로 긁으며 문지르시는지
이승에서 올라오는
기도문으로 뻑뻑 닦으시는지
천둥 번개로 치대신 다음
갈릴래아 호수에 헹구는지
11월의 하늘이
어쩌면 저기
저렇도록 맑게 미소 지을까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4년 11월 10일 월요일)
늦가을 하늘이 아주 맑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하늘에 유리집을 지어 멀리 바라보며 커피 한잔하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의 열심한 위령 기도로 연옥 영혼들이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위령 기도를 바치는 만큼 나중에 죽어서 다른 분들의 기도 은혜를 받는다고 하는, 이런 생각으로 기도하기보다 그저 소박한 마음으로 죽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 많이 바치기를 간청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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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