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박홍기

첫 성경 안으로

- 박춘식

아침마다 창세기는 부활한다

바람의 손으로

나무는 산 너머 새들에게 편지를 전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숨

끊임없이 주고받는 숨

그 생생한 숨 안에서

사람은 나무를 마시고 까치는 시를 읽는다

한 처음 펼쳐 놓은

하느님의 숨 속으로 들어가자

믿는 이들이 먼저 자연을 읽고 묵상하면

가르치는 이들이 뒤따르고, 우리

모두 사막에서 머리를 돌려

하늘 숨이 가득 차있는

첫 성경 안으로 들어가자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4년 10월 27일)

 

누가 처음 말했는지 모르지만, 첫 성경은 대자연이고 둘째 성경은 신구약 73권, 그다음 성경은 개개인의 구원 여정을, 즉 사람마다 하느님께서 베푸신 사랑의 여정으로 봅니다. 자본주의나 민주주의 등의 제도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생명과 자연 안으로 들어가는 제도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도 세상을 닮아 사람들에게 기쁨과 평화를 주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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