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사제 서품식 참가 부르주아 신부와 “긍정적이며 호의적인” 만남
신앙인들의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

2008년 여성 사제 서품식에 참석한 것을 이유로 교황청과 소속 수도회인 메리놀 외방 선교회(이하 메리놀회)의 압력을 받아온 로이 부르주아 신부가 메리놀회 총장 에드워드 도허티 신부와 만났다고 미국 내셔널가톨릭리포터(이하 NCR)가 보도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 1월 메리놀회 지도부가 로이 부르주아 신부 퇴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 이후 처음으로 열려 관심이 모아졌다. 당시 투표결과는 총 5명의 지도부가 참여해 찬성 2표, 기권 3표로 로이 부르주아 신부의 퇴출은 결정되지 않았다.

▲ 로이 부르주아 신부 ⓒNCR

NCR의 보도에 따르면, 메리놀회 뉴욕 본부에서 열린 회동에는 부르주아 신부와 도허티 총장 신부, 부르주아 신부의 교회법 자문지원을 맡고 있는 톰 도일 신부, 그리고 한 명의 중재자가 참석했으며 별다른 의견 충돌 없이 끝났다. 부르주아 신부는 오히려 대화 내용이 자신의 퇴출 문제보다는 양심의 문제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 로이 부르주아 신부에 대한 메리놀회의 태도가 지도부 투표 전과는 달라진 것이다.

부르주아 신부는 NCR과의 인터뷰에서 “신앙인들과 메리놀 회원들이 해임이나 파문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반면, 메리놀회 대변인은 부르주아 신부와 총장 신부의 만남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로이 부르주아 신부와 교회 사이에 비공개로 이루어지는 일이므로 메리놀회에서 그 이상의 정보는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2008년 부르주아 신부가 여성 사제 서품식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자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30일 내에 “여성 사제 서품의 당위성에 대한 믿음과 그에 관한 공식적인 성명을 취소할 것”을 지시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파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부르주아 신부가 소속되어 있는 메리놀회 역시 작년에 두 번이나 부르주아 신부에게 공식적인 퇴출 압력을 가했다. 메리놀회는 "만일 그가 여성 사제를 옹호하는 캠페인을 중단하고,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취소하지 않으면 퇴출과 환속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부르주아 신부는 양심상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교황청과 메리놀회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부르주아 신부가 정식으로 파문당했는지 여부는 교황청이 그에 대한 공식 성명을 발표한 적이 없어 확인되지 않았다. 부르주아 신부 퇴출 여부에 대한 메리놀회 지도부의 지난 1월 투표는 3년간의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항이었다.

부르주아 신부에게 교회법 자문을 지원하고 있는 톰 도일 신부는 작년 8월 메리놀회 측에 여성 사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 오류가 없는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내린 결론이 교회의 최고 기관과 충돌하더라도 “자신의 양심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가톨릭 신자의 권리에 대해 “좀 더 깊이 조사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신학자들을 논의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도일 신부는 이번 회동에 대해 “지금 분위기는 긍정적이며 호의가 느껴진다. 그것이 중요하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참고 기사 번역 : 서인수 (영한통역-번역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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