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정보로 처벌 지연, 프란치스코 교황 사실 알자 곧바로 엄벌

교황청이 2018년에 성직이 박탈된 미국의 전 추기경 시어도어 매캐릭 사건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11월 10일 발표된 400여 쪽의 보고서에는 매캐릭이 1930년에 태어나 교회 안에서 추기경직에까지 이르렀다가 과거에 저지른 미성년/성년자 성학대가 확인되자 정직되고, 곧이어 성직에서 쫓겨난 전말이 담겨 있다.

이 보고서는 전 미국주재 교황청대사 비가노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전에 매캐릭에 내려졌던 제재를 오히려 완화했다고 주장하는 공개편지를 발표하고, 이에 대해 2018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비밀을 해제하면서까지 그간의 모든 사정을 전면 조사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내부의 저항에도 매캐릭 사건으로 충격받은 미국 신자들이 가감 없는 사실을 알 권리가 있다며 보고서를 공개했다. (밝힘- 매캐릭 추기경은 본 <아메리카>와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으며 그는 지난 2009년 본지 창간 100주년 기념미사에서 강론을 맡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11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매캐릭을 미국 교회 수장인 워싱턴 대교구 대주교로, 곧이어 추기경으로 임명할 때, 그의 과거 성추문에 대한 여러 고발과 소문이 있었지만, 요한 바오로 2세는 여러 이유로 그를 신임했다. 주된 이유는 미국 교회가 제공한 정보가 부실했던 점, 고발들이 익명이었던 점, 교황이 매캐릭을 1976년부터 오래 알고 지내던 친한 사이였던 점, 매캐릭이 이 시점에서 자기의 결백을 강경하게 주장하는 편지를 교황에게 보낸 점, 교황 자신이 공산국가인 폴란드 출신으로 공산정권이 가톨릭 주교들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쓰던 것을 본 경험 등이다.

이어 2005년 교황이 된 베네딕토 16세는 처음에는 그에 대한 여러 고발이 이미 요한 바오로 2세의 조사에 따라 무죄로 결론 내려진 것으로 알고 마찬가지로 그를 신임해, (2005년에 주교 은퇴연령인 만 75살이 되었던) 매캐릭의 임기를 2년 연장했다. 그러나 그는 몇 달 뒤 곧 입장을 바꿔 매캐릭에게 “2006년 부활절 뒤에 은퇴하고, 조용히 지내며 여행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는 “제재”는 아니었다. 매캐릭은 이에 따라 은퇴했지만, 조용히 지내며 여행을 최소화하라는 말은 따르지 않고 국내외에서 활발히 공적 활동을 계속했다.

2013년에 교황이 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파롤린 국무원 총리와 베추 국무장관이 매캐릭에 관해 몇 차례 짧게 언급하기는 했지만 명확하지 않았고,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교황 시절에 (공표된 제재 없이) 별일이 없었으므로 교황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 시점까지 매캐릭에 대한 여러 혐의 가운데 확인된 것은 없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6월, 매캐릭이 과거 미성년자를 성학대한 사실이 확인되자 그를 정직시켰고, 7월에 그의 추기경직을 박탈했으며 이어 2019년 2월 성직에서 내쫓았다. (역자 주- 미성년 피해자 2명의 변호사에 따르면, 사제이던 매캐릭은 복사를 사제직 후보(신학생)로 심사하면서 소년의 바지 지퍼를 열고 손을 집어넣었다.)

보고서 제목은 “전 추기경 시어도어 에드거 매캐릭(1930-2017)과 관련된 성좌 기관들의 지식과 의사결정에 관한 보고서”다.

보고서는 국무원 조사를 근거로 쓰였다. 조사팀은 교황청의 여러 부서와 미국 주재 교황청대사관의 문서들을 확인하고, 매캐릭이 주교를 지냈던 네 교구와 현재 확인된 그의 학대행위가 있었던 뉴저지 주의 두 신학교를 관할하는 시튼홀 대학에서 정보를 수집했다.

조사팀은 90여 명을 인터뷰했다. 전현직 교황청 관리들, 미국 주교회의 관리들, 여러 교구의 전 신학생과 사제들, 매캐릭의 비서를 지냈던 몇 사람, 미국과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의 평신도. 매캐릭과 직접 신체 접촉을 했던 수많은 사람이 인터뷰에 응했고, 이들은 “성학대 또는 성폭력, 합의에 의한 성행위, 친밀한 신체접촉, 그리고 신체적으로 어루만지는 가운데 같은 침대를 쓴 것 등 여러 행위”를 설명했다.

2010년 새 추기경 서임식에 참석한 당시 로스앤젤레스 대교구의 마호가니 추기경(왼쪽)과 당시 워싱턴 대교구의 매캐릭 추기경(가운데). (사진 출처 = americamagazine.org)

한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 총리는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사건에 관한 답을 찾는 이들은 “보고서 전문을 읽을 것이며, 한 부분만 보고 진실을 알 수 있다고 믿게 오도되지 말 것”을 권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교황 바오로 6세 시기

바오로 6세는 1977년에 매캐릭을 뉴욕 대교구의 보좌주교로 임명했다. 그에 대해 엄격히 조사한 뒤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 정보는 그를 강력히 추천했고, “그가 성인이든 미성년자든 그 누구와도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들었거나 봤다고 보고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2. 요한 바오로 2세 시기 (1978-2005)

요한 바오로 2세가 1981년에 매캐릭을 메터천 주교로 임명하고 이어 1986년에 뉴어크 대주교로 임명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의 배경, 기량과 성과를 근거로” 했다. 당시 매캐릭은 “사목적이고, 지적이며, 열정적인 주교”이자 “열심히 일하고, 미국 주교회의에서, 그리고 전국,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한다고, “교구 차원과 교황청을 위한 모금을 잘한다”고 “많은 칭찬”을 받았다. 보고서는 “(당시) 그가 그 어떠한 비행을 저지른 적이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어 2000년에 매캐릭이 워싱턴 대주교로 임명될 때에 초점을 맞춘다. (역자 주- 이 시점에는 이미 여러 고발과 소문이 있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개인적으로 그 결정을 내렸는데, 대서양 양쪽의 여러 신뢰받는 고문에게 상담을 받은 뒤 그리했다”고 밝힌다.

“그의 임명 당시, 매캐릭에 대해 제기된 고발들은 크게 다음 4가지 범주로 나뉜다.”

- “사제 1”. 전 메터천 교구 사제로, 매캐릭이 1987년 6월에 다른 사제와 “성적 행위”를 하는 것을 봤으며, “그해 여름 좀 더 지나 매캐릭이 자신과도 성적 행위를 하려 시도했다.”

- “일련의 익명의 편지들”. 1992년과 1993년에 미국 주교회의, 미국 주재 교황청대사관과 미국의 여러 추기경에게 보내졌다. “매캐릭이 그의 ‘조카들’과 소아성애 행위를 했다.”

- 매캐릭은 메터천과 뉴어크 교구장으로 있을 때 주교 숙소에서 “젊은 성인 남성들과 한 침대를 썼다”고 알려졌다.

- 매캐릭은 “뉴저지의 한 비치하우스에서 성인 신학생들과 한 침대를 썼다”고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혐의들은 “1999년 10월 28일에 당시 뉴욕대교구장 오코너 추기경이 미국 주재 교황대사에게 보내고 곧바로 요한 바오로 2세에게도 공유된 서한에 대략 요약돼” 있었다. 이러한 정보 때문에 “매캐릭을 다른 교구로 전보시키는 것이 경솔한 결정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세 번이나 내려졌는데, 즉 그를 시카고 대교구(1997), 뉴욕 대교구(1999/2000), 그리고 워싱턴 대교구(2000년 7월)의 대주교로 승진시키려던 것이었다.”

그런데 “요한 바오로 2세는 2000년 8/9월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이고, 결국 매캐릭을 2000년 11월에 워싱턴 대주교로 임명하는 결정에 이르게 된다.” 보고서는 이를 설명하는 7가지 “주요 이유”를 든다.

1) “요한 바오로 2세의 요청으로, 2000년 5-6월에, 주미 교황대사인 몬탈보 대주교는 매캐릭에 대한 고발들이 사실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뉴저지 주의 주교 4명에게 서면 질문을 했다.” 주교들은 응답에서 “매캐릭이 젊은 남자들과 한 침대를 썼다고 확인”했지만, “매캐릭이 어떤 성적 비행을 했다는 확실성은 확인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번의 새 조사로 “그 미국 주교 4명 중 3명이 매캐릭이 젊은 성인들과 했던 성적 행위에 관해 성좌에 부정확하고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했”음이 밝혀졌다고 했다. 주교들 이름은 보고서 요약문에는 나오지 않는다.

보고서는 “이 부정확한 정보가 요한 바오로 2세의 고문들, 그리고 최종적으로 교황 자신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 (누군가 이러한 고발이 있다고 매캐릭에게 알려준 듯) “2000년 8월 6일, 매캐릭이 교황비서인 치비시 주교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오코너 추기경이 제기한 고발들을 반박하기 위한 의도였다.” 이 편지에서 매캐릭은 “나의 인생 70년을 보내면서, 나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젊든 나이 들었든, 성직자든 평신도든, 그 누구와도 성적 관계를 가진 적이 전혀 없으며, 다른 사람을 학대하거나 무례하게 대한 적 또한 전혀 없다”고 선언했다.

보고서는 요한 바오로 2세를 비롯한 사람들은 이 편지를 받고 “이러한 매캐릭의 부인을 믿었”으며, “매캐릭에 대한 고발들이 공개된다면, 그는 그러한 고발을 쉽게 반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이 고수되었다”. 보고서에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지만, 이 일은 아직 보스턴 대교구에서의 성학대 위기가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직전이었으므로 그의 부인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더 쉬웠을 수 있다.

3) 요한 바오로 2세가 마음을 바꾼 데 영향을 미친 세 번째 이유는 “매캐릭을 워싱턴 대교구장으로 임명할 당시, 부분적으로는 이에 앞서 성좌가 직접 한 조사의 제한적 성격 때문이기도 하고, 성좌는 매캐릭의 비행에 대해, 성인에게서든 미성년자에게서든, 피해자로부터 직접 고발을 받은 적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에 있다.

“이 때문에”, “매캐릭의 지지자들은 그에 대한 고발들을 그저 ‘가십’이나 ‘소문’일 뿐이라고 쉽게 규정할 수 있었다.”

4) 네 번째 이유는 “당시 매캐릭이 성적 비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유일한 개인이었던 사제 1은 신뢰하기 어려운 정보제공자로 간주되었는데, 부분적으로는 그 자신이 전에 10대 소년 2명을 학대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좌는 사제 1에게서 매캐릭에 대한 그의 고발에 관하여 어떠한 서명된 문서를 받은 적이 없었다.”

5) “비록 매캐릭이 (자신의 편지에서) 자기가 해수욕장에서 신학생들과 한 침대를 쓴 것은 ‘경솔‘했다고 인정했지만, 그는 자신은 성적 행위를 절대 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그 익명 편지들을 포함한 (자신에 대한) 고발들은 중상이거나/또는 정치적 목적의 (조작된) 가십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직접 증거는 전혀 없지만, 수집된 정보를 보면, 요한 바오로 2세의 과거 폴란드에서의 경험 즉, 폴란드 공산정부가 교회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주교들에 대해 가짜 혐의들을 퍼뜨리던 기억들이 그가 매캐릭의 부인을 믿을 생각을 하게 된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목할 만한 언급을 했다.

6) 보고서는 6번째 이유로, 매캐릭이 당시 20년 넘게 “미국은 물론 과거 동유럽 (공산권) 나라들, 특히 유고슬라비아 등을 포함해 세계 여러 민감한 지역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들을 잘 처리하는, 특출하게 열심이고 일 잘하는 주교”로 인식되고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7) “요한 바오로 2세는 매캐릭을 오랫동안 잘 알고 지냈다”는 점이다. 둘은 1976년에 뉴욕에서 처음 만났다. 그 뒤로 “매캐릭은 요한 바오로 2세와 자주 교류했다. 로마에 가기도 했고, 해외여행 때도 그랬는데, 교황이 1995년 미국 방문 당시에 뉴어크에 왔을 때도 그랬고, 성좌와 교황이 관심을 가지는 자선활동을 위한 미국의 모금단체인 ‘교황 재단’ 일 때문에 해마다 로마에 갈 때도 그랬다. 보고서는 ”매캐릭이 요한 바오로 2세와 직접 맺은 관계도 교황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줬던 것 같다“고 결론짓는다.

3. 베네딕토 16세 시기 (2005-13)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선출 직후인 2005년 4월에 주미 교황대사와 교황청 주교성의 추천에 따라, 성공적으로 평가된 워싱턴 대주교로서 매캐릭의 임기를 2년 연장하였다.”

그런데, “2005년 말, 사제 1의 고발과 관련된 새로운 세부 사실들에 근거해, 성좌는 결정을 뒤집”고 “매캐릭이 2006년 부활절 뒤에 대주교직을 ‘자발적으로’ 사퇴하도록 청하면서, 후임 워싱턴 교구장을 급하게 찾았다.”

보고서는 “그 뒤 2년 넘게, 국무원 관리들은 매캐릭 추기경에 관한 문제들을 처리하느라 씨름했다”고 밝힌다.

한편, 비가노 대주교는 국무원에서 일하면서,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각서(memorandum)를 쓰는데, 매캐릭 건에 관해 상관들의 주의를 끌기 위한 것이었다. 이 각서는 1980년대 매캐릭과 관련된 고발과 소문을 언급하지만 미성년자 학대의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고, “이야기가 넓게 퍼진 상황에서, 추문으로 생겨날 우려사항들을 제기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고발들이 증명되지 않은(Si vera et probate sunt exposita) 상태임에 주목하고, 교회법에 따라 추기경에 대한 판단은 오직 교황만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비가노 대주교는 진실을 결정하기 위한 교회법적 절차를 개시하고, 증거가 드러난다면 ‘모범적 방책’을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힌다.

보고서는 “비가노의 상관들, 국무원 총리 베르토네 추기경과 국무장관 산드리 대주교는 비가노의 우려에 공감했고, 베르토네 추기경은 이 문제를 베네딕토 16세에게 직접 알렸다”고 공개했다. 하지만 “사실 문제를 해결하고 어쩌면 교회법적 처벌을 내리기 위한 교회법적 절차의 길은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 대신에 매캐릭에게 그가 교회의 선익을 위해 조용히 살면서 여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indicate)함으로써 그의 양심과 교회적 정신에 호소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2006년에, 주교성 장관 레 추기경은 주미 교황대사 삼비 대주교에게 이러한 지적사항을 매캐릭에게 서면으로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레 추기경의 방법이 베네딕토 16세의 승인을 받았음에도, “(전달된) 지적사항에는 교황의 명시적 승인(에 따른 것임)이 담기지 않았으며, 매캐릭이 실제로 비행을 저질렀다는 사실 조사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고, 공적 직무에 대한 금지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보고서는 “베네딕토 16세가 공식으로 교회법적 절차를 채택하지 않은 데에는 많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동 학대를 했다는 믿을 만한 고발은 전혀 없었다. 매캐릭이 고발들이 허위라고 ‘주교직을 걸고’ 맹세했다. 성인들과의 비행에 관한 고발들은 (오래전인) 1980년대의 일이었다. 그리고 근래에 비행이 있었다는 흔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교회법적 제재나 교황으로부터의 명시적 지시가 없는 상황에서, 매캐릭은 (교구장직에서는 은퇴했지만) 미국와 해외에서 자신의 활동을 계속”했고 공적 직무를 활발히 계속했다. 매캐릭은 “(미국 주교회의 산하) 가톨릭 구제회와 관련된 자신의 일을 계속했고, 여러 모임이나 행사를 위해 로마로 여행했으며, 여전히 교황청의 여러 부서의 위원이었으며 (사도좌 재산관리처와 여러 교황청 평의회), 미국 국무부와 더불어 중동에서 하던 일을 계속했고, 미국 주교회의의 여러 위원회에서 일했다. 그는 또한 교황청 관리들 또는 교황대사의 승인 하에 여러 일을 맡았다.”

“2009년 중반 이후, 삼비 교황대사가 매캐릭과 접촉하는 주요 지점이 되었고, 삼비가 사실상 상황을 맡으면서, 베네딕토 16세도 주교성도 매캐릭이 미국 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통보받지 못하였다.”

“비가노 대주교가 2011년 말에 주미 교황대사로 임명되자, 매캐릭은 비가노에게 자신의 여행과 활동을 정기적으로 통보했다.”

베네딕토의 교황직이 (2013년 2월에 그의 사임으로) 끝나가기 조금 전 즈음에, “메터천 교구의 또 다른 사제인 사제 3이 비가노 대주교에게 자신과 매캐릭 사이에 1991년에 명백한 성적 행위가 일어났었다고 고발하는 소송을 제기함에 대해 알렸다.”

“비가노 교황대사는 신임 주교성 장관인 우엘레 추기경에게 이에 관해 2012년에 편지를 썼고, 우엘레 추기경은 그 주장들이 믿을 만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특정 교구 관리들과 사제 3에게 하는 질문 등 특정 조치들을 취하라고 지시했다.” “비가노는 그러한 조치들을 취하지 않았고, 이로써 그는 스스로를 사제 3의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은 적이 전혀 없다.” 매캐릭은, “전국과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계속 활동했다.”

<아메리카>는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 보고서에서 자신의 교황직과 연관된 부분을 읽었으며 쓰인 내용에 동의한다는 것을 정통한 바티칸 소식통들을 통해 확인했다.

4. 프란치스코 교황 시기

보고서에 따르면, “매캐릭이 이미 은퇴했고 나이를 감안하여, 교황청 관리들은 2013년에서 2017년 초까지는 매캐릭에게 2006년과 2008년에 주어졌던 지적들을 언급하는 일이 드물었는데, 이 지적은 베네딕토 16세의 교황재위 기간 중에 적용이 완화된(modify) 상태였다.”

보고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국무원 총리) 파롤린 추기경도, 우엘레 추기경도, 매캐릭의 활동이나 주거와 관련된 이전의 ‘지적사항’을 해제하거나 완화하지 않았다”고 명확히 서술한다.

매캐릭은 “이 기간에 자신의 종교적, 인도주의적, 자선 활동을 대체로 계속했는데, 초점이 더 분명해지고 에너지가 더 넘치는 때도 있었고, 하지만 그의 나이가 많아서 (그러한 일을 하는 데) 어려움도 늘었다.”

“몇 차례, 매캐릭이 계속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전의 지적사항의 존재가 파롤린 국무원 총리와 베추 국무장관에 의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기되었다.” “비가노 교황대사는 2018년에 자기가 처음 2013년 6월과 10월에 교황과 만난 자리에서 매캐릭을 언급했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말과 그가 명백하다고 하는 증거를 뒷받침하는 아무런 기록이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추 국무장관과 매캐릭에 대해 짧게 대화했던 기억이 있고 파롤린 추기경과도 비슷하게 짧은 이야기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전에는, 교황은 이 문제에 관해 담당하는 부서인 주교성 장관 우엘레 추기경과는 매캐릭을 토의한 적이 전혀 없고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와도 마찬가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까지는, 그 누구도 – 파롤린 추기경, 우엘레 추기경, 베추 대주교, 또는 비가노 대주교 포함-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매캐릭을 겨냥한 고발들에 관련된 그 어떤 문서도 제공하지 않았으며,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는 익명의 편지들, 사제 1이나 사제 3과 관련된 문서들 포함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직 매캐릭이 워싱턴 대교구장에 임명되기에 앞서 성인들과 부도덕한 행위를 했다는 고발이나 소문들이 있었다고 들었을 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러한 혐의들이 이미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검토되고 기각되었다고 믿고 있었고, 매캐릭이 베네딕토 16세 재임 중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음도 잘 알고 있는 가운데, 전에 채택되었던 접근법을 바꿀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2017년 6월, 뉴욕 대교구는 매캐릭이 18살 미만의 한 피해자에게 성적 비행을 저지른 적이 있다는 고발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는 1970년대 초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고발이 믿을 만하다고 간주된 직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캐릭에게 추기경단에서 사퇴할 것을 요청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진행한 행정적 형사절차에 따라 매캐릭은 미성년자 및 성인과 관련되어 십계명 가운데 제6 계명을 위반한 행위의 죄가 있음이 확인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그는 성직에서 쫓겨났다.”

결론

교회는 수많은 사람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피해자들에게 커다란 수난을 안긴 이 비극적 사건에서 많은 고통스런 교훈을 얻었다. 매캐릭 사건이라는 렌즈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성년자와 힘없는 성인들에 대한 삼중 학대 – 양심의 학대, 권력의 학대, 성적 학대-에 맞서 싸우기 위해 취한 여러 대책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교들과 수도회 장상들에게 자의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Vos Estis Lux Mundi, 2019. 5. 7)에서 내린 지시에서, 그가 교황비밀을 철폐한 결정에서,(역자 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10월에 바티칸 비밀문서고도 바티칸 사도문서고로 이름을 바꿨다.) 신앙교리성의 편람(Vademecum)에서 익명의 고발을 자동으로 무시하지 말라고 지시한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보고서 발표로 논의가 종결된 것은 아니다. 보고서로 미국은 물론 로마에서도 여러 질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서 확인된 내용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안에서 투명성과 책무성을 보장하고 성직주의를 제거하기 위해 도입한 여러 개혁을 더욱 굳히는 데, 특히 미성년자와 힘없는 성인의 보호에 도움이 될까? 편람에서 주창하는, 익명 소통을 처리하는 적절한 방식으로 이끌어 줄까? 미성년자와 힘없는 성인들에 대한 성직자에 의한 권력의 학대, 양심의 학대, 그리고 성적 학대와 맞서 싸우는 데 정보를 더 편리하게 처리하도록 개선하는 것으로 이어질까? 주교들이 교황대사에게 요청받거나, 주교 후보자를 조사, 평가할 때 완전하고 정직한 정보를 제공하게 만들까?

이 보고서는 다음 주에 예정된 미국 주교회의 총회에서 토론을 불러일으킬 것이 확실하고, 나아가 매캐릭 사건과 관련해 주교회의 안 어디에 책임이 있는지에 관한 물음들도 나오게 할 것이다.

 

기사 원문: https://www.americamagazine.org/faith/2020/11/10/vatican-report-tracks-mccarricks-rise-despite-allegations-abuse-and-misconduct?utm_source=website&utm_medium=inline_promo&utm_campaign=read_this_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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