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290명 죽고 500여 명 부상

말콤 란지트 추기경이 지난 21일 부활 대축일에 성당과 호텔 등에서 터진 테러를 규탄하고,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정부에 요청했다.

스리랑카는 1983년대부터 2009년까지 26년에 걸친 내전 기간 여러 건의 폭탄 테러가 있었는데, 이번 사망자는 290명으로 사상 두 번째로 많다. 부상자는 500명이 넘는다.

그는 의료진에게 희생정신으로 환자들을 치료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시민들에게는 헌혈을 부탁했다. 그는 또한 시민들이 평온을 유지하고 임의로 (범인이나 그쪽 공동체에 속한 이들에게) 처벌하거나 보복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사건은 자살폭탄 테러범 7명이 저질렀다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NTJ가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범인은 모두 스리랑카인으로 보인다.

불교인이 국민 대다수인 스리랑카에서 동북부에 주로 사는 타밀 족 이슬람인들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내전이 일어났지만 결국 정부군에 진압됐다. 내전을 일으킨 ‘타밀 엘람 호랑이’는 1990년대에 불리한 전세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처음 벌이기 시작했으며 그 뒤 중동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를 본떴다.

NTJ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으며, 그간 여러 건 있었던 불상 파괴와 연관돼 있다.

4월 21일 부활 대축일에 스리랑카에서 성당과 호텔 등에서 터진 폭탄 테러 현장에 말콤 란지트 추기경이 방문했다. 또한 그는 이 테러를 규탄하고 정부에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요청했다. (사진 출처 = UCANEWS)

이번에 네곰보에 있는 성 세바스티아노 성당과 바티칼로아에 있는 개신교 시온 교회, 그리고 콜롬보에 있는 성 안토니오 성지 등 세 군데 부활절 미사와 예배 중에 공격을 받았다. 또한 콜롬보에 있는 고급호텔로 외국인이 많은 상리라 호텔, 킹스버리 호텔, 시나몬 그랜드 호텔도 공격을 받았다.

그리고 경찰이 범인들을 쫓고 있는 사이에 콜롬보에서는 한 동물원 근처에서 폭탄이 터졌고, 또한 경찰이 범인들을 급습하는 중에 8번째 폭탄이 터져 경찰 세 명이 죽었다.

성 세바스티아노 성당에서 울면서 시신들 사이에서 친지를 찾고 있던 본당 신자 란지타 페르난도는 감시카메라에는 자살폭탄범이 큰 가방을 들고 미사 중인 성당에 들어가는 모습이 찍혔다고 말했다.

이 테러범은 미사 끝부분에 폭탄을 터뜨렸다. 800명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었는데 91명이 죽고 104명이 다쳤다. 시신과 살점들이 신자석 의자들과 성당 벽에 흩어져 있었고 천장은 박살났다.

페르난도는 “범인들을 찾아내 마땅한 벌을 주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우리는 이제 다시 어두운 중세시대로 돌아가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네곰보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에 가톨릭이 전파된 중심지로 화려하고 큰 성당들이 많아 “작은 로마”로 불린다.

폭탄 테러가 있었던 성 세바스티아노 성당 모습. (사진 출처 = UCANEWS)

성 안토니오 성지에서는 28명이 죽었다.

힌두교인으로서 성지 근처에 사는 프라뎁 쿠마르는 “폭탄 터지는 소리를 듣고 재빨리 성당으로 뛰어갔다.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쳐 있었다.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것을 도왔다. 근처 집들에서 담요를 들고 와서 죽은 이들을 덮어 줬다”고 말했다.

자기 이름이 란자니라고 밝힌 한 힌두교 여성은 이 성지성당에서 있었던 부활 대축일 미사에 참석했던 여동생 부부의 휴대폰에 담긴 사진들을 보여 줬다.

그녀는 “내 동생은 35살인데 가톨릭 신자와 결혼했다. 콜롬보에서 한 집에서 일하고, 남편은 45살인데 한 가게에서 일한다. 둘 사이에는 아이 둘이 있는데 우리와 함께 있다. 이번 사건을 듣고 우리는 병원과 영안실 등으로 갔다가 지금은 여기로 그들을 찾으러 왔다.”고 <아시아가톨릭뉴스>에 말했다.

2012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전체 인구 2200만 명 가운데 70퍼센트가 불교인이고 12.6퍼센트는 힌두교인이며, 9.7퍼센트가 이슬람인, 7.6퍼센트가 그리스도교인이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cardinal-condemns-sri-lanka-bombings-as-death-toll-reaches-290/85010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