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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의 상처와 치유오랜 진통 끝에 유엔 결의안 통과

(루키 페르난도)

유엔 인권이사회는 스리랑카에 대한 네 차례의 결의안에 이어 지난 10월 1일에는 스리랑카가 과거의 내전 기간에 저질러진 심각한 범죄를 조사하고 기소할 수 있도록 국제 판사들과 검사들이 필요하다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은 유엔 인권고등사무관실의 보고에 따른 것인데, 스리랑카 정부는 이 보고서에 대해 격렬히 반대한 바 있었다. 스리랑카 정부의 이 반대에는 나 자신의 구금을 포함해, 전쟁범죄 처벌을 지지하는 스리랑카인들을 위협, 협박, 체포하는 일도 포함된다.

하지만 정부가 위협함에도 나라 안팎의 수많은 스리랑카인들, 내전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운동가들이 유엔 조사팀에 증언을 했다. 유엔 보고서에 담긴 이들의 이야기에는 불법 살인, 실종, 임의 체포, 고문, 성폭력, 아동의 강제징집, 전투지역에서의 피난 제한, 민간인과 병원, 그리고 식량수송대와 교회에 대한 공격 등의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저질러진 범죄들은 매우 체계적이어서 법정에서 제대로 밝혀진다면 인류에 반한 범죄이자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정부와 타밀호랑이 반군 양쪽 다 책임을 져야할 일이다. 보고서는 스리랑카의 법과 사법체계가 이러한 범죄를 처리할 능력이 없으며 스리랑카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인권침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보고서는 스리랑카인과 국제 재판관, 변호사들로 구성된 “혼성 법정”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 2009년 스리랑카 내전 막바지에 전투가 있던 곳에서 빠져나오는 타밀 족과 동행하다 심장마비로 죽은 한 신부를 기리는 모습. (사진 출처=아시아가톨릭뉴스)

현장 상황

이번 결의안은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의 보고서에 자세히 나온 인권침해 사실들의 심각한 본질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결의안은 보고서에 밝혀진 사실들과 고등판무관의 권고를 이번 결의안을 공동발의한 스리랑카 정부의 정치적, 이념적 상황에 맞춰 “균형 있게” 조율했다.

이번 결의안에 명백히 빠진 한 사례를 들자면, 악법인 테러방지법에 따라 최대 19년까지 구금되었으면서도 판결도 받지 못했던 이들을 들 수 있다.

결의안이 통과되기 며칠 전, 스리랑카의 한 지방법원은 한 타밀 족 어머니가 “무죄”라고 판결했다. 그녀가 15년 넘게 구금된 뒤였다. 그녀에 대한 아무런 사과도 배상도 없었다. 테러방지법에 따라 구금됐던 피해자 일부는 최근 자기들에 대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지을 것을 당국에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에 대한 조사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나는 여전히 표현의 자유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내게서 압수해 간 물품들은 여전히 반환되지 않았다.

나는 최근 자프나, 킬리노치, 물라이티부를 가봤다. 유엔 결의안에는 군부가 행정에 간여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있음에도, 여전히 군부의 간섭이 줄어든 징표를 볼 수 없었다. 군부는 여전히 농장을 경영하고 상점과 음식점, 리조트, 그리고 유치원을 갖고 있다. 나는 자프나에서 알라이피티로 가서 지난 2006년에 포격을 당한 한 교회를 찾아갔다. 그 사건으로 많은 민간인이 죽었다. 나는 한 검문소에서 제지당했다. 한 경찰과 무장 군인은 내가 어디에 가는지 그리고 무슨 목적으로 가는지 물었다.

유엔 결의안이 통과된 뒤에도 현장에서는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아무런 징표가 없다.

앞을 보면서

원칙상, 이번 결의안에서 스리랑카 정부가 제안한 과도적인 사법처리 절차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악마는 구체 속에 있다. 이 절차를 맡을 사람에는 누가 임명될 것인가? 그 사람들은 어떻게 임명할 것인가? 무슨 임무를 띠고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 이번 결의안이 성공적이려면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정부는 모든 당사자와 잘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러 의견들, 특히 (반군이던) 타밀 족이 대부분인 피해자들의 의견을 고려할 것이라는 움직임은 전혀 없다.

타밀호랑이 반군이 저지른 범죄에 크게 주의할 것이라는 다짐은 환영한다. 이 방면으로도 잘 될 것인가 하는 의문은 있지만 말이다. 자칭 타밀호랑이 지도자였는데 지금은 정부 고위관리인 이들을 기소하기를 주저하는 것이 뚜렷이 보이기 때문이다.

희망적인 것들도 있다. 15년 전에 있었던 한 학살사건의 범인 병사들이 최근 유죄판결을 받았고, 5년 전에 타밀 여성 두 명이 강간 당했던 사건도 유죄 판결이 났다. 타밀 족 의원들을 살해하고 한 만평가를 납치했던 군 장교들도 체포되었다. 하지만 비슷한 일들이 수없이 많았으며, 유엔 보고서에 일부 나왔듯이 최고위 수준에서의 공모가 있었고 그 범인들이 전혀 처벌받지 않고 있다는 맥락에서 이런 몇 개의 처벌을 봐야 한다.

가장 심각한 범죄들 가운데 일부에 혐의를 받고 있는 군부의 의견을 정부가 자주 듣는 것은 큰 걱정이다. 정부의 공식 발표문들을 보면 군부를 보호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다수민족인 싱할리 족을 달래려는 한편, 피해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타밀 족 피해자을 위한 정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싱할리 족에게 납득시키는 데에는 소홀하다. 정부는 옳은 일을 하고 원칙있는 입장을 취할 정치적, 도덕적 비전과 용기를 갖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언론과 시민사회, 그리고 종교지도자들은 (합의된) 사법체계의 국제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실종인물들, 배상, 진실 그리고 화해를 비롯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실제적 도움이 될 실천적이고 중요한 일들을 이루기 위한 제도 수립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교회와 종교지도자들은 각자가 속한 종교 공동체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울부짖는 자기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용기를 갖고 대면하도록, 그리고 우리가 서로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성찰하도록 도와야만 한다. 교회와 종교지도자들은 침묵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전범들을 “전쟁 영웅”이라거나 “순교자”라 옹호하는 짓을 그만둬야 한다. 교회와 종교지도자들은 화해를 보장하고 스리랑카인들이 겪었던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실과 정의, 책임성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해야만 한다.

(루키 페르난도는 2009년에 지학순정의평화상을 받은 인권운동가로서 스리랑카 수도장상연합회의 정의평화창조보전 고문이다. 그는 또 국제가톨릭학생운동(IMCS) 아시아태평양지부의 고문이기도 하다.)

기사 원문: http://www.ucanews.com/news/the-challenge-of-doing-what-is-right-in-sri-lanka/7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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