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출처 = UCANEWS)

스리랑카가 1948년 독립한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전국 각지에서 거리에 나와 정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제, 수녀들이 포함된 이들 시위대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퇴진할 것을 촉구하는 포스터와 플래카드, 깃발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라자팍사 대통령은 완강하게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

콜롬보 대주교인 말콤 란지트 추기경을 비롯한 여러 종교 지도자도 9일 네곰보에서 시위대에 참여하고, 스리랑카는 새로 시작하여 큰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란지트 추기경은 “이 나라를 제대로 통치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넘기고, 사람들은 구조화한 부패를 뿌리뽑기 위해 행동할 용기를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나라에서 돈을 훔친 라자팍사 가문의 일부는 이미 스리랑카에서 도망했다.”

콜롬보 북쪽에 있는 네곰보는 스리랑카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집중한 곳으로, “소 로마”라는 별명이 있다.

4월 9일 네곰보에서 사제, 수녀들이 포함된 시위대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퇴진할 것을 촉구하는 포스터와 플래카드, 깃발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사진 출처 = UCANEWS)

이날 가톨릭 신자들은 각자의 본당에서 모여 사제들과 더불어 네곰보로 향하는 길을 따라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란지트 추기경은 “지금 우리나라 외교장관과 재무장관은 IMF에 가서 차관을 요청해야 한다”면서, “어제 신문을 읽으니, 인도의 한 거지가 자기가 동냥한 돈 일부를 스리랑카에 기부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우리가 이제 거지보다 못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 나라의 모든 국민이 체제 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촉구한다. 다 같이 모여서 이들 정치인들이 물러나라고 말하자.”

란지트 추기경은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차관보(2001-04)와 경신성사성 차관(2005-09)을 지낸 바 있어서,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에서도 가장 유명한 인물 가운데 하나다.

이슬람 성직자인 살만 마울라비는 정부가 하느님의 저주를 받아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곰보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이 나라 국민들은 지금 연료와 생필품을 사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줄을 길게 서야 한다”면서 “우리는 국회의원 225명 전원에게 아니오라고 말하는 민중의 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콜롬보에 있는 대통령 비서실 부근에서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도 계속돼 왔다. 군중은 9일에도 아침 9시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시위대는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해 왔다.

지금의 시위에는 여러 주교, 사제, 수녀들이 참여해 왔다. 라트나푸라 교구의 클레투스 찬드라시리 주교, 바둘라 교구의 윈스톤 페르난도 주교, 아누라다푸라 교구의 노베르트 안드라디 주교는 9일 신자들과 함께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안드라디 주교는 “이 나라 국민이 지금 요구하는 대로 결정하라”고 말했다.

유럽 지역에 사는 스리랑카인들도 모국을 지원하는 시위를 조직했다. 스리랑카는 현재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상품 부족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날마다 단전이 이어지고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 2009년에 30년간 이어지던 타밀족 반군과의 내전이 정부군의 승리로 끝났으나 고질적인 족벌 지배와 종교 갈등으로 재건에 실패했다. 또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편승해 대형 항구 건설을 시도하는 등 경제 건설을 노렸으나 실패하고 중국에 빌린 대규모 외채를 갚지 못하고 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church-leaders-join-calls-for-sri-lankan-govt-to-quit/96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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