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위, 정평위 등 전국 20개 주체 성명 발표

천주교의 전국 노동사목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와 수도회들이 함께 쌍용차 해고자 죽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국가의 개입을 촉구했다.

지난 6월 27일 세상을 떠난 고 김주중 씨(47)를 추모하기 위해 7월 3일에 5년 만에 다시 대한문 앞에 분향소가 설치됐다. 해고자인 김 씨는 쌍용차 대량해고 사태가 난 뒤 죽은 30번째 해고자, 관련 가족이다.

11일 전국 3개 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15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남자수도회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와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10년간 끌어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개입하고 사회적 회심으로 접근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쌍용차 대량해고 사태를 바라보는 사회의 여러 시선 가운데 “사측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거나 “다른 일을 찾으라”는 혐오성 발언에 대해서도, “이러한 시각들은 본질을 외면한 채 이 문제를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며, “쌍용차 해고자들의 고통은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외치는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라, 나를 대신해서 사회적 불의와 모순에 희생당한 사람들,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던 이들의 정당한 외침”이라고 했다.

또 “해고자들의 갈등과 아픔은 사회적 차원이 되어 버렸기에 무관심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그러므로 관심과 연대도 사회적 차원에서 이뤄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 모두는 가장 능력 있는 주체인 국가의 개입을 호소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 사태에 대한 국가의 결정적 영향력을 분명히 하면서, “(국가는) 죽음이 지속되게 방치할 수도 있고 사회적 갈등을 매듭지어 더 이상의 아픔을 막을 수도 있다”며, 관련 부처 장관을 비롯한 책임 있는 이들이 나서서 해고노동자, 노동조합, 기업대표를 만나 대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국회에도 대량해고 사태의 이유로 삼은 쌍용차의 회계 부정, 파업 진압 과정의 인권 유린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민의의 대표 기구인 국회가 국정조사 등의 방식으로 명백한 진실을 밝히고 그 진실을 근거로 책임을 묻고 사태를 수습하라고 촉구했다.

사법부에 대해서도 최근 밝혀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거래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밝히고, 문제 해결의 열쇠로서 진실을 밝히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구원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는 이웃을 말할 때 누가 나와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인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에게 이웃이 되어 줄 수 있는지 바라보는 시선이어야 한다”며, “국가와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이들, 그리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편협한 기업 이윤과 모호한 경제적 합리성을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바라봐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 대한문 앞에 차려진 고 김주중 조합원과 29명의 죽음을 추모하는 분향소.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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