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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세월호참사 집회 손배소송 조정 거부경찰개혁위 권고 수용 뒤집어

경찰이 세월호 집회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한 법원의 조정 권고를 거부하고 끝까지 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법원의 조정 권고는 2015년 4월 18일 세월호참사 1년 추모집회 당시 진압 과정에서 장비 파손, 경찰 부상 등을 이유로 세월호 가족과 시민사회단체 등에 약 77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에 대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원고와 피고가 상호간 민형사상 청구를 제기하지 않고, 서로의 피해에 유감을 표명하며,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라”며 조정했지만,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2일 이의신청 했다.

경찰이 조정을 거부한 것은 “상호간 민형사상 청구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세월호참사 집회 관련 형사 재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고, 경찰이 피해자인데도 유감 표명을 해야 하며, 보수단체 등이 이를 이용해 경찰을 고소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번 조정 거부는 공교롭게도 “집회, 시위는 관리와 대응이 아니라 보호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경찰개혁위원회가 6월 15일 해단한 직후의 일이어서 경찰의 태도는 더욱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개혁위원회 수사개혁분과는 5월 11일 ‘집회, 시위 관련 국가원고소송에 관한 권고’에서 “집회, 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 불가결한 기본권이며, 국가는 이를 최대한 보장할 의무를 진다”며, “그럼에도 그동안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으며, 경찰은 질서유지를 앞세워, 집회와 시위를 관리, 대응하는 데 주로 치중하고, 보호해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그동안 경찰이 집회와 시위에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은 국민의 참여를 봉쇄하려는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며, “경찰은 집회, 시위의 패러다임 전환을 계기로 그동안 국가가 원고로 제기하고 계류 중인 손배사건들도 이러한 관점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요청 앞에 섰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손배소송 제기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기준(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이 기준을 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에 적용하라고 권고했다.

5월 1일, 세월호 가족과 시민사회단체는 경찰청 앞에서 "괴롭힘 소송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진 제공 = 416연대)

권고에 대해 경찰청은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실무적으로 마련하며, 사건별 소송 진행 사항을 고려해 조속히 소송을 종결하기 위해 유관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화해나 조정 등의 절차를 거쳐 권고내용에 부합하게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었다.

경찰의 조정 거부에 대해,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이었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매우 유감이며, 경찰은 위원회로 대표되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가 뒤엎은, 일종의 우롱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오 사무국장은 경찰이 조정을 받아들이면 보수단체 등이 악용할지 모른다는 등의 논거를 들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상황의 핵심은 집회,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무차별적이고 공세적으로 국가가 소송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개혁위원회 권고는 세월호참사 집회뿐 아니라 이전 사건들도 전향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완전히 이와 배치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 역시 유감의 뜻을 밝히고, “가족들이 조정안을 낸 것은 무리한 공권력 집행이 이뤄지지 않도록 판례를 남기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거부한 것은 앞으로도 폭력적이고 무리한 공권력 집행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집회 당시 강제적 진압으로 인권 탄압, 가족들에 대한 비인간적 처사도 많았다. 그러나 조정안을 내면서 다친 경찰 당사자와 그 가족들에게 도의적으로 사과하고 위로하는 내용을 담았다”며, “조정 거부는 아직도 경찰이 보호해야 할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을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조정이 거부되었기 때문에 소송에 계속 대응해야 하겠지만, 세월호 가족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배상금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적 공권력 집행에 대한 정확한 조명과 인정, 재발방지를 위한 판례를 남기는 것이었다며, “이미 국민들은 전 정권에서 했던 행위의 의미를 알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지 모르고 오히려 호도하고 잘못을 가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세월호참사 집회를 비롯해 쌍용차 파업, 광우병 소고기 수입반대 집회,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 6건의 집회, 시위에 대한 손배소송을 진행 중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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